고요합니다.
적막합니다.
그리고 사방이 어둠에 잠긴채
그래서 빛이 곱게 제 위에 내려앉습니다.
식탁은 단촐하니
촛대와 작은 십자가와 성경이
제 자리에 머물고
그저 고요합니다.
그분이 제자들과 둘러앉아 시끌했던,
약간 상기되었으나 여전히 앞 일을 가늠할 수 없다는 듯이
가슴도 조이었으나
그분과 더불어 아직 밥을 나누고 있었으니
여전히 행복감이 남아있던 조촐한 식탁이었지요.
어디든 그분 손끝이 닿은 곳이라면
생기를 얻고
캄캄한 가운데서도 새순처럼 희망이 돋아났지요.
그분 이제 가시고
제 주변에 살아서 남아있는 자들은
그분을 기억하며 모진 한 세월 건너가고 있지요.
모진 한 세상 당신께 건네 드리고 있는 게지요.
주님, 저희가 당신의 손끝 따스한 자리 잊지않도록
도우시고 보살피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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