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 촉구 미사 봉헌

▲사진/두현진 기자

9월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비정규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 촉구 촛불평화 미사가 봉헌되었다. 약 20여명이 참석한 이날 미사는 한편으로 2007년 9월7일부터 시작된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 농성천막이 3주년을 맞이한 날이기도 했다.

▲김동애는 "여러분의 기도와 하느님의 이끄심을 믿겠다. 외로운 싸움이지만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이고 은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100일 천막 농성을 해온 김동애(데레사)씨는 “이렇게 비가 오는데 와서 주어 감사하다.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만 3년 되었다. 1년 반 전에 농성을 같이 하던 동지들이 모두 떠났다. 그 빈자리를 촛불평화미사에서 만난 형제자매들이 지켜 주었다. 하느님이 지켜 주셨다고 믿는다.”라며 촛불평화 미사에 참석한 교우들에게 감사의 말을 했다.

이어 김동애 씨는 “하지만 그 후 네 분 비정규 대학 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대학교 측과 정부당국은 천막농성을 막으려고 온갖 술수를 쓰고 있다. 비정규 대학 강사에게 법적 교원지위를 주지 않는 것은 대학사회를 장사 수단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형제자매들과 하느님이 해결할 수 있다. 만3년이 되어도 실망하지 않는다. 여러분의 기도와 하느님의 이끄심을 믿겠다. 외로운 싸움이지만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이고 은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미사를 집전한 하유설 신부는 강론에서 “복음 말씀 중에서 아흔 아홉 마리 양을 들판에 두고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는 목자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하느님 마음이다. 소중한 가치관을 찾는 일과 같다. 우리가 여기 와 있는 이유도 예수님이 말씀하신 가치를 찾기 위해서다. 우리도 올바른 사회, 하느님 나라 건설을 같이 싸워야 할 부르심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 ‘촛불평화 미사’는 사회복음화 활동,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평등성이 보장된 공동체 건설, 교회쇄신 활동이다. 권오광 씨
촛불평화 미사는 1기, 2기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2008년 6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일어나던 시기에는 사회복음화의 관점으로 교회활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에서 남자 수도자 장상연합회 정의평화 위원회, 여자 수도자 장상연합회 사회사목 분과에 제안해 ‘천주교 시국회의’라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2009년 3월 27일까지 ‘천주교 시국회의’ 주관으로 촛불평화 미사가 봉헌되었고, 교회 활성가 5명으로 상황실을 구성하고 상황실장을 맡았다. 2009년 3월 이후에는 용산참사 현장미사에 적극 결합하면서 ‘촛불평화미사’는 잠정적으로 중단되었다. 이 시기를 촛불평화미사 1기로 생각할 수 있다. 2009년 1월 용산참사 사건이 잠정 해결되면서 다시금 ‘촛불평화미사’를 봉헌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후 몇 차례의 토론회를 거쳐 2010년 7월17일 촛불평화미사가 다시 봉헌되고 있다.

2010년 다시 시작된 촛불평화 미사는 2기로 이전과 차이점은 운영구조다. 이전 촛불평화미사는 남, 여 수도자 장상연합회 산하 위원회와 함께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움직였다. 새로 시작된 촛불평화 미사는 ‘천주교 시국회의’가 없어지고 열성적인 참석자들을 미사를 준비하고 봉사하면서 운영된다.

-촛불평화미사 특징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일선 본당에서는 ‘재복음화, 새복음화’에 초점이 맞춰 운영되어 사회복음화에 대한 활동이 부족하다. 본당에서 채우지 못하는 ‘사회복음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 촛불평화미사다.

이전 토론회에서 ‘사회복음화’ 활동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 현장미사를 봉헌하는 등,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고 지지하는 연대성과 현장성을 지향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더불어 평등성이 구현되는 공동체, 권위적인 관계가 아니라 파트너쉽 관계가 실현되는 공동체를 구현하자고 결정했다. 이렇게 토론회를 통해 모아진 촛불평화미사 지향점은 교회쇄신과도 연결된다. 정리하자면 ‘촛불평화 미사’는 사회복음화 활동,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평등성이 보장된 공동체 건설, 교회쇄신 활동이다. 노동사목, 빈민사목 등과 같이 ‘촛불평화미사’도 사회사목 분야라고도 말할 수 있다.

-촛불평화 미사를 봉헌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008년 10월부터 배포한 시사만화책 <우리사회의 미래 그리스도의 눈으로 보자>가 4만 권 넘게 배포되었다. 100개가 넘는 본당에서 책을 보내달라고 요청이 들어왔다. 촛불평화미사 참가들이 모은 돈으로 제작해 무료 배포되었는데, 만화책을 받고서는 많은 후원금을 받았다. 또 젊은 부부가 출산 때문에 미사에 참가하지는 못하지만 미사를 계속 봉헌해 달라며 500만원을 후원해 주기도 했다. 너무 기뻤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터넷신문인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 인터넷 온라인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앞으로 단기적 목표가 있다면?

피정 등을 통해 우리의 영성을 찾아가고 공동체다운 모습을 이루는 게 필요하다. 촛불평화미사에 양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보다 복음적 확신과 내적 지향이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좋다. 시기적으로는 대림기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피정을 통해 미사 참가자들이 같이 기도하고 공동체적 친교를 나누는 자리를 준비하겠다.

-어려움은 없는가?

2008년 촛불평화미사에는 100여 명 넘게 사람들이 모였는데 지금은 30-50명 수준이다. 미사 참가자들이 줄었다. 매번 다른 곳에서 미사를 봉헌해 장소섭외가 어렵다. 더불어 많은 수도자, 성직자와 촛불평화미사를 같이 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수도자와 성직자, 평신도가 ‘촛불평화미사’에 함께 하면 좋겠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