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비정규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 촉구 촛불평화 미사' 봉헌

▲항상 비슷한 장소에서 드리는 미사지만, 항상 새롭다. (사진/두현진 기자)

8월21일 토요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비정규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 촉구 촛불평화 미사'가 봉헌되었다. 약 4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하였고, 한국순교 복자수도회 이상윤 신부가 미사를 집전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가 보이는 국민은행 앞 공터에는 작은 천막이 있다. 작은 천막은 비정규 대학 강사의 교원지위 회복을 촉구하며 1080일 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규직 대학교수의 두 배가 넘는 비정규 대학 강사들은 대학교육에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 대학 강사들의 절반, 약 7만여 명은 연봉 990만원 (강사들의 전국평균 강의일수 주당 4.2시간으로 산정하면 년 수입 487.5만 원 )으로 살아가고 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할 수도 없고, 학생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공간도 없이 승용차 안에서 강의준비를 하는 형편이다.

농성천막을 지키고 있는 김영곤(고려대 대학 강사)씨는 "우리나라 대학교육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비싼 등록금을 낸다. 하지만 교육 경쟁력은 40위권이다. 많은 돈을 내면서도 질 높은 교육을 받지 못한다. 그 대안의 시작은 비정규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촛불평화 미사를 집전한 이상윤 신부는 강론에서 "예전에는 가난한 사람이 검사가 되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아니다.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한 삶을 살아간다. 많이 가진 자들이 대를 이어 부를 양산하는 정형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미래조차 힘 있는 권력자들에게 조정 당한다."라며 많은 돈이 들어가는 교육이 가난을 대물림하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신부는 "우리 사회가 암담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 이 자리에서 3년을 버티고 지키는 사람들이 있고 이렇게 우리들이 모여 있다. 대학교육의 문제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어두운 곳에 감추어진 것은 반드시 알려진다고 믿는 것이 우리 신앙이다. 새로운 힘을 주시는 하느님께 희망을 두자"라고 말했다.

8월28일 토요일 '촛불평화 미사'는 예수회 김정대 신부가 운영하는 노동자 쉼터 '삶이 보이는 창'에서 봉헌된다. 미사 후에는 인권 다큐멘터리 영화 '평화바람 용산 23 x 355' 시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어두운 현실일수록 기도가 간절해진다.(사진/두현진 기자)

매주 촛불평화미사에 참여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본당에서도 거의 매일 미사에 참여한다. 2008년도 6월 촛불평화미사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참여했다. 어느덧 2년 정도 지났다. 지역 본당에서는 사회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간혹 본당에서 만나는 교우들이 돈 버는 이야기만 할 때, 가슴이 답답했다. 하지만 이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욕심이 많지 않고, 사회 불의에 대해 하느님 정의를 외치는 공통점이 있어 편안한 마음이 들어서 좋다.

촛불평화미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지금껏 신앙생활을 하면서 경직된 성직자 권위주의 교회문화에 답답했고, 사회문제에 둔감한 교회, 상업화에 물든 교회모습에 실망도 했다. 본당에서 교회만을 바라보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가 세상을 하느님 나라처럼 변화시키는 사회복음화, 새로운 신앙 의미를 알게 되었다.

현장(길거리)에서 드리는 미사가 낯설지는 않았는가?

본당미사처럼 화려한 전례를 볼 수 없고, 분심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도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시고, 병자들을 치유해 주셨고, 가르쳐 주셨다. 힘겨워 하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현장미사에 참례하면 내 자신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는 기쁨이 있어, 어려움은 없다.

2008년부터 촛불평화 미사에 참여 하면서 잊지 못할 일이 있었다면?

2009년 용산참사 현장에서 성령강림 대축일 미사를 참례했을 때 새로운 신앙 체험을 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찾아 그들을 위로하고 신앙 안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성령님이 활동하는 곳이 용산참사 현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미사 중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느낌이 들어 눈물이 났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을 향해 가는 여정에 있다. 내가 가진 것을 버리고, 하느님 나라로 걸어갔으면 좋겠다. 나는 가진 것이 없지만 예수님을 생각하며 기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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