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가톨릭신문 2562호(8월 19일자)와 평화신문 인터넷판을 참조하였다. 평화신문을 인터넷판으로 분석한 것은 신문사는 발송하였지만 어떤 연유로 독자에게 오지 않는 배달사고 탓이다. 우편배달의 경우 배달사고는 그것으로 끝이다. 통상 금요일에 도착할 신문이 오지 않아 주말에 전화해 보았자 공염불일 따름이다.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한 보도>
두 신문은 모두 8월 12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제주교구 신부님의 참석하에 펼쳐진 ‘제주 해군기지 유치결정 철회 전국 100만인 서명운동’에 관한 사진과 관련기사를 보도하였다.

사실 문제가 되고 있는 제주도의 해군기지 건설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지나간 기사를 검색해보면 ‘가톨릭신문’은 이 문제와 관련하여 2006년 12월 17일의 제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9건(2006년 12월-1건, 2007년 5월-2건, 6월-2건, 7월-2건, 8월-2건)을 보도하였다. ‘평화신문’은 보도시점은 다르지만 역시 똑같은 꼭지 분량인 9건(2007년 1월-1건, 4월-1건, 5월-2건, 6월-1건, 7월-2건, 8월-2건)을 보도하였다. 일반 사회문제에 대하여 적지 않은 분량의 보도로 평가한다.

자, 여기서 일반신문이 이 문제를 언제부터 보도하였는지 한 번 살펴보기로 하자. 신문을 개인성향에 따라 두 부류로 본다는 것을 가정하고, 자료신문 역시 두 가지를 준비하였다. ‘한겨레신문’은 제주의 해군기지건설과 관련하여 2002년 7월 18일부터 보도를 하였으며, ‘조선일보’는 2002년 10월 12일을 보도의 시발점으로 삼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역 당사자인 ‘제주일보’는 2002년 7월 12일부터 800건이 넘는 관련보도를 하고 있다.
 


‣ 보도의 ABC
신문제작자가 사건(기삿거리)를 대함에 있어 단발성 기사로 지나가는 것이 아닌 몇 달에 걸친 관련기사가 이어진다면 계속적인 스트레이트 기사(단순취재기사)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독자에 대한 바른 자세가 아니다. 심지어는 이렇게만 보도 자료에 의존한 기사를 접한 독자는 균형감각을 잃기 십상이다. 그러기에 신문에는 스트레이트기사에 이어 기자나 팀장의 분석기사와 데스크의 사설이 필요한 것이다. 관련기사는 매달 이어지고 있는데 신문사의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언론의 바른 자세가 아니다.

정부가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고 한다.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원래 없었나? 있는데 추가하는 것인가? 제주도민의 의견은 어떤가? 제주교구에 이어 주교회의 정평위까지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군종교구의 입장은 무엇인가? 등등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보도가 된다면 이해하기가 보다 쉽지 않겠는가. 쉬운 보도가 좋은 보도이다.
 


‣ 어떤 잣대로 보도의 기준을 삼는가?
제주의 해군기지와 다르면서도 같은 경우는 불과 얼마 전 정부의 일방승리로 끝난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와 관련된 일이다. 결론부터 모니터한다면 ‘평택 대추리’ 혹은 ‘대추리’를 교회 신문에서 검색하면 유감스럽지도 않은 당연하게 ‘제로’이다. 기사가 완전히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대추리와 도두리로 알려진 평택의 미군기지로 흡수된 땅에는 수원교구 팽성성당 관할의 대추리 공소가 있었으며 놀랍게도 그 공소는 한국 천주교 역사에 기록될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추리 공소는 1791년 최초의 세례자인 이승훈이 평택 현감으로 부임하면서 이곳에 천주교를 전파하면서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1998. <평택성당70년사>. 67, 471쪽) 비록 건물은 1972년에 지어졌지만 그런 역사를 지닌 최초의 공소가 21세기 포클레인에 의해 무너져 내리는데도 눈도 꿈적 안하는 교회언론이 해군기지에 관한 보도는 놀랍기만 하다.

이제 언론의 반성이 시작된 것인가? 아니면 ‘해군기지를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제주교구가 반대하더라’라는 기사인가? 그나저나 ‘가톨릭 뉴라이트’가 가만히 있으려나?
 

 

/김유철 200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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