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C 대전교구 50주년 기념 선후배의 만남의 장

7월5일 대전 태평동 성당에서는 JOC 대전교구 설정 50주년을 기념하는 조촐하면서도 정이 듬뿍 담긴 선후배 만남이 이루어졌다.

JOC 개회 기도와 노래로 문을 열고, 두봉 주교(안동교구 의성군 봉양문화마을 거주)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참석한 회원들이 그간의 안부와 소감을 진솔하게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청년 노동자가 이제 칠순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노년이 되어 만났다. 그들은 "젊었을 때는 내가 잘난 줄 알며 살았다”며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불림 받은 일꾼이었으며 여생도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일꾼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들은 나이 들어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정국을 달구던 때 기꺼이 한 자루 촛불이 되었고, 각자 본당에서 또는 일터에서 JOC 활동을 통하여 배우고 익힌 바를 기억하며 삶 속에서 실천하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JOC의 선배들이 참여하는 가톨릭노동장년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고령화에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젊은이들이 없어 후배 양성이 힘든 현실을 걱정하기도 했다. 축하 손님으로 온 황종렬 박사(두물머리 복음화연구실 지기)는 한국 교회는 다시 노동이 무엇인지 재조명 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는 하느님의 창조가 곧 하느님의 노동임을 놓치고 있다. JOC 정신이 새롭게 교회 안에 스며들어야 한다"며 "여러분은 이미 축복을 누렸다"고 격려했다.

이날 본당활동에 대한 강조도 이어졌다. 집이 재산이 되어 팔고사는 동안 이주가 빈번한 현실에서 "본당은 자녀들에게 고향같은 곳이 되어야 한다"며, 보통 100~200년간 지속 되는 곳이 본당이니, 본당이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고 생명의 쉼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본당을 중심으로 노동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정체성이 요구된다"며 본당 단위의 가톨릭노동장년회 활동을 촉구했다.

가노장은 JOC에 뿌리를 두고 가노청에서 청년기를 지낸 결혼한 부부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만들고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복음정신(가톨릭 사회교리)과 교회 정신에 따라 활동하고 있는 노동자 가족들의 사도직 단체이다.

▲ 두봉 주교
한편 이들을 축하하러 온 두봉 주교는 "주님이 감싸주시고, 이끌어 주심을 알아듣기만 하면 세상살이를 고맙게 생각할 수 있다"며 "주님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첫 인사를 회원들에게 건네고, 50년 전 함께 활동하여 온 박글라라씨의 예를 들어 그녀도 지금은 감사기도 밖에는 드리지 않는다며 "지나고 나면 다 은총이었음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전쟁의 상처가 곳곳에 남아 있던 때, 선화동 다리 밑에 50명쯤 되는 어려운 집 아이들이 움집을 짓고 살았는데, 대전 JOC 청년회원들이 1년 넘게 같이 어울려 살며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일은 지금도 감동으로 남아 있음을 회고했다.

팔순을 넘긴 노(老) 주교의 눈은 맑았고 아이 같이 연상 천진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손수 운전해 3시간 남짓 달려온 두봉 주교는 회원들과 평등한 자리에 내려 앉아 감회를 나누었다.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되어 동반자로서 예수마음 살기를 실천하여 온 대전지역 JOC 50년. 선배님 후배님 하면서 그들은 다시 만날 날을 약속하고 JOC가 활성화 되기를 희망하며 "그리스도께 충실"할 것을 다짐하며 다시 세상으로 파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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