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평화연대 27일 폭력사태에 대하여 기자회견 열어


4월 29일 오후 2시, 중국대사관 앞에서 티베트평화연대는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7일 벌어진 중국유학생들의 폭력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정웅기 대변인은 당일 평화봉송대회가 시청앞까지 가지 못한 이유는 도로변에 늘어선 중국유학생들이 야유를 보내고 일부 유학생들이 시위대에 돌진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마찰을 빚을까 염려하였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며, 당일 중국유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한 당사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뻬이징 올림픽 성화 구간이었던 대한문 앞에서 이들이 티베트 깃발을 꺼내는 순간 한국 경찰이 “신변보호 때문”이라면서 당사자를 끌고 갔으며, 다른 ‘티벳의 친구들’에 소속된 젊은이들과 티베트인들이 100여명의 중국유학생에게 덕수궁 담벼락으로 밀려난 채 구타당하고, 정동교회로 피신하였으나 그곳까지 쫓아와서 위협했다고 한다. 중국유학생들은 오성홍기를 들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는데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의식적으로 티베트 문제를 항의하는 한국인들을 공격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폭행당한 당사자 중 한 사람이었던 진용주씨는 “중국유학생이 그렇게 하도록 은근히 지시하고 안심시킨 집단으로 중국대사관을 의심한다”고 하면서 “이를 사주하고 교사한 자들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보신당 이름으로 참석한 이덕우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자국민들을 사복체포조까지 동원해서 연행해가는 대한민국 경찰이 폭행을 가하는 중국인들을 방조했으며, 경찰은 이 사건을 누가 주모했고 사주했는지 밝혀내서 주권국가로서 우리 주권을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국민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대한민국 정부 역시 국민 앞에서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현재 중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패권국가이며, 티베트 사태에서 보듯이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억누르고 있다면서, 중국이 유엔가입국답게 유엔인권선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티베트평화연대는 경불련의 묘장 스님의 통해 기자회견을 발표하며 “27일 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 과정에서 일부 중국유학생들이 집단적으로 보인 폭력 난동 행위는 한국인들에게 깊은 분노와 절망을 안겨주었다.”고 하면서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아예 용인치 않는 왜곡된 민족주의와 집단주의의 광기를 보았다.”고 하였다. 한편 “외국 땅에서 견해가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이 저 정도라면 자국 내에서 소수의 티베트인들에게 행해지는 폭력의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고 하였다.

기자회견을 통해 티베트평화연대는 이러한 폭력에 중국대사관이 직간접으로 연관되었다는 의혹을 갖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폭력 주동자들에 대한 조사는 물론, 중국 대사관의 개입 의혹까지 철저히 조사하여, 만약 중국대사관이 폭력시위의 주동자들을 조직하고, 관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주한중국대사에 대해서 소환, 추방 등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중국대사관측에도 자국 유학생들의 폭력행위에 대해 즉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티베트평화연대 측은 이번 폭력사태가 자칫 중국민에 대한 한국민의 민족주의적 반응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고 거듭 당부했다. 만약 중국인 유학생들을 무조건 마녀화형식으로 단죄한다면 평화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니며, 잘못된 애국심과 민족주의로 폭력을 행사한 학생들을 꾸짖어야 하지만, 다른 중국 유학생들의 인권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티베트평화연대가 바라는 것은 티베트인들의 인권과 평화일 뿐, 중국에 대한 정치적 태도와는 상관이 없음을 밝혔다.

/한상봉 2008-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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