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에서 대학강사 교원지위 회복촉구 미사 봉헌

 

 

김동애 씨와 김영곤 씨가 지켜오던 국회 앞 천막이 조만간 헐릴 위기에 있다. 천막자리에 바로 앞 국민은행이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이하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는 지난 4월17일 오후 6시 천막 앞에서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촉구 미사'를 봉헌했다. 한국순교복자수도회 이상윤 신부 집전으로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국회 앞에서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 촉구’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동애씨를 비롯, 40 여명의 신자, 시민이 참석했다.

미사를 집전한 이상윤 신부는 강론을 통해 이 자리가 미래를 막막하게 바라보는 자리가 아님을 인식시키며, "이 자리를 3년간 지켜주신 김동애, 김영곤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이처럼 정의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진실이 현실이 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진실의 외침이 꺼지지 않을 때 현실에서 진실이 다가온다는 것을 믿는 것이 우리의 신앙임을 확인하며, 대학이 세상에서 올바른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는 곳이 될 수 있게 우리 모두 함께 기도하자."면서 대학교육 정상화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대학 강사가 교원지위를 잃은 것은 1977년부터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종신집권을 위해 유신독재 정치체계를 만들었는데 젊은 대학 강사들이 유신체제를 비판하자 젊은 대학 강사들을 대학에서 쫒아낼 목적으로 대학 강사 교원지위를 박탈했다.

이렇게 대학 강사가 교원 지위를 박탈 당한지 33년, 현재 대학의 교육환경은 전임교수 6만여 명의 두 배가 넘는 13만5천여 명의 비정규대학 강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비정규 대학 강사들 약 7만여 명은 한 달 평균 80여만 원의 봉급을 받으며 강사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 때문에 2003년 서울대 연구 강사 백준희 박사가 자살했고, 2008년에는 건국대 강의전담교수 한경선 박사가 자살했다. 대학 강사 문제는 KBS 추적 60분 등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이런 열악한 처지인 대학 강사 문제는, 강사에게 배우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대학교육정상화 투쟁본부측은 "전 세계에서 등록금은 미국 다음으로 비싸지만 대학교육경쟁력은 세계50위권"이라면서 대학교육 개혁의 핵심은 비정규 대학 강사의 교원지위 회복이라고 주장한다.

김동애(소화데레사)씨와의 짧은 인터뷰

=천막농성은 오늘로 며칠 째인가, 그리고 현재 국회상황은?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 촉구’ 천막농성이 955일째 되었다. 국회에서 대학 강사 관련법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교과위 내 법안심사 소위원회, 교과위 전체위원회, 법사위원회, 국회 본회의 등을 거쳐야 한다. 현재 임시국회 중인데 시작단계인 '교과위 내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법안심사 소위원회 위원장은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이다.

=대학교육정상화 투쟁본부 주요활동은 무엇인가?

국회 앞 천막농성을 하며, 대학 강사, 대학생, 학부모, 노동자, 촛불 시민 등이 국회, 교과부, 대교협, 그리고 임해규, 김성식, 김형오 국회의원 지구당사 앞과 서울대, 고려대(안암, 세종 컴퍼스), 이화여대, 연세대, 국민대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더불어 '대학생 사람연대'등 학생단체들과 만나며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하는 현실을 알리고 있다.

=지난 겨울 유난히 추웠다. 농성 생활 중에 어려움은 없나?

▲ 김동애 위원장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와 싸우느라 긴장을 많이 했다. 그 당시는 몰랐는데 지금은 어지럼증도 생기고 건강이 나빠졌다. 체력이 고갈된 것 같다. 3주째 쉬며 천막 지키는 역할만 하고 있다. 현재 천막을 친 자리가 국민은행 앞이다. 국민은행 측에서 조형물을 설치하겠다면서 천막을 철거하라고 통보했다. 국민은행 측은 농성을 1000일 이상 봐줄 수 없다고 말한다. 4월, 또는 늦어도 5월 안에 공사를 하겠다고 한다. 천막을 비우면 철거당할까봐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천막을 지킨다. 일요일 오후에 집으로 돌아가고 월요일 아침에 다시 나온다.

=<지금여기> 독자들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여기> 독자님들과 시민들의 관심으로 현재까지 싸움을 이어왔고, '지식사회, 대학을 말한다.' 책도 나왔다. 눈에 보이는 상황은 막막함뿐이지만, 신앙의 눈으로 보면 반드시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그때까지 기도해 주시고 비정규교수 관련 미사에 참여해 힘을 보태 주시길 부탁드린다. 이해당사자(대학당국, 국회의원등)들은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해관계 떠난 사람들, 종교계, 시민사회단체가 해결해야 한다. 미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대학 강사문제를 알리고 함께 기도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대학강사 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 호소문

 
대학 강사의 교원지위 회복이 대학생의 가정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바로 보고 바로잡는데 동참해 주십시오!

1977년 종신집권을 노린 독재자 박정희는 유신독재에 반대하는 교수는 학교 밖으로 내보내고 학생은 군대로 보내고, 젊은 강사가 학생에게 비판을 가르친다며 교육법을 개악해 강사의 교원지위를 박탈했습니다. 이렇게 대학이 학문의 자유을 박탈당한지 33년, 그 피해는 아주 큽니다.

대학 강사는 교원이 아니어 연구 강의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비판하며 2003년 서울대 연구교수인 백준희 박사가 자살했고, 2008년 건국대 강의전담교수인 한경선 박사가 자살했습니다.

전임교수는 높은 보수와 안정된 지위에 안주했으나 강사가 교원일 경우 해야 하는 일까지 도맡아 일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합니다. 지난 2월 24일 노벨물리학상에 근접한 서강대 물리학과 이성익 교수는 연구 할 수 없음을 비판하며 자살했습니다.
학생은 대학에서 질문도 대답도 토론도 없이 그저 학점과 스펙만 쌓아야만 하는 최대의 피해자입니다. 김예슬 학생은 기업에서 필요한 기능만 가르치고 비판 저항 대안을 가르치지 못하는 대학을 거부한다며 자퇴했습니다.

학부모는 1년에 1천만의 등록금을 내지만 가정의 미래는 밝지 않고, 지식 한국사회는 ‘세종시’ ‘4대강’ ‘천안함 수병’의 예처럼 공동체와 지속가능성 생명이 한꺼번에 무너짐을 봅니다.

강사가 955일째 국회 앞에서 텐트농성하고, 강사 학생 학부모 노동자 시민이 국회, 교과부, 대교협, 임해규 김성식 김형오 국회의원 지구당사 앞과 서울대 고대(안암 세종) 이대 연대 국민대에서 1인시위합니다.

대학 강사가 교원지위를 회복하면 강사는 자기검열하지 않으며 연구하고, 학생주도의 창의적 토론수업을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전임교수와 강사가 교수 풀을 형성해 서로 협동하여 연구 강의 교육할 수 있습니다. 학생은 자신의 뜻과 전공 그리고 이웃과 지속가능성을 살려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는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 1977년 박탈된 학문의 자유를 회복하고 지식사회에 기여하는 길입니다.

그러자면 강사의 교원지위 회복하게 고등교육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17대 국회에서 민노당,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여야 3당의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고 교육위원이 하나같이 개정의 필요성을 말했지만 대학의 로비와 압력에 밀려 폐기했습니다. 18대 국회에서도 2개의 법안을 상정했지만, 여전히 교과위 법안심사소위에 잠잡니다.

임해규 교과위 한나라당 간사 겸 법안심사위소위장은 강사의 처우와 4대 보험을 말하며 교원지위 회복을 기피합니다. 교과부는 연구교수 강의교수제도가 대안이라고 말하며 고교의 기간제 교사와 같은 기간제 교수를 도입하고 석박사를 고교의 시간강사로 활용하겠다고 합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교육부가 연구교수 강의교수라는 대책을 갖고 있다며 강사의 교원지위 회복을 거부합니다.

국회 앞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표나 돈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국회에는 옳은 것이라면 의결하는 ‘솔로몬’과 같은 의원이 없습니다.

대학은 연신 호화건물을 지어대고 최고의 시설과 최고의 교수진을 선전합니다. 그러나 대학의 실상은 교원 지위 없는 강사들이 강의를 절반 이상을 맡고 채워진다는 사실과 거기에서 파생하는 교육의 부작용을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합니다.

이제 국민이 교원지위 없는 대학 강사 문제가 대학교육과 사회에 미치는 문제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웃과 대학을 이야기하여 주십시오.
국회가 국민의 깨어난 정신과 여론으로 대학강사의 교원지위 회복하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할 수 있게 함께 해 주십시오.


2010년 4월 17일

대학강사 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
http://stip.or.kr, srangni@hanmail.net, 전화 010-9100-1824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