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처님 오신날, 노동자들 위해 등을 달겠다

4월17일 인천부평역 앞에서 천주교, 개신교, 불교, 성공회 종교인들이 '콜트악기 정리해고자 원직복직 및 비정규 노동자를 위한 인천지역 종교인 기도회'를 열고 정부가 부당해고자들에 대한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천주교, 개신교, 불교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를 포함해 인천지역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콜트악기는 인천 부평에 위치한 음악악기생산회사로써, 세계기타시장의 30%를 점유하는 중견기업이다. 2007년 3월12일 콜트악기는 전체 생산직 160명중 56명을 정리해고 했다.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은 콜트악기측이 흑자를 보고 있으면서도 노동자를 해고한다며 노동관련법에 비추어 부당해고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정보에서 조사한 신용분석 보고서에는 콜트악기의 종합신용등급이 ‘AAO’로 매우 건전한 상태다. 지난 2004년과 2005년 재무재표를 보면 매출액(당기순이익)이 각각 232억(7억), 214억(8억)으로 경영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리해고를 한다는 사측의 주장이 틀렸다는 해고노동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노사분규에 대한 불법성을 판정하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지난 3월5일 부당해고라는 판정과 함께 해고 노동자들에 대해 원직복직시키라는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콜트악기측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콜트악기사측의 계속되는 노사간 대화거부로 작년 12월11일에는 해고자 이동훈씨가 자신의 몸에 신너를 붓고 분신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정대 신부(예수회, '삶이 보이는 창'대표)는 "올해 새롭게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힘없는 노동자들에게는 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했지만 '콜트악기'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 3년이 걸릴 소송기간동안 힘없는 노동자들의 생계는 막막하다. 법과 원칙은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무기로 전락했다"며 정부가 나서 노동자들을 보호해 줄 것을 촉구했다.

불교계를 대표해 지하 스님(대한불교 조계종 법명사)은 "부처님과 하느님이 매년 이 땅에 오시는데 세상은 왜 이리 불평등한가? 이번 부처님오신날에는 노동자들을 위한 등을 달겠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하자"라며 부당해고당한 노동자들을 위로했다.


개신교 조정현목사(인천민중교회운동연합 회장)는 "교회 헌금을 모아 콜트악기 농성천막을 방문했다 가정을 책임지실 나이가 있는 분들이 일을 하지 못하고 천막을 지키고 있었다. 법과 원칙이 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마음이 아프다. 성령님의 위로하심이 함께 하기를 기도드린다."라며 노동관련법에 소외되고 있는 노동자 문제를 지적했다.

약 250여명이 참석한 이번행사에서 종교인들은 앞으로 콜트악기 부당해고 노동자를 위해 함께 싸울 것을 다짐했다. 이날 기도회는 민중가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합창하며 행사를 마쳤다.

/두현진 2008-04-24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