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 토론 끝에 원대한 개혁안 결의

(기사 출처 = America)

독일 교회가 진행 중인 ‘공동합의적 길’ 제4차 총회가 9월 10일 여러 가지 원대한 개혁안을 결의하고 마쳤다.

예를 들어, 총회는 교회 안 여성과 성전환자의 지위, 성윤리, 동성애자 사제, 미래 가톨릭교회의 전국적 지도부 구조 등을 토의했다고 독일의 가톨릭 통신사인 <KNA>는 보도했다. <KNA>는 교회 교의에 변경이 필요한 모든 문구는 교황이 고려할 제안사항으로 정리됐으며, 독일 교회가 독자적으로 교의 변경을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KNA>는 몇 가지 제안사항은 토의되지 못했는데, 몇몇 토론이 너무 격렬해서 예정된 총회 일정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공동합의적 길’에서 독일 평신도를 대표하는 기구인 독일가톨릭인 중앙위원회의 이르메 스테터-카르프 의장은 “우리는 많은 것을 이뤘고, 또한 우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가톨릭교회 안의 간성인(intersex), 성전환자의 지위를 토의했다. 이에 관한 토론은 격렬했으며, 특히 이들을 교회가 더욱 포용할 것을 촉구한 부분에 집중됐는데, 1차 독회에서 94.5퍼센트가 찬성했다.

이 조항은 여러 변화를 촉구했는데, 예를 들자면, 장래에는 세례 기록에서 성별을 구분하는 부분을 뺄 수 있도록 하거나 성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아이들을 세례할 때 “다양”(diverse)이라는 용어를 쓰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성전환자 신자들에게 세례대장에서 자신들의 시민적 지위와 이름(first name)을 쉽게 바꿀 기회를 줘야 한다. (역자 주: 서구식 이름에서는 특정 이름은 성에 따라 고정돼 있거나 남성형과 여성형이 다르므로, 성전환을 할 경우 맞지 않게 된다.)

“만약 성전환자이거나 간성인인 신자들에게 혼배성사를 줄 수 없다면, 이들은 자신들의 동반자 관계를 축복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부분은 현재 한 실무 그룹에서 마무리 검토 중이다.

2022년 9월 8일, 독일가톨릭인 중앙위원회의 이르메 스테터-카르프 의장과&nbsp;주교회의 의장으로서 ‘공동합의적 길’의 공동의장이기도 한 게오르크 베칭 주교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4차 '공동합의적 길'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nbsp;americamagazine.org)<br>
2022년 9월 8일, 독일가톨릭인 중앙위원회의 이르메 스테터-카르프 의장과 주교회의 의장으로서 ‘공동합의적 길’의 공동의장이기도 한 게오르크 베칭 주교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4차 '공동합의적 길'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 americamagazine.org)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이번 총회는 도중에 단 한 번 멈추었다. 총회가 시작하자마자 가톨릭의 성윤리 쇄신에 관한 중요 문구가 토의에 부쳐졌을 때, 소수 주교들 한 무리가 이 문구의 채택을 막고 나섰다. 참석 주교 60명 가운데 33명만 찬성표를 던졌는데, 이는 중요한 변경에 필요한 주교단 내 2/3 찬성 필요 요건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다수파들은 크게 실망했으며, 눈물을 흘리는 자들도 있었고, 성소수자인 대의원들은 항의의 표시로 회의장을 떠났다.

이 소동에서 의장단은 배운 바가 있어서, 그 뒤로 각자의 발언 제한 시간을 2배로 늘려 2분으로 했다. 상당수 주교를 포함한, 소수파인 보수파 대의원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더 상세히 설명할 수 있게 됐고, 이로부터 진지한 토론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의견이 뚜렷이 변경됐다.

이에 더해, 주교회의 의장으로서 ‘공동합의적 길’의 공동의장이기도 한 게오르크 베칭 주교는 한 가지 방책을 내놓았다. 그는 의견이 크게 갈리는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매번 표결에 앞서 회의를 잠시 멈추고 주교들끼리만 따로 비공개로 20분간 서로 협의하도록 했다. 그 뒤 주교들은 회의장에 복귀했고, 이런 절차를 도입한 뒤로, 주교들은 더 이상 투표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KNA>는 베칭 주교가 이러한 방식을 도입함과 더불어 총회 중에 몇 번 중요한 발언을 함으로써 총회 진행을 주도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첫날의 소동 뒤에 분출한 적대감을 줄이는 데 성공했고, 또한 보수파 형제 주교들을 논쟁과 비판으로부터 보호했다.

투표를 거명으로 할지 익명으로 할지에 관한 토론이 여러 번 있었다. 항의가 있었지만, 총회는 참석자 명부를 호명하며 투표하기로 했고, 여러 번 이를 강행했다.

토론에서, 개혁 지향 다수파 발언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전임 주교회의 의장 당시 공동합의적 길을 시작하도록 한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의 말을 자주 언급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동합의적 교회”를 원하고 있으며 독일 교회는 이 길을 따라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차원의 가톨릭교회의 현재 기준에 비춰 보자면 아주 먼 목표일 이번 총회의 개혁안들이 다른 나라와 문화권의 교회에게 중요한 자극이었다고 몇몇 발언자는 말했다.

독일에서 교회를 떠나고 있는 사람이 많으며 이러한 대탈출은 오직 과감한 개혁으로써만 막을 수 있다고 발언한 대의원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자주 거론된 또 다른 논의 주제는 성직자에 의한 성학대 문제였다. 독일 가톨릭청년연합의 그레고르 포트슌 회장은 가톨릭교회는 교의와 조직을 바꿔 이러한 범죄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할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의 결과에 대해 찬사와 비판이 다 있다.

친 개혁 단체인 “우리가 교회”는 지난 수십 년간 변화를 요구해 왔는데, 이번 총회가 “교회 내부의 극적인 상황의 반영”이었다고 봤다.

“놀라웠던 것은, 때때로 단순 논리가 나왔고 주교회의 내부의 뚜렷한 양극화가 드러났으며, 또한 많은 주교들이 이번 프랑크푸르트 총회뿐 아니라 이전의 총회 등에 앞선 여러 토론에 사실상 참여하기를 거부했던 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보수파 단체인 “마리아 1.0”의 도로테아 슈미트는 <디타게스포스트>에 쓴 글에서 자신은 “가톨릭교회가 적대적 인수를 당하는 것을 지켜봤다”고 했다. 그녀의 마음의 눈에는, “독일의 민족주의, 수용주의, 여성주의, 젠더적 교회를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탱크들이 정렬한 것이었다. 다수파는 "자기들이 돌파하고자 하는 바를 돌파하고.... 소수파와 교회 가르침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공동합의적 길’은 2023년 3월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제5차 총회를 끝으로 폐회한다.

기사 원문: https://www.americamagazine.org/faith/2022/09/13/fourth-synod-germany-reform-proposals-24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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