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토 대주교, “정부가 거부하면 시위 현장에서 살겠다”

(기사 출처 = UCANEWS)

인도 남부에서 초대형 항구 개발사업에 보상을 요구하는 가톨릭 지역사회의 항의 시위가 두 달째로 접어든 가운데, 이곳 대주교는 당국이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신의 주거와 기도 장소를 시위 현장으로 옮기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트리반드룸 대교구의 토머스 네토 대주교는 8월 23일 케랄라주 주도 티루바난타푸람에서 시위대에 연설하는 가운데, 필요하다면 자신의 주거와 기도 장소를 주교관에서 시위 현장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트리반드룸은 티루바난타푸람의 옛 이름이다.

케랄라주 정부가 비진잠 해안에 수조 원을 들여 특별경제구역과 아다니 항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래 이곳 어민들은 대교구 주교단과 사제들의 지도 아래 항의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가톨릭 신자다.

이들은 항구가 개발되면 어민들의 생계가 위험에 처하고 수많은 사람이 이주해야 하며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고 해안이 침식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개발 사업을 중단하고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며 이미 이주된 이들을 복귀시키고 생계를 잃은 이들을 고용할 것, 모든 피해자에게 보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주 정부는 이를 무시해 왔다.

네토 대주교는 “이 지역 어민들과 그리스도교회는 그리스도와 십자가를 자신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믿는다. 그리스도께서는 나이 33살에 죽었음을 우리는 안다. 그의 죽음으로 인류에게 해방이 왔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으며 정의를 위해 싸운다. 우리는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네토 대주교는 이 지역 출신으로 항의 운동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자신의 주거를 옮길 수도 있다는 결정은 운동을 더욱 강화해서 주 정부가 어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야만 하게끔 하려는 뜻이다. 그가 “나는 내 백성을 위해 내 생명을 희생할 각오”라고 말하자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케랄라주 남부의 수도 티루바난타푸람에서 어부들이 삶과 생계를 파괴하는 항구 사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br>
케랄라주 남부의 수도 티루바난타푸람에서 어부들이 삶과 생계를 파괴하는 항구 사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시위 지도부는 지난 2015년에 항구개발사업이 시작된 이래 해안이 더 많이 침식됐으며 약 500가구가 집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집을 잃은 이들은 임시 보호소 등으로 옮겨졌으나 이런 곳은 주거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공산당이 주도하는 주 정부가 약속을 어기고 이들의 재정주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 따라 여전히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

이들은 항구사업으로 또한 자신들이 전통적으로 해 오던 어업을 할 수 없어서 소외된 해안지대에서 갈수록 가난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샤잔 조스 신부는 시위대가 개발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반박하면서, “우리는 개발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정부가 집을 잃은 이들에게 주거를 마련해 주고 사업의 영향을 제대로 알기 위한 공정한 과학 조사를 실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이 시작된 뒤로 해안선이 수 킬로미터나 육지 쪽으로 밀려들어 왔는데도 정부는 아무 말도 없이 방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시위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케랄라주의 피나라이 비자얀 총리가 23일 주의회에서 현재의 항의 운동은 계획된 선동이라고 규정한 것을 비난했다.

비자얀 주 총리는 건설사업을 잠정 중단하라는 시위대의 요구에 굴복하기를 거부했으며 환경영향에 대한 과학조사를 독립적으로 실시하자는 요구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시위대가 주장하는 관심사와 고통에 대해서는 아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주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적극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앞으로 항의 운동을 더 강화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22일, 여성과 어린이들이 포함된 시위대는 항구 문을 밀고 들어가 건설 현장에 진입했으며, 다른 그룹은 해안에서 배를 타고 시위를 벌였다.

케랄라주의 압두라히만 어업부 장관은 지난 20일 시위대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들의 요구 일부는 고려하겠지만 건설 사업을 잠정 중단하라는 핵심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한편, 케랄라 지역 주교회의는 21일 시위대와의 연대를 선언했다. 케랄라 지역 주교들은 성명을 내고 케랄라주 정부가 해안 지역 주민들을 고통에 빠트리고 있는 문제들을 즉각 처리할 것을 호소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amp/catholic-leaders-vow-to-step-up-indian-port-protest/98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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