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장기풍)

“성모님은 급진적 변화, 가치의 전복을 선언하셨다”

교종, 성모 승천 대축일 삼종기도 가르침 마니피캇 해설

프란치스코 교종은 8월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성 베드로광장 발코니에서 광장에 모인 신자들과 순례자들 1만여 명을 향한 삼종기도 가르침에서 우리의 어머니이신 복되신 성모 마리아께서는 우리 각자의 손을 잡고 계시며, 우리가 그녀의 믿음직스럽고 신실한 '혁진적인' 모범을 따를 때 기뻐하신다고 강조했다. 가르침 내용.

우리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께서는 우리 모두의 손을 잡고 함께하시며 기뻐하도록 초대하십니다. 오늘 성모 승천 대축일 전례 복음은 성모님과 사촌 엘리사벳 사이의 대화를 우리에게 제공하면서 신자들이 삶의 매 순간마다 마리아의 적극적인 역할과 현존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특별한 방법으로 우리들에게 그녀의 모범에서 배우도록 격려하십니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하느님과의 친밀함을 느낄 수 있고 하느님이 우리에게 어떻게 힘을 주시는지 자문해 봐야 할 것입니다. “나는 '온유와 겸손'으로 큰일을 이루시는 하느님의 역사를 분별할 수 있는가?”

오늘 성모 승천 대축일에 마리아는 희망을 노래하면서 우리 안에 희망을 다시 불태우게 합니다. 따지고 보면 성모님은 온몸과 영혼을 다해 승리하여 천국의 결승선을 통과한 최초의 피조물입니다. 그녀는 우리도 죄에 굴복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느님을 찬양하고 다른 사람들을 관대하게 섬기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우리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우리의 손을 잡고 영광에 함께하시며 천국을 생각하며 기뻐하도록 초대하십니다. 마리아가 사촌언니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을 만났을 때 엘리사벳은 '당신은 여인들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기 또한 복 되십니다'라고 말했고, 이러한 '믿음과 기쁨과 기이함으로 가득 찬' 찬사는 지금 우리가 매일 바치는 성모송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아주 아름답고 친숙한 이 기도를 낭송할 때마다 우리는 엘리사벳이 했던 것처럼 마리아가 예수님을 우리에게 데려오기 때문에 우리는 마리아께 인사하고 그녀를 축복합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의 축복을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마니피캇'(Magnificat)을 주심으로써 응답하셨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역사 전반에 걸친 하느님의 일을 묵상하면서 주님께서 '권세 있는 자를 자리에서 내치시고 미천한 이를 끌어 올리셨으며 주리는 이를 은혜로 채워 주시고 부요한 자를 빈손으로 보내셨도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말을 들으면서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은 그대로 있는 반면 부자는 계속 번영하는’ 현 세상에 비추어 볼 때 성모님이 과장하신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마니피캇은 현재의 시간을 기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 즉 '하느님께서 마리아를 통해 역사적 전환점을 시작하셨고 사물의 새로운 질서를 확실히 세우셨다는 것을 말해주기 위한 것'입니다. '작고 겸손한' 마리아가 자신의 노래로 급진적 변화를 선언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것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즉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은 천국으로 인도되는 반면, 세상의 부유한 권력자들은 빈손으로 남을 운명입니다.

다시 말해 성모님은 급진적인 변화, 가치의 전복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이는 마리아의 예언입니다. 마리아는 권력, 성공, 돈이 아닌 봉사, 겸손, 사랑이 우세하다는 것을 이미 이해했던 것입니다. 마리아의 예언적 말씀은 우리에게 천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줍니다. 영광 속에서 그녀를 바라보는 우리는 ‘진정한 힘은 섬김이고 통치하는 것은 사랑’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이것이 비로 ‘천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마리아께서 선언하신 이 예언적인 반전(反轉)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나는 '사랑하는 것이 통치하는 것이고 섬기는 것이 권력'이라고 믿는가?’ ‘내 삶의 목적은 천국인가’ 아니면 ‘세상의 물질적인 일에만 관심이 있는가?’ 우리는 스스로 질문하면서 비관주의에 사로잡혀 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오직 하느님을 신뢰하도록 기도드립니다.

 

“성모 성지를 방문하고 우크라이나도 기억합시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성모 승천 대축일 삼종기도 가르침 말미에 신자들에게 마리아를 공경하기 위해 성모 성지를 방문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기원하자고 호소했다. 말씀 내용.

오늘은 성모님께 봉헌하는 대축일입니다. 천상의 어머니 마리아를 공경하기 위해 성모 성지를 방문할 기회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성모 성지 방문을 촉구합니다. 교종을 포함한 로마 주교들과 많은 로마 시민과 순례자들은 전통적으로 성모 마리아 대성당 ‘로마 백성의 구원’(Salus Populi Romani) 성화 앞에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 대성당은 베네딕토 15세 교종에 의해 세워진 ‘평화의 여왕 마리아’ 성모상이 있는 곳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서 세계에 평화를 주실 수 있도록 성모님의 전구를 계속 청합시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오늘 대축일은 여러분이 집에 있든 밖에 있든 모든 사람, 특히 외롭고 아픈 사람을 위한 행복한 잔치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 휴가 중인 분들, 쉴 틈이 없는 분들, 외롭고 아픈 분들 모두에게 행복한 가정의 축일을 기원합니다. 그들을 잊지 맙시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커뮤니티에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우리를 위해 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대축일에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시면서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복음이 변화와 회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교종, 8월14일 연중 제20주일 삼종기도 가르침

프란치스코 교종은 8월14일 성 베드로광장 발코니에서 행한 연중 제20주일 삼종기도 가르침을 통해 이날 복음(루카 12,49-53)에 나오는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49절) 구절을 인용해 복음이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우리를 회심으로 초대한다며, 마치 불이 우리를 하느님의 사랑으로 따뜻하게 해 주고, 이기심을 불태우며, 다른 사람들과 그분의 사랑을 나누도록 감동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르침 내용.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를 도전하게 하는 강력한 문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좋은 소식인 복음을 가져오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은 복음이 불과 같다고 표현하십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복음이 역사 속으로 분출’할 때의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이기심을 극복하고 죄에 대한 의존을 끊고 부활하신 분 안에서 새 생명을 얻도록 도와줍니다. 복음이 사람들 마음에 생생하게 다가온다면 변화와 회심을 불러일으키고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하느님과 형제자매에 마음을 열도록 이끄는 충동을 불러일으킵니다.

복음은 불과 같습니다. 복음은 하느님 사랑으로 우리를 따뜻하게 하면서도 우리 이기심을 불태우고 삶의 어두운 면을 밝히고 우리를 노예로 삼는 거짓 우상을 불태웁니다. 엘리야, 예레미야 등 성서의 예언자들과 같이 예수님은 하느님 사랑의 불길에 휩싸여 계시며, 계속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끝까지 사랑으로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빛과 능력을 가진 불’에 비유되는 성령으로 충만하시고, 신비한 하느님 얼굴을 드러내시어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주시고, 인간 분열의 장벽을 허물고, 마음의 종교성을 새롭게 하는 동시에 몸과 영혼을 치유합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은 우리에게 ‘신앙의 불꽃을 다시 불태울 것’을 촉구합니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우리가 밤에도 깨어 있고 활동적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하고 ‘개인의 행복’을 위한 수단 이상의 것입니다.

우리는 복음에 대해 얼마나 열정적인지 되돌아보면서 자주 읽고 진지하게 받아들여 그것이 개인적으로든 교회로서든 우리 안에 ‘증거의 불꽃’을 일으키도록 해야 합니다. 성령의 불꽃이 우리 안에서 타오르고 기도와 사랑에 대한 열정과 믿음의 기쁨을 만들어 내는지 우리는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도 이 일을 성찰하여 예수님과 같이 하느님 사랑의 불꽃으로 타올라 이것을 온 세상 모든 사람에게 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모든 사람이 아버지의 부드러움을 발견하고 마음을 넓히고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예수님의 놀라우신 기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항상 우리를 도와주시고 성령의 불을 환영하신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전구해 주시기를 복되신 어머니께 기도합시다.

 

소말리아의 치명적 위기에 국제 사회 관심 호소

프란치스코 교종은 삼종기도 가르침 말미에 최근 수십 년 동안 전례 없는 가뭄과 관련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고군분투하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대해 언급했다. 말씀 내용.

저는 현재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주변국 일부 지역에 이번 세기에 전례 없는 가뭄으로 매우 악화된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주목합니다. 오래전부터 위태로운 환경에 살고 있는 이 지역 사람들은 이로 인해 치명적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 지역의 기록적 고온은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과 대륙의 다른 지역에 항상 있었지만 지금은 이전에 기록된 적이 없는 전례 없는 가뭄의 심각성으로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가 이 비상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바랍니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UNHCR)과 노르웨이 난민이사회(NRC)는 이 지역에서 연초 이후 약 100만 명이 집을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에티오피아와 케냐에도 이 정도 규모의 현상은 없었습니다. 소말리아의 심각성은 허약한 정부와 알 샤바브와 같은 무장단체가 국가의 많은 부분을 장악한 이 나라 정치적 상황이 국제 사회의 개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전쟁은 관심과 자원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만, 기아, 건강, 교육에 대한 투쟁에는 최대한의 헌신이 필요합니다. 국제 사회가 소말리아 국민들이 경험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적 지원과 기도에 감사합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교종과 통화에서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8월12일 전쟁이 시작된 후 6개월 동안 세 번째 전화 통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윗에서 이 소식을 전하면서 교종의 기도와 연대에 감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휴전을 위해 기도해 주신 프란치스코 교종님께 감사드리며 우크라이나인들은 교종님의 영적 지원을 느낍니다. 우리 국민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침략자가 자행한 공포스러운 행위에 대한 진실을 세상에 전해야 하는 세계 영적 지도자들의 지원이 더욱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티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안드리 유라시는 두 사람의 통화 소식을 거듭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국가와 사회는 프란치스코 교종님을 기쁘게 환영할 것이며 그분의 방문을 기다립니다"라고 밝혔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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