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에 머물다”, 하삼두 글, 그림, 들숨날숨, 2022. (표지 제공 = 들숨날숨)
“여백에 머물다”, 하삼두 글, 그림, 들숨날숨, 2022. (표지 제공 = 들숨날숨)

“여백에 머물다”, 하삼두 글·그림, 들숨남숨, 2022

하삼두 화가(스테파노)의 근작 48점과 미술 담론, 그림 제작노트, 표현과정을 한 데 묶었다. 마치 그의 작업장에서 삶과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다. 그는 작업실로의 초대를 “함께 살면서도 변변히 이웃 노릇 해 보지 못한 미안함을 이렇게 고백하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잠시 여백에 머물며 이웃과 쉬어 가면 어떨까.

저자 하삼두는 동아대와 홍익대를 거치며 동양화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삼랑진 천태산 자락에 ‘해노비듣’이라는 작업장을 만들어 지내고 있다. 명상 그림집 “지금 여기”, “그렇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 그림 전기 “알로이시오 신부” 등을 냈다.

책 속에서

“붓을 놓아야 하는 시점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경계를 넘고 있다 싶으면 이미 많이 지나 버린 상태일 때가 많습니다. 그려진 면적보다 비워 둔 면적이 더 많은 이 그림에서 여백의 기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백의 양보 덕분에 감상자는 더 쉽고 빠르게 작은 새의 까아만 눈과 마주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91쪽)

<strong>“지구의 미래”, 카를로 페트리니 with 프란치스코 교황, 김희정 옮김, &page, 2022. (표지 제공 = &page)</strong><br>
“지구의 미래”, 카를로 페트리니 with 프란치스코 교황, 김희정 옮김, &page, 2022. (표지 제공 = &page)

“지구의 미래”, 카를로 페트리니 with 프란치스코 교황, 김희정 옮김, &page, 2022

유엔 지구환경대상(Champions of the earth) 수상자인 사회운동가 카를로 페트리니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 차례 대화 내용을 담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지구와 통합생태론, 아마존 시노드 등에 대해 두 사람이 나눈 솔직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2부에서는 생물 다양성, 경제, 교육, 이민, 공동체라는 다섯 주제에 관한 저자와 권고, 메시지, 연설 등 교황의 글이 번갈아 실려, 종교인과 비종교인 사이에 형제애의 시각을 제시한다.

카를로 페트리니는 1949년 이탈리아 북서부 도시 브라에서 태어났다. 기자, 사회학자, 시민운동가이며 국제 슬로푸드 운동의 창시자다. 2004년 이탈리아 국가공로 훈장을 받았으며, 2008년 영국 언론 <가디언>이 뽑은 지구를 구할 50인 중 한 명이고, 2013년 유엔이 선정한 지구환경대상(Champions of the earth)을 받았다. “테라 마드레, 새로운 인본주의”, “음식과 자유” 등을 썼다.

책 속에서

“내가 아마존에 갔을 때 바티칸에 있는 누군가는 “어째서 교황은 거의 벌거벗고 사는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는가?”라며 반발했습니다. 원주민이 매우 교양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저는 다양한 민족의 원주민 열두 명과 점심을 먹는 특권을 누렸고, 이 경험은 각별했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대학교수도 있었고 학교장도 두 명이나 있었습니다. 그들은 학식을 갖췄을 뿐 아니라 전통과 좋은 삶에 대한 애착을 가졌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좋은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릅니다. 그들에게 ‘잘사는 것’은 자신과 공동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입니다. 반면 우리에게 좋은 삶은 달콤한 삶이지 않습니까? 관점이 다르죠.”(53쪽)

“최고경영자나 축구선수가 기간제 교사보다 1,000배나 많은 돈을 벌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의 수익은 시장 가치의 10%가 채 되지 않고, 노동의 불안정성과 수십 년에 걸친 공공 지출의 감소는 취약 계층에 타격을 주고 위기의 순간에 가장 큰 대가를 치르게 한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정상으로 여기고 발전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이루어진 발전은 공동의 집과의 관계를 파괴하고 우리를 불안하고 두렵게 만들고 폐쇄와 의혹으로 몰아넣는다. 이처럼 불평등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143쪽)

<strong>“그래요 그대”, 한상봉, 성서와함께, 2022. (표지 제공 = 성서와함께)</strong><br>
“그래요 그대”, 한상봉, 성서와함께, 2022. (표지 제공 = 성서와함께)

“그래요 그대”, 한상봉, 성서와함께, 2022

‘요아스의 아들, 요셉’부터 ‘마리아 막달레나’까지 예수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 소설. 저자의 상상력으로 성경 속 인물들의 삶과 심리, 그들이 예수를 만나는 장면 등을 생동감 있게 그리며, 예수의 행적을 담아냈다.

저자 한상봉은 천주교 사회문제연구소 연구원,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 간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무국장, <공동선>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국장을 지냈다. 현재 도로시데이영성센터 코디네이터와 <가톨릭일꾼> 편집장으로 있다. “내가 그 사람이다-가톨릭교회의 사회적 가르침”, “행동하는 사랑”, “행동하는 교황 파파 프란치스코” 등을 썼다.

책 속에서

“저는 예수가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고난이 정작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그 고난으로 과연 세상이 바뀔 것인가. 애꿎은 사람만 모진 고생을 하는 것 아닌가, 의심이 일었습니다. 그때 예수는 세상을 당장 바꿀 자신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제일 중요한 사명이 세상을 바꿀 사람들을 확실하게 낚는 것이라 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어부들을 위해서라도 그 길을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님께서는 자신을 완전히 비워 하느님의 영으로 충만한 당신의 사람들을 기다리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들 안에서 먼저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질 것이라 했습니다.”(4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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