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기념미사

5.18 광주 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기념 미사와 망월동 묘역 참배가 진행됐다.

먼저 광주대교구는 5월 17일 광주 남동 5.18기념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광주대교구는 매년 5월 17일 기념 미사를 봉헌해 왔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미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우리의 기억은 5.18 민주화운동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민주화운동의 역사에 길이 새겨져, 이를 통해 민주주의의 소중함과 연대, 나눔의 공동체를 후대의 삶에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기억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5.18 민주화운동 42주년을 기념하는 오늘, ‘5월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 되기를 희망하고 촉구합니다.”

5월 17일 광주대교구는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광주 남동 518기념성당에서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사진 제공 =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미사를 집전한 김희중 대주교는 이날 강론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나눔과 연대의 정신을 강조하고, “휴전을 종전으로 만들어 내고, 기후변화를 생태환경의 복원으로 시작하며,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연대와 나눔의 공동체를 실천하기 위해, 인간 존엄성이 어떤 것으로도 폄훼되지 않고 차별받지 않도록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요청했다.

김 대주교는 우리는 42년 전 5월을 고통으로만 생각하지 않으며, 그 이유는 그날의 처절한 아픔과 슬픔과 한의 원인이 아직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단순한 고통과 아픔만의 기억을 넘어선, 그 고통과 아픔을 감내하게 했던 숭고한 5.18 정신의 계승,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5.18을 기억하는 진정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 ‘5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촉구하며 “이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험난한 투쟁과 승리의 역사였음을 기억하는 실천의 행동”이라면서, “이를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며, 단순히 보고, 듣고 읽어 본 것으로 잊어버린다면 민주주의를 지키려 죽음의 시간을 보낸 이들의 삶을 흐르는 시간 속에 허망하게 묻어버리는 것과 똑같은 행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5월 정신의 실천은 나눔과 연대를 이루어내는 실천이다. 일상에서 연대를 외면하는 것은 5월 정신을 잊고 살려는 개인적 이기심”이라며, 코로나19를 통해 개인, 한 지역의 방역이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만큼 ‘대동 정신의 공동체성’이라는 광주 정신을 우리 사회, 우리나라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깨어 있는 시민의식으로 다시 드러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광주대교구는 미사에 앞서 16일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우리는 그날처럼 살고 있습니까' 상영회를 열었다. 다큐멘터리는 3년 동안 제작한 것으로 천주교 평신도, 수도자, 사제들의 1980년 당시 활동을 인터뷰 형식으로 엮었다.

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가톨릭 공동선 연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공동 주최하는 ‘다시 오월 거리굿’ 재현 공연이 21일 옛 가톨릭센터 앞에서 열린다.

5월 16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42주년 미사를 봉헌했다. (사진 제공 = 사제단)<br>
5월 16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42주년 미사를 봉헌했다. (사진 제공 = 사제단)

5월 16일에는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관으로 미사가 봉헌됐다.

“이 5월 성모 성월에, 우리는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삶을 묵상합니다. 주님을 낳기 전 엘리사벳을 만나 바쳤던 마니피캇은 어머니의 믿음을 함축합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을 찬미하며, 권세 있는 자를 자리에서 내치시는 하느님, 교만한 권력자를 끌어내리고 가난하지만 겸손하고 낮은 이들을 오히려 높이는 하느님, 정의로운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비록 궁핍하나 진리를 간직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기억하고 현양시키는 하느님입니다.”

강론을 맡은 하춘수 신부(마산교구)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진리를 갈구하던 가난한 민중들은 애타게 정의를 갈망하며, 전두환 신군부의 불법과 독재를 흘려보지 않았고, 전두환 퇴진, 비상계엄 해제, 민주 정부 수립을 외치며 이 땅에 민주주의를 이루고자 했다”면서, 그러나 불의한 권력자는 공수부대를 투입해 시민들을 무참히 진압했다. 이런 일을 지시하고 명령한 독재자 전두환은 제 무덤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신부는 “가진 것, 음식, 생명을 나누면서 서로를 위하고 격려하며 진실과 정의를 외치던 이상적 지역공동체가 80년 광주에 탄생했다. 그런 80년 광주를 우리는 지나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덮고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광주의 정신은 1987년 민주화 항쟁, 그리고 2017년의 촛불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공화정에서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회 각계각층과 소통하는 것이며, 소통하지 않고 국정을 끌려간다면 전제군주, 독재자와 다름없을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특히 소통의 책무를 다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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