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프란치스코 교종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발표되었다. 이후 교황청 온전한 인간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는 2020년 5월 24일부터 2021년 5월 24일까지 한 해를 ‘찬미받으소서’ 특별 기념의 해로 선포했다. 그리고 ‘찬미받으소서’가 제시하는 통합생태론의 정신에 따라, 온전히 지속 가능한 세계로 나가는 7년 여정을 시작하자고 전 세계 교회에 요청하였다. 한국 교회도 이 요청에 응답해 2020년 10월 16일 추계 주교회의를 마치며 특별 사목 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의 7년 여정과 이에 따른 한국 교회의 특별 사목 교서는 앞으로 7년 동안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기후위기를 막아 보자는 예언자적 소명의 길잡이였다. 그리고 2021년 5월 24일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 미사를 봉헌하였다.

올해 5월 22일(일)부터 29일(일)까지는 7년 여정 개막 이후 첫 번째 맞이하는 ‘찬미받으소서 주간’(Laudato Si’ Week)이다. 찬미받으소서 주간은 22일 낮 12시 로마 베드로 대광장에서 공식 선포한다. 올해 주제는 ‘경청하며 함께 나아가는 여정’(Listening and Journeying Together), “우리 공동의 집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인류 가족을 하나로 모읍시다”(‘찬미받으소서’ 13항 참조)이다. 인류 가족이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지속 가능하고 통합적 발전을 추구하는 데 하나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로마 베드로 광장 공식 선포 후에는 기후위기 영향을 직접 받고 있는 우간다 주민들의 증언을 듣는 ‘우간다와 함께하는 기도회’를 연다. 화석연료와 기후위기 그리고 전쟁을 주제로 하는 강연과 영화 ‘찬미받으소서’ 발표회도 있고, 5월 29일에는 기후위기로 피해 입고 있는 브라질 사람들의 증언과 함께하는 기도 모임으로 주간을 마친다.(https://laudatosiweek.org/allevents 참조)

찬미받으소서주간 일정 웹자보. (이미지 출처 = 가톨릭기후행동)
찬미받으소서주간 일정 웹자보. (이미지 출처 = 가톨릭기후행동)

올해 한국 교회의 ‘찬미받으소서 주간’ 공식 행사는 없고 교구별 미사와 행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한국 가톨릭기후행동은 같은 주제와 지향으로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준비했다. 5월 22일 오후 2시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찬미받으소서 주간’ 개막 미사를 봉헌하고 미사 후 영화 ‘Youth unstoppable’를 상영한다. 특히 이번 주간에 ‘기후위기 시대, 그리스도인의 희망 찾기’라는 주제로 강우일 주교와의 대담회가 준비되었다. 대담회에서는 생태 문명 건설을 위해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자세와 7년 여정을 걷고 있는 한국 교회에 대한 평가,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반 생태적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들을 예정이다. 그리고 기후위기 원인인 석탄 화력발전소, 송전탑 건설로 고통받고 있는 삼척, 강릉, 홍천, 가평 지역을 걷고 있는 생명 평화 순례에 참여하며, 마지막 폐막 미사는 포스코 블루파워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로 파괴되고 있는 맹방해변에서 봉헌할 예정이다.(https://forms.gle/acrduJhctyfTM33r6 참조)

분명한 사실은 앞으로 7년 안에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섭씨 1.5도를 넘지 않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절반 가까이(45퍼센트) 줄여야 한다. 그리고 2030년까지 매년 온실가스를 7.6퍼센트씩 줄여야 2050년 1.5도가 넘지 않는다. 이를 위해 7년 여정이 시작된 것이고 한국 교회의 특별 사목 교서와 실천지침이 나온 것이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첫 해를 지내며 한국 교회는 과연 그 정신에 맞게, 하나되어 기후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자연과 지역민, 가난한 이웃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교회가 7년 여정은 선포하였지만 지금 무너지고 있는 생태시스템의 어머어마한 규모 앞에서, 그리고 석탄 화력발전과 핵발전 등 죽음의 에너지를 추구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모습에서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종은 인류 가족 모두가 지속 가능하고 통합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데 하나되어야 한다고 우리에게 말한다. 무력감을 떨치고 일어나 공동의 집 지구를 보호하는 일에 다시 모두가 하나되어야 한다.

맹주형(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JPIC)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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