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동안 종교가 큰 힘 돼”

서울, 부산, 인천 노동사목위원회, 매달 둘째 주 금요일 미사

투쟁한 지 2년이 지나도록 복직하지 못해 거리 농성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을 위한 미사가 13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봉헌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부산교구,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주관한 이 미사에는 평신도, 수도자, 사제 등 40여 명이 함께했다.

김계월(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 씨는 "2020년 5월 코로나19를 이유로 정리해고 당하고, 2년간 많은 동지가 달려와 투쟁을 이어 왔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실무자들이 매주 종각에서 선전전을 함께해 주고 생계를 위한 도움을 주는 등 복직을 위해 애쓰는 것을 보며 "종교가 아픈 마음을 치유해 준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고마움을 밝혔다.

그는 천주교뿐 아니라 불교와 개신교 등 3개 종단이 기도하고 있다며 "많은 동지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부당한 해고에 맞서 싸울 수 있으며,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강하게 다짐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케이오 원직 복직을 바라는 미사에서 김계월 씨(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가 발언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아시아나케이오 원직 복직을 바라는 미사에서 김계월 씨(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가 발언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이날 미사에는 동국제강 산재사망 노동자 이동우 씨의 유가족도 함께했다. 김 씨는 "이 땅의 노동자들은 해고되고, 산재로 죽고, 차별받는다. 2년간 앞, , 뒤를 봐도 아픈 곳이 너무 많다"면서 "그럼에도 우리가 힘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이고 말하고 연대하면 이룰 것이니 기도 많이 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시몬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도 동국제강 산재 사망노동자,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 등을 언급하며, 힘든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힘이 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삶의 자리에서도 많이 사람이 투쟁하고 있는 것을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아시아나케이오는 수하물과 기내 청소 업무를 담당하던 아시아나항공 2차 하청업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아시아나케이오는 희망퇴직과 무기한 무급휴직을 통해 인력감축을 시도했는데, 끝까지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은 8명을 해고했다. 사측은 당시 휴업수당의 최대 90퍼센트를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인천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가 잇달아 회사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도 부당해고라고 판결했지만, 복직은 이행되지 않았다. 도보 행진, 삼보일배, 오체투지, 단식농성 등을 하는 동안 노동자 3명은 정년을 넘겼다.

5월 13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서울, 부산, 인천 노동사목위원회 주관으로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 복직을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5월 13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서울, 부산, 인천 노동사목위원회 주관으로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 복직을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해고된 지 2년째 되는 날인 5월 11일 아시아나케이오 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복직판정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사측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도 않고, 노동자에게 희망퇴직과 무기한 무급휴직의 선택지만 준 것을 두고 "일자리를 지킬 방안이 있는데도 회사는 막무가내였다"며"사측에게 코로나19 상황은 오히려 구조조정의 호기로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도 사측은 복직 이행은커녕 항소를 거듭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는 재난 시기 경영상 위기를 들어 불법 정리해고를 단행한 기업에 어떤 책임도 묻지 않았다"며, "새 정부에 촉구하는 외침이 또다시 벽에 부딪히고 말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 '주권 회복'을 내건 윤석열 정부에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 정부가 내건 기치에 맞는 국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의 복직을 바라는 미사는 매달 둘째 주 금요일 저녁 7시에 봉헌한다. 다음 미사는 6월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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