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장기풍)

“예수님과 함께라면 지금이라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교종, 4월10일 성지 주일 미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회개 호소

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1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를 집전하고 강론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의 용서와 함께 부활절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도록 격려하면서 그리스도께서는 현재 우리의 폭력적이고 고통 받는 세상을 바라보시면서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들은 그들이 하는 일을 모릅니다"고 기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교종은 "지금이라도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라면 결코 늦지 않습니다. 그분과 함께라면 모든 것이 끝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면서 현재의 상황이 아무리 끔찍하더라도 주님께서 자비로 우리를 기다리시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베드로 대광장의 성지 주일 미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거행된 군중미사로 수많은 신자가 야외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미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 강론내용.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리신 골고타 언덕에서 행하신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용서의 말씀(루카 23장 참조)에는 두 가지 방식의 현상이 충돌한 것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들과 계속해서 “네 자신을 구원하라”고 말한 사람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네 자신을 구하라”는 자신을 바치시는 구세주의 말씀과 충돌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변호하거나 정당화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분은 아버지께 기도하시고 선한 도둑에게 자비를 베푸시며 수난의 ‘가장 극심한 육체적 고통’ 가운데서도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우리들 같으면 그 같은 상황에서 ‘소리를 지르며 우리의 모든 분노와 고통을 토로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사형 집행자들을 꾸짖거나 지옥의 형벌을 위협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일하십니다. 우리가 행위로 고난을 받을 때 하느님은 고난을 받으시지만 우리를 용서하려는 단 한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 우리가 이보다 더 온유하고 동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적이 없었고, 더 사랑스러운 포옹을 받은 적도 없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주님을 바라보면서 “예수님, 감사합니다. 저를 사랑하고 용서하는 것이 어려울 때도 저를 사랑하시고 항상 저를 용서해 주십니다”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우리에게 상처를 주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실망시킨 사람, 화나게 만든 사람,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나쁜 모범을 보이는 사람을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은 우리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돌아볼 시간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그것에 머물지 말고 반응하여 악과 슬픔의 악순환을 끊으라고 가르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자신의 아들과 딸을 보십니다. 주님은 우리를 선과 악, 친구와 적으로 나누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반대적인 행동으로 하느님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우리 모두는 그분이 포옹하고 용서하기를 원하시는 하느님 자녀들입니다.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한 번 십자가에 못박는 자들을 용서하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이 말씀을 입술과 마음에 새긴 채 십자가에 못박히신 모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느님은 용서하는 데 지치지 않습니다. 그분은 우리의 잘못들을 잠시 참으시다가 마음을 바꾸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이 용서를 선포하는 일에 결코 지치지 않도록 합시다. 특히 우리 사제들은 용서를 집행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증언하는 일에 지치지 않도록 합시다.

지금 인류는 전쟁의 어리석음으로 그리스도를 다시 십자가에 못박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들이 그분의 죽임을 계획하고 그분의 체포와 재판을 조직했으며 이제 그분의 죽음을 목격하기 위해 갈보리에 서 있는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자신들을 정당화시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하시는 방법은 이러합니다. 스스로 우리의 대변인이 되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대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우리의 죄를 대적하는 것입니다. 이 말은 우리로 하여금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폭력에 의존할 때 우리는 아버지이신 하느님에 대해, 심지어 형제자매들인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무의미한 잔혹행위까지 저지릅니다.

우리는 지금 그리스도께서 또다시 십자가에 못박히신 전쟁의 어리석음에서 이것을 보고 있습니다. 남편과 아들의 부당한 죽음을 애도하는 어머니 안에서 그리스도는 다시 한번 십자가에 못박히셨습니다. 예수님은 아이들을 팔에 안고 폭탄을 피해 달아난 피난민들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히셨습니다. 또한 홀로 죽도록 남겨진 노인들 안에서 십자가에 못박히셨습니다. 미래를 박탈당한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형제자매들을 죽이기 위해 파견된 군인들 안에서 예수님은 다시 한번 십자가에 못박히셨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동안 과거를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예수님의 초대에 응답한 사람은 단 한 명뿐입니다.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루카 23,42)라고 말한 예수님 옆에 못박힌 ‘선한 도둑’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끝날 때 하느님을 영접했고, 이로써 그의 인생이 새롭게 시작됐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43절)라고 말씀하심으로써 그는 지옥의 문턱에서 하늘이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스도교 역사상 첫 번째 시성식이 된 것입니다.

하느님과 함께라면 어떤 경우라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시작되는 성주간 동안 하느님께서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모든 거리를 메우시며, 모든 슬픔을 기쁨으로 바꿀 수 있다는 확신에 매달립시다. 모든 것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과 함께라면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과 함께라면 우리는 언제나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앞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위해 중재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용서와 함께 부활절을 향해 여행하도록 합시다.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의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 세상을 바라보시면서 하느님을 향해 “아버지, 저들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에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데 언제까지나 지치지 않으십니다.

 

“부활절에 무기를 내려놓고 우크라이나 휴전 시작하라”

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10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성지 주일 미사를 마치고 곧이어 삼종기도를 낭송하기 전 이번 부활절을 계기로 전쟁으로 황폐해진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즉각 중단하고 휴전 협상을 실시하라고 단호하게 호소했다. 말씀 내용.

우리는 지난달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복음 말씀에 가브리엘 대천사가 친히 마리아에게 나타나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실 하느님께 불가능한 일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무방비 상태 민간인에 대해 자행되는 가혹한 학살과 잔혹한 행위가 매일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전쟁을 종식시킬 수도 있습니다. 특히 부활절을 앞두고 이 시대의 신자들은 이에 대해 기도해야 합니다. 이번 성주간에 그리스도인들이 죄와 죽음에 대한 주 예수그리스도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죄와 죽음을 이기고’ 승리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다른 누군가를 이기지 않았습니다. 죄와 죽음을 이기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전쟁은 왜 세상 방식대로 이기려고 합니까? 이것은 지는 길일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악의 권세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죽으셔서 생명과 사랑, 평화가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폐허의 잔해에 깃발을 꽂는 것은 승리가 아닙니다.

제가 촉구하는 휴전은 그 기간 더 많은 무기를 준비하고 다시 전투를 시작하는 것이​​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협상을 통해 평화로 이어지는 휴전, 국민의 선익을 위한 희생까지 감수하는 휴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사실, 잔해더미에 깃발을 꽂으면 무슨 승리가 있겠습니까? 무기를 내려놓으시오! 부활절 휴전을 시작합시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우리는 동정 마리아의 전구를 통해 이 일을 하느님께 맡깁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또한 사회적 긴장의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페루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드립니다. 저는 기도와 더불어 여러분과 함께하면서 모든 당사자가 모든 사람과 기관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국가, 특히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도록 격려합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오신 순례자들과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소셜 플랫폼을 통해 연결된 시청하시는 모든 분도 은혜로운 성주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직범죄로 보이는 피해자와 보이지 않는 피해자”

교종, 반마피아 협회에 범죄 조직에 대한 국제적 공조 촉구

프란치스코 교종은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반마피아 ‘리베라협회’ 대표단에 서한을 보내 사회와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범죄조직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교종의 메시지는 지난 수요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법과대학이 유럽연합(EU)과 공동으로 주최한 ‘조직범죄에서 압수된 물품의 사회적 재사용, 사회와 국가를 위한 기회’ 주제의 회의에 참석한 리베라협회 설립자인 루이지 초티 신부를 통해 전달되었다. 메시지 내용.

조직범죄는 대규모 사회적 피해로 이어집니다. 이는 눈에 보이는 희생과 보이지 않는 희생자를 생성하며, 희생자들은 마땅히 보상받아야 하는 고통을 견뎌내야 합니다. 이는 사회 전체가 집단 무의식에 뿌리를 둔 구성 요소와 맞서 싸울 것을 요구합니다. 저는 이탈리아와 유럽연합, 아르헨티나가 마피아와 싸우기 위해 협력하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국경을 넘나들며 민족 간 갈등과 제도와 기능의 차이를 악용하는 불법결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호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공동선을 위해 일하려면 복잡한 현실을 다룰 수 있는 조정과 협력의 일반적 관행이 필수적입니다. 형사사법 시스템으로는 보통 조직범죄와 관련된 문제의 절반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범죄에 대한 사법적, 절차적 조치는 일반적으로 억압과 처벌수준에 초점을 맞추지만, 이는 항상 중간에 멈추는 제한된 방식입니다. 원인으로 인한 배상금조차 없는 형사소송의 결론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탈리아는 조직범죄의 역사로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몰수된 마피아 자산을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모범을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피아에서 몰수한 재산을 사회적 이익을 위해 재사용하는 것은 집단행동을 통한 회복과 평화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조직범죄는 일반적으로 사법기관이 없거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공간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국가는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시민들을 더 잘 돌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자신만 바라보는 국가는 혼란에 빠져 길을 잃기 때문에 솔직히 책임지고 실패를 인정해야 합니다. 리베라협회는 조직범죄가 사회에 끼치는 피해를 복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제가 리베라협회 회의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런 식으로 정의가 적절한 역할을 찾아 뿌리를 내리고 불의가 차지한 공간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스포츠의 가치는 전쟁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9일 창립 150주년을 맞은 로마 조정클럽 회원들을 만나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전쟁을 재차 강조하면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인 ‘인간의 우정을 키우고 쌓는 것’은 국가 사이의 전쟁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해독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설 내용.

진정한 스포츠 정신인 '인간 우정을 쌓는 것'은 전쟁을 예방하는 중요한 해독제입니다. 인간의 우정을 키우는 것은 우리가 이러한 전쟁의 비극에 빠지지 않고 희생자를 생각할 수 있도록 준비시킵니다. 특히 ‘건전한 경쟁과 우정, 연대의 가치’는 아마추어 스포츠에서 가장 잘 표현되며, 프로 스포츠는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익의 논리와 격렬한 경쟁의 논리’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조정클럽 여러분들은 어린이, 청소년 및 성인들이 스포츠를 통해 진리와 정의에 대한 사랑, 창조에 대한 존중, 아름다움과 선에 대한 취향, 그리고 평화와 자유 추구라는 본질적 가치를 배양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키워 나가기를 바랍니다. 스포츠 활동을 통해 올바르게 생활한다면 스포츠는 좋은 우정을 쌓고 서로를 지원하고 돕는 보다 고요하고 형제적인 세상을 만드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충의와 건전한 경쟁심으로 스포츠를 하는 것은 용기와 정직으로, 미래에 대한 기쁨과 고요한 믿음으로 힘든 삶의 경주에 맞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의는 항상 평화 추구를 동반해야 합니다”

교종, 이탈리아 사법부 고등평의회 회원들에게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8일 이탈리아의 사법부 고등평의회 회원들에게 연설하면서 정의에는 진실, 신뢰, 충성, 순수한 의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종은 또한 정의를 집행하라는 부름은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에 봉사하는 선물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연설 내용.

이탈리아 사법부 고위평의회(CSM)는 진실, 신뢰, 충성 및 의도의 순수성을 요구하는 정의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하는 ’고귀하고 섬세한 사명’에 부름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이러한 정의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에 응답할 책임이 있습니다. 정의를 집행하는 일을 맡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불의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는 이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소명은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에 봉사하는 의무에 부름을 받은 것입니다. 정의는 즉, 모든 사람에게 그들에게 합당한 것을 바친다는 생각을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정확하게 상대방에게 무엇 때문인지에 대한 이해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해 왔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성을 신성하고 불가침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성서 전통으로 보는 것이 마땅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법제도도 주기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이탈리아의 수호성인 중 한 분인 시에나의 성 카타리나는 개혁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사법제도 개혁의 맥락에서 이 말씀은 ‘개혁은 누구를 위해’, ‘어떻게’, ‘왜’ 시행해야 되는지 묻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누구를 위해’라는 질문이 관계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세상이 더 복잡하게 연결될수록 역설적으로 더 파편화되었다는 점에 주목하십시오. 이러한 맥락에서 관계에 기반한 회복적 정의는 ‘파괴된 유대를 회복하고 형제의 피로 물든 땅을 되찾게 해 주기 때문에 복수와 망각에 대한 유일한 진정한 해독제’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의가 실제로 시행되는 ‘방법’에 대한 문제는 많은 개혁을 거쳐야 평화가 정의에 기초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왜’ 공정하게 행동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의를 집행하는 사람들의 양심에 호소하면서 정의에 대한 헌신이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의 일부로 내면화되어야 합니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솔로몬은 정의를 행하는 것은 ‘지혜롭게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의 목적이요, 분별력은 선악을 분별하는 조건’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적인 우려로 인해 사람들의 의지에 굴복하여 예수를 정죄하는 한편 진정한 정의에 대한 관심은 ‘손을 씻는’ 빌라도의 교훈에서 볼 수 있듯이 증언의 신뢰성, 정의에 대한 사랑, 권위, 구성된 다른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충성스러운 다원주의는 정치적 영향력, 비효율 및 다양한 부정직이 만연하는 것을 방지하는 해독제입니다. 판사 중 최초로 시복된 로사리오 리바티노 판사가 이에 대한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사례입니다. 그분은 한편으로는 엄격함과 일관성, 다른 한편으로는 인류애 사이의 변증법적으로 역사와 사회를 함께 걸을 수 있는 여성과 남성에 대한 사법적 사고로 판사와 시민지도자들과 함께 ‘정의에 따라 일을 수행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1990년 마피아에 암살된 복자 로사리오는 우리에게 신뢰할 수 있는 증언을 남겼을 뿐 아니라 사법부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후세에 남겼습니다. 즉. '정의는 항상 진리와 자유를 전제로 하는 평화추구를 동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로사리오 복자의 모범을 따라 불의의 희생자들과의 연대로 정의감이 고취되고 정의와 평화의 왕국이 실현되는 것을 보고자 하는 열망으로 고양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열망이 여러분 안에서 꺼지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자신을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만들지 말아야”

교종, 이탈리아 자선 단체 칸디아 재단 대표단에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8일 밀라노에 기반을 두고 브라질에서 시작한 자선 단체인 마르첼로 칸디아 재단 대표단을 만나 자선 활동은 봉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원의에서 비롯되어야 하며, 자선활동가들은 자신이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40주년을 맞는 마르첼로 칸디아 비영리재단은 이탈리아 사업가이며 평신도 선교사 마르첼로 칸디아(1916–83년)에 의해 브라질 아마존 지역을 비롯한 다양한 빈곤 지역 주민들과 나병 환자, 어린이, 병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사업을 주로 추진하고 있다. 모금된 기금은 다양한 이니셔티브에 할당되고 개별 활동가들에 직접 보내진다. 교종 연설 내용.

(역자 주 :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유대인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을 집에 숨기고 유대인을 비유대인이라는 문서를 만들어 그들의 추방을 방지하고 그들의 산업체를 영국이나 미국으로 안전하게 이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의 아버지가 사망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그는 그의 가족화학 산업공장과 이탈리아 전역의 운영을 완전히 장악했으니 세계대전 후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1964년에 그의 공장을 매각하고 브라질로 이주해 아마존에서 생활하면서 자선활동을 시작했다. 부유한 그가 가난한 사람을 섬기러 오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워하던 선교사들로부터 처음에는 의심을 받았지만 그런 의심을 무시하고 자신을 고통과 사회적 조건을 완화하고자 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제자라고 자처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의 치료를 위해 브라질의 마카파에 병원을 건설했으며 그가 살던 도시에 나병 환자를 위한 센터를 열고 그가 이탈리아로 1983년 고국 방문 중 사망할 때까지 그들과 함께 일했다. 요한바오로 2세는 1990년 그를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했고, 프란치스코 교종은 2014년 그를 복자품에 올렸다.)

“어떤 종류의 가부장주의도 피하고,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당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 이는 성 바오로 6세 교종이 칸디아에게 제안한 방법과 스타일로 오늘날 칸디아와 유사한 활동을 수행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바오로 6세 교종은 칸디아가 브라질에 병원을 지었다면 이탈리아가 아닌 브라질이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칸디아가 약간의 밀라노 스타일을 넣었을지라도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지역 현실에 잘 녹아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토착화는 ‘일하러 가는 곳의 문화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칸디아가 ‘밀라노 스타일’을 조금 넣었다고 해도 자선 사업은 현지 실정에 잘 녹아들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바오로 6세는 칸디아에게 ‘모든 종류의 온정주의’를 멀리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데 익숙한 기업가인 칸디아에게 “좋은 의도를 갖고 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당신의 아이디어를 강요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칸디아는 다른 방식으로 자선 사업을 조종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또 바오로 6세는 "자신을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만들지 말고 오히려 동료를 훈련시키고 안정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면서 브라질 사람들을 위한 병원을 만들라”고 말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합니다. 이는 자선의 일반적인 규칙입니다. 바로 당신이 섬기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입니다. 특히 성 바오로 6세 교종은 칸디아에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현명한 충고입니다. 심지어 교회에도 구원의 역사가 그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그들이 스스로 귀중한 사람들이라고 믿는 사제, 주교들이 많다는 사실이 한탄스럽습니다.

아무도, 아무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은 없습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려면 하나가 필요하고, 내가 계속하거나 다른 사람이 오면 하느님이 말씀하실 것입니다. 병원이 스스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인류 연대의 진정한 일을 한 것'입니다. 사람과 일을 자신에게 묶지 말고 자신을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만들지 말고, 오히려 동료를 훈련시키고 안정성과 연속성을 보장하십시오. 저는 병자, 나병 환자, 다양한 궁핍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길을 따르는 재단의 노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또한 칸디아 재단의 유지관리 비용을 최소화하고 거의 대부분 브라질의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 사용하는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사실 좋은 일을 하는 많은 자선단체와 협회가 있지만 직원 급여에 절반 또는 60퍼센트를 쓰고 있는데 이는 좋지 않은 일입니다. 기부금의 대부분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운영 비용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사제들은 그리스도의 용서를 증언해야 합니다.”

교종, 아드리안 6세 교종 500주년 맞아 독일 신학생들에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7일 바티칸 신학교에 유학중인 독일 신학생들을 접견하고 사제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용서와 기쁨을 증거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독일 신학생들과의 만남은 베네딕토 16세 이전의 ‘게르만 민족’ 출신의 마지막 교종인 아드리안 6세 교종 선출 500주년을 기념하여 바티칸 튜턴 대학(독일어)의 직원과 신학생들이 프란치스코 교종을 방문한 것이다. 현재 네덜란드 영토로 당시 신성 로마제국의 일부인 위트레흐트에서 태어난 아드리안 6세는 교종으로 선출되기 전 미래의 황제 카를 5세 가정교사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 라이벌인 프랑스와 스페인 추기경 파벌 간의 타협으로 교종에 선출되었지만 재위 기간은 1522-23년 사이의 짧은 기간이었다. 그의 재위 기간은 개신교 종교개혁과 동쪽에서 오스만 제국의 정복 위협으로 특징지어졌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아드리안 6세는 짧은 재위기간이지만 하느님께서 사도들에게 화해의 직무를 맡기신 성 바오로의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교회와 세상의 화해를 무엇보다도 촉진하고자 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교종은 아드리안 6세는 루터교와 화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심지어 교회에 혼란을 일으킨 바티칸 회원들의 죄에 대해 공개적으로 용서를 구했다고 말했다. 특히 교종은 아드리안 6세가 오스만 제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와 스페인 통치자들 사이에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지만 그분의 조기 사망으로 인해 이러한 프로젝트 중 어느 것도 수행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종은 “그분의 믿음, 정의, 평화를 위한 용감하고 지칠 줄 모르는 일꾼으로서의 증거는 교회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교종은 오늘날에도 그분의 모범은 특히 독일 신학생들에게 그리스도의 종으로서의 소명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교종은 “주님이 여러분의 성소를 지지해 주시고, 기쁨과 헌신으로 살았던 그분의 사랑에 더욱 뿌리를 둔 신앙으로 여러분을 인도하시기를 바랍니다. 합의와 화해를 도모하는 아드리안 6세의 관심을 고려할 때, 특히 고해성사 봉사자로서 그의 길을 따르기를 촉구합니다. 사제는 사랑과 지혜와 많은 자비로 신자들의 고백을 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고해사제의 임무는 고문이 아니라 용서입니다. 자비로우시고 큰 용서가 되십시오. 교회가 여러분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용서의 모든 선한 종들은 남을 용서하고, 인간관계에서 자비를 베풀며, 평화와 친교의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아야만 합니다”라고 연설을 마쳤다.

 

“레바논 마론파 주교들 교종 레바논 방문을 기쁨으로 고대”

레바논의 마론파 전례 주교들은 프란치스코 교종이 앞으로 몇 달 내 레바논에 사도적 순방을 할 가능성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모든 레바논 국민이 고대한다는 반응이다. 마론파 가톨릭교회 총대주교좌의 본거지 레바논의 브케르케 시의 주교들은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3월22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종을 만난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최근 교종의 레바논 방문 가능성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대해 바티칸 공보실은 기자들에게 ‘교종의 레바논 방문은 연구 중인 가능성’이라고 간략하게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최근 몇 년 동안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위기를 겪은 레바논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레바논은 인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그리스도교인들로 중동에서 가장 그리스도교 비율이 높은 국가다. 이 나라는 다른 동방가톨릭 의식과 함께 주로 마론파 가톨릭 의식에 가장 많은 가톨릭 신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종은 2021년 7월1일 바티칸에서 레바논 그리스도교 교회 총대주교들과 지도자들과 함께 레바논을 위한 세계적인 기도와 묵상의 날을 제안했다. 이날 교종은 분쟁에 휩싸인 이 나라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기도했다. “형제자매 여러분, 새로운 희망의 여명이 오기 전에 갈등의 밤이 물러가기를 바랍니다. 적대 행위가 중단되고 불일치가 사라지고 레바논이 다시 한번 평화의 빛을 발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의 레바논 방문이 실현되면 1997년 성 요한바오로 교종, 2012년 베네딕토 16세 교종에 이어 세 번째로 레바논을 방문하는 교종으로 기록된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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