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출처 = UCANEWS)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태생으로 2014년에 친러 분리주의자들에게 납치돼 우크라이나 전역에 유명해진 티혼 쿨바카 신부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위한 구마 의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 가톨릭대학에 있는 <우크라이나 종교정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쿨바카 신부는 자신의 이러한 행동을 2월 25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내가 하나 되고, 성스러우며, 공의회적인 교회의 한 사제로서의 내 지위를 이용하기로 결심했음을, 지난 30년간 함께하는 은총과 영예를 주신 여러분께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오늘부로, 나는 날마다 블라디미르 푸틴을 향한 구마 의식을 거행할 생각입니다. 나는 악령이 이 사람의 행위를 일으키고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구마 의식이란 예수님이 교회에 주신 영적 권한으로 악령들을 쫓아내거나, 악령이 악한 힘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목적으로 수행하는 가톨릭교회의 예식이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2월 21일 우크라니아 동부에서 러시아계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이른바 도네츠크공화국과 루한스크공화국을 정식 국가로 승인했다. 이는 이 지역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는 명분을 만드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어 24일, 러시아는 북, 동, 남 세 방향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군대를 진격시켜 전쟁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가톨릭교회의 티혼 쿨바카 신부. (사진 출처 = UCANEWS)<br>
우크라이나 가톨릭교회의 티혼 쿨바카 신부. (사진 출처 = UCANEWS)

<우크라이나 종교정보>에 따르면, 쿨바카 신부는 2014년 친러 반군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장악했을 때 반군에 잡힌 뒤 12일간 감금돼 있었다. 당시 수천 명이 죽거나 불구가 됐으며, 150만 명이 넘는 피난민이 생겼다.

쿨바카 신부는 당시를 회상하기를, 그가 당뇨병 환자인 것을 안 친러 민병대는 그에게 흰 빵을 주면서 물은 아주 조금만 줬다. 당뇨 환자에게는 위험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변기 물통에 담긴 물을 마셔야만 했다.

그들은 그가 지니고 있던 당뇨약을 빼았고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우리 적이야! 네가 개종하지 않으면, 너는 조만간에 죽을 거다.” 하지만 쿨바카 신부는 러시아 정교회의 모스크바 총대주교좌와 연계되는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가담할 목적으로 우크라이나 가톨릭교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고집했다. (역자 주: 우크라이나 가톨릭교회는 라틴 교회가 아닌 비잔틴 전례 소속으로 이른바 동방가톨릭에 속한다. 전례나 여러 가지가 정교회와 같으며, 다만 로마에 있는 가톨릭 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하는 것이 다르다.)

갇힌 지 12일째 되던 날, 그들은 그를 들판으로 데려가 그의 차 안에 두고 가버렸다. 나중에 알려졌지만, 우크라이나 이슬람의 수장인 무프티 사이드 이즈마길로프가 그의 석방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쿨바카 신부는 자신이 붙잡혔던 상황에 대해 3달간이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본당 신자들의 안전을 걱정해서였다. 신자 대부분이 반군 점령 지역을 떠나자, 그는 당시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게 됐다.

“아직도 나는 내가 어디에 붙잡혀 있었는지 모른다. 그곳은 진짜 조용했고, 숲 향기가 났다. 내 눈은 가려져 있었는데, 그래서 나는 내가 살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들이 내가 무언가를 보기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내가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들은 나를 벽을 향해 밀어 세우더니, 기도하라고 했다. 나는 큰 소리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기관총탄이 내 머리 위로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조용한 숲속에서 기관총 소리가, 그것도 그렇게 내 가까이에서 나는 소리를 전혀 들어 본 적이 없었기에, 놀라 기절했다. 그 다음에 그들은 나를 내가 아는 어떤 곳에 데려가더니 또 이 의식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매번 그럴 때마다 나는 총알이 내 머리 위를 지나가는지 아니면 이미 내 머리에 박혔는지 몰랐다.”

그들에게 도대체 내 잘못이 뭐냐고 묻자,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했잖아! 생각해 봐. 1942년에 누가 베를린 한가운데서 스탈린이 이기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면 히틀러는 그자를 그 자리에서 죽였을 거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을 아우르는 돈바스 지역에서 분쟁이 시작된 처음부터, 쿨바카 신부는 도네츠크에서 “마이단 기도운동” 주동자 가운데 하나였다. 이 기도회는 곧 다종교 행사로 커졌고, 이슬람인, 불교인도 함께하기에 이르렀다. (역자 주: “마이단”은 “광장”이라는 뜻이다. 2013년에 키예프의 유로마이단(유럽광장)에서 시작된 시위로 친러 정권이 무너지고 친서방 정권이 들어섰다. 마이단 혁명 또는 유로마이단이라고도 한다. 이에 반발해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에서는 러시아계 주민을 중심으로 분리 독립운동이 일어났고, 러시아는 곧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돈바스 지역은 자치권을 인정하는 협정이 맺어졌으나 분쟁이 계속됐다.)

“우리가 했던 마이단 기도운동은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 깃발 등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도네츠크에서 마이단 기도운동을 해체시키려는 시도가 여러 번 이어졌다.

“한번은 무장한 자들이 우리를 에워쌌는데, 한 개신교 목사가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총을 든 한 여자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저 사람 막아! 기도 못하게 해! 나는 그 기도 소리와 모습을 참을 수 없어!” 나는 이 사람들은 악령의 권능에 사로잡혀 있음을 진실로 확신하고 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ukrainian-priest-begins-exorcism-ritual-aimed-at-putin/9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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