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출처 = CNS)

독일 교회가 진행 중인 “공동합의적 길”이 앞으로 주교 선출에 평신도를 참여시키고 여성 부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가톨릭교회의 개혁을 위해 시작된 '공동합의적 길'이 이번 제3차 총회에서 처음으로 구체 제안을 내놓고 지난 5일 끝났다. 독일 주교 대부분은 자신들은 가톨릭교회의 원대한 변화를 지지할 태세가 돼 있다는 입장들을 밝혔다.

3-5일 열린 총회에서 230명에 가까운 평신도, 성직자 대표들은 4개 실무그룹에서 초안한 문서를 바탕으로 토론했다. 독일 교회는 오는 2023년에 “공동합의적 길” 절차를 다 마치고 교황청에 자신들의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총회는 모두 5번 계획돼 있다.

논의에 부쳐진 초안은 2번의 독회 끝에 2/3가 넘는 찬성표를 얻었다. 주교들도 2/3가 넘게 찬성했다.

하지만 공동합의적 길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났고, 바티칸은 여전히 명확한 지지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 독일 주교회의 의장인 게오르크 베칭 주교는 자신이 지난 1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으며, 자신은 교황청 주교시노드 사무총장인 마리오 그렉 추기경과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베칭 주교는 교황청 주교시노드 사무국과 독일의 공동합의적 길 집행위원회 간에 토론 그룹이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주재 교황대사인 니콜라 에테로비치 대주교는 이번 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13억이 넘는 가톨릭 신자, 그 가운데 2260만 독일 신자의 일치의 중심이자 보증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달리타스(공동합의성)에 대해 자주 말하지만 또한 “의회주의, 형식주의, 지성주의, 그리고 성직주의”에 빠지면 안 된다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총회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회 결의에 대해) 로마에서 지지가 있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베칭 주교는 “로마가 세계 교회는 아니다”고 답했다. 베칭 주교는 자신은 오는 2023년에 로마에서 열리는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 주교시노드에서 개혁안들이 토의될 것으로 본다고 명백히 밝혔다.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 주교시노드는 이미 각 지역교회 차원부터 협의 절차가 시작됐으며 오는 2023년에 대의원 주교들이 로마에 모여 최종 토론을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동합의성(synodality)은 신자들이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인 뒤 하느님의 말씀과 기도, 그리고 성체조배를 통해 성령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식별의 절차라면서 권고해 왔다.

독일의 가톨릭 통신사인 <KNA>는 공동합의적 길의 규약에는 교황청의 주장에 따라 주교단 2/3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교회 교의에 어긋남을 의미할 수 있는 사항들이 결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독일 교회의 주교 수를 기준으로 하면 주교 23명만 '반대' 표를 던지면 너무 어긋난 요구를 막기에 충분하다고 <KNA>는 보도했다. 하지만 반대로, (이번처럼) 2/3가 넘는 주교들의 찬성표는 일종의 승인 도장이 되는 것이므로, 이는 로마의 교도권적 기관을 포함해, 다른 교도권적 기관들이 쉽게 무시할 수 없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독일 교회 공동합의성의 길 제3차 총회 휴식시간 중에 신학자인 아그네스 부켈트 독일 가톨릭여성협의회 전국 부의장과 필리파 라트 수녀(베네딕도수녀회)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NCR)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독일 교회 공동합의성의 길 제3차 총회 휴식시간 중에 신학자인 아그네스 부켈트 독일 가톨릭여성협의회 전국 부의장과 필리파 라트 수녀(베네딕도수녀회)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NCR)

이번 총회에서 결정된 요구사항 가운데에는 성(sex)에 관한 새로운 도덕적 가르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여기에는 동성애에 대한 재평가가 포함된다. 또한 성직을 여성에게 개방할 것,(역자 주: 이번 총회에서는 성직의 하나인 부제직을 여성에게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교회권력에의 접근 경로에 변화를 요구했다.(역자 주: 주교 선출에 평신도를 참여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번 총회에서 통과된 여러 결의가 실현될 전망은 다양하다. 바라는 변화들이 보편 교회의 규정과 관련 있으며 따라서 독일에서만 따로 시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서 통과된 “성사적 직무 안의 여성” 부분은 다음과 같다. “로마 가톨릭교회 안에서, 투명한 방식으로 절차를 시작한다. 이는 한 위원회를 설치해 주도하며, 이 절차는 독일에서의 공동합의적 길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이어나간다. 모든 성(gender)의 사람들의 성사적 직무의 문제만을 다루는 위원회를 설립한다. (이 위원회에서) 그리스도교 복음 선포의 감각이라는 점에서 과학적으로 뛰어나고 영적 관심이 깊은 이들이 서로서로 결합되도록 한다.”

이 부분은 원래 초안을 작성한 여성에 관한 포럼 팀에서 다시 검토한 뒤 다음의 한 총회에 제출돼 최종 채택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6년 여성은 사제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은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결정을 다시금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한 차례 초대 교회의 여성 부제직에 대한 연구위원회를 만들었다가 이 위원회가 아무런 결론을 못 내리고 해산하자 다시금 여성부제직 연구위원회를 설치했다.

한편, 교구 주교의 선출에 대해, 이번 총회는 교구의 참사회와 더불어, 평신도로 구성된 의사결정 기구가 주교 후보자 명단을 교황청에 제출하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총회에 제출된 초안 1차 독회에서는 성소수자 신자들의 권리도 토론됐다. 특히 교회 노동법의 관점에서 그러했다. 현재 차별을 금지하는 관점이 반영된 독일 노동법과 어긋나는 부분을 고치기 위해 교회의 노동법을 바꿀 필요가 있으며, 여기에는 교황청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이번에 제출된 “동성애에 대한 교도권적 재평가” 부분은 총회 대의원의 90퍼센트 가까이가 찬성했다.

독일 교회 내 17개 가톨릭 청년단체의 연합단체인 독일 가톨릭청년연합의 그레고어 포트슌 회장은 총회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교회는 성소수자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 왔다. 이제 우리는 변화의 지점에 서 있으며, 변화할 수 있다. 교회는 다시금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다.”

총회 뒤 기자회견에서 독일가톨릭인 중앙위원회 의장으로서 공동합의적 길의 평신도 공동의장이기도 한 이르머 슈테터-카르프 의장은 교회 내 여성의 권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오랫동안 경험한 바로는 여성들은 교회가 지역사회 안에서 잘 존재하도록 해 왔지만 우리 교회는 그 가치를 인정해 오지 않았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이를 용납하지 않고자 한다. 이번에 (여성이) 모든 교회 내 공직과 직무를 맡는 문제에 대해 토론한 것은 내게 특히 개인적으로 아주 감동적이었다.”

(역자 주: “공동합의적 길”은 독일 교회의 일종 전국 시노드로서, 독일 주교회의와 평신도 조직인 독일가톨릭인 중앙위원회가 공동 주관하며, 주교회의 의장과 중앙위원회 의장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그녀는 “교회 내 인권은 모든 성(gender)의 사람들이 정의를 누릴 때만 현실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축복받아야 하며, 모든 것에 관련된 결정에 모든 이가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독일 교회의 공동합의적 길은 지난 수십 년간 이미 무르익어 때만 기다려 온 의제들에 변화를 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KNA>는 마인츠 교구의 페터 콜그라프 주교는 자신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빨리 일어나야 한다는 기대가 높은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거기에 좀 더 조심스럽고자 하는데, 보편교회의 관여가 언제든 중요하기 때문이다. 보편 교회와 대화하는 문이 열렸다면 이미 많은 것을 얻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회의 현재 아주 재앙적인 상황에 이번 결과가 커다란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좀 너무 낙관적이라 보인다. 첫 발자국을 뗐을 뿐이다.”

한편, 전 독일 주교회의 의장인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은 2월 3일 한 신문 인터뷰에서 “독신 사제와 기혼 사제의 가능성을 만들면 모든 이에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사제가 독신과 혼인을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일부 사제에게는 혼인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단지 성적 이유가 아니라, 그들의 삶 전체에 더 나을 것이고 외롭지 않을 것이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최근 자신은 물론 과거 교구장을 지낸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과거 교구 내 사제에 의한 성학대 문제를 잘못 처리한 문제가 드러나 독일은 물론 세계 교회에 큰 충격을 던진 뮌헨대교구 교구장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회 개혁을 지지하는 그는 지난주 가톨릭교회가 성학대라는 “재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큰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베네딕토 전임교황은 뮌헨대교구가 법무법인에 의뢰해 따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1978-83년 교구장 재임 중에 성학대를 저지른 사제들을 처벌하지 않고 다른 데서 계속 근무하게 인사조치한 회의들에 자신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답변서를 보내왔다. 하지만 여러 문서 정황을 보면 참석 사실이 분명했다. 보고서가 발표된 뒤 베네딕토 전임교황은 자신의 참석 사실을 인정하며, 답변서를 보내기 전 “최종 교열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했다.

기사 원문: https://www.catholicnews.com/germanys-synodal-assembly-calls-for-change-on-deacons-bishops-se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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