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주교회의에서 성명서 발표, 낙태문제와 4대강 환경파괴에 심각한 우려감 표명
-천주교계 4대강 반대운동 크게 탄력 받을 듯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가 4대강 관련 성명서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2010년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를 3월 12일 끝내면서, 4대강 개발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여,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던 정부의 도덕성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주교회의는 이날 10시 30분에 기자회견을 갖고 주교회의 결과와 4대강 사업을 우려하는 주교단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주교단은 총회 개회날인 3월 8일 오후 4시부터 정부측인 국토해양부의 의견을 청취하고 심도 있는 질의를 나눴다.

이번 한국 주교단 성명서는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로마 8,22)라는 성경구절을 통해 생명과 환경파괴에 공감했다.   

주교단은 4대강 문제에 앞서, 그동안 한국 천주교회가 "어머니 배 속의 아기 생명에 대한 무차별적인 제거 수술을 허용한" 반생명적인 정부의 정책에 대해 항의하고 시정을 촉구해왔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하면서, "생명이 사라지면서 어둔 죽음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데, 이런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한 사람들 중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춘계 총회에 모인 한국 천주교의 모든 주교들은 현재 우리나라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이 나라 전역의 자연 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교단은 주교회의 기간 동안 정부 실무진의 설명을 들어보았지만, "우리 산하에 회복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대규모 공사를 국민적인 합의 없이 법과 절차를 우회하며 수많은 굴삭기를 동원하여 한꺼번에 왜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며, "경솔한 개발의 폐해가 우리 자신과 후손에게 지워질 때, 이 시대의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냐?"고 항변했다. 결국 "무분별한 개발로 단기간에 눈앞의 이익을 얻으려다가 창조주께서 몇 만 년을 두고 가꾸어 오신 소중한 작품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우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교단은 성명서를 통해 사회 전체의 성찰과 회개를 촉구하며, 정부 당국자들과 국민 모두가 우리 자신과 미래의 세대에게 책임 있고 양심적인 길을 택할 수 있기를 한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천주교 주교들은 성명서를 통해 결국 4대강 사업을 모든 피조물을 포함한 생명수호의 차원에서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보아라. 나는 오늘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을 너희 앞에 내놓는다.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내놓은다. 너희나 후손이 잘 되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신명 30,15.19)는 성경구절을 마지막에 적어놓았듯이, 생명을 택하라고 정부와 국민, 신자들에게 강력히 호소한 것이다.

이 발표에 힘입어 앞으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등 4대강 개발에 반대하는 천주교계의 움직임이 크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3월 8일 발표된 '4대강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 사제 선언'에 서명한 수원교구의 이용훈 주교가 이번 춘계 주교회의에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되어 4대강 개발 저지 운동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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