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장기풍)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마음을 여십시오.”

교종, 2022년 첫 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삼종기도 가르침

프란치스코 교종은 새해 첫 주일 1월2일 성 베드로 광장 발코니에서 행한 ‘주님 공현 대축일’ 낮 삼종기도 가르침에서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신다”는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를 묵상하면서 “하느님은 우리 가운데 거하시기를 사랑하십니다. 우리의 삶, 특히 우리가 고군분투하는 어려운 지역에 예수님을 초대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가르침 내용.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신다”는 말에는 역설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성육신 이전에는 영원한 말씀과 인간의 육체는 정반대였습니다. '말씀'은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의 영원한 말씀이시며, 무한하시고, 모든 창조물 이전부터 영원하신 분임을 나타냅니다. 반면 '육체'는 우리가 창조한 현실, 연약하고 제한적이며 필사적인 것을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하늘과 땅’, ‘무한과 유한’, ‘영과 물질’, ‘빛과 어둠’은 분명히 서로 관련이 없는 반대말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아들의 강생으로 이 모든 양극단이 예수님 안에서 함께 모여 화해를 이룹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어두움에 들어오신 하느님의 빛이십니다. 빛이신 하느님께는 불투명함이 없습니다. 반면, 우리들 안에는 많은 어둠이 있습니다. 이제 예수님과 함께 빛과 어둠이 만나고 거룩함과 죄, 은혜와 죄가 만나게 됩니다. 복음서는 이러한 양극단을 사용하여 하느님의 '놀라운' 행동방식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연약함과 마주하실 때 그분의 영원하고 무한한 빛으로 물러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하느님은 어둠 속으로 내려가서 당신에게는 낯선 땅에 거하십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일입니다. 즉, 하느님이 우리 가운데 오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해도 그분은 멈추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그분을 거부하더라도 그분은 우리를 찾는 데 지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그분을 영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그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해도 그분은 오시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합당성을 의심하기 때문에 하느님과 거리를 두게 됩니다. 그러나 성탄절은 우리가 하느님 관점에서 사물을 보도록 초대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육신이 되신 예수님께 나아감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베들레헴 마구간을 생각해 보십시오. 예수님은 당신의 마음을 방문하는 것과 초라한 삶에 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보여 주시기 위해 마구간의 초라함과 가난 속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복음서에서 사용하는 ‘거하다’는 단어는 큰 친밀감과 ‘전적인 나눔’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죄악의 상태와 관계없이 우리 마음에 예수님을 위한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환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바쁜 일상에서 잠시 성탄장면에 멈춰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습니다. 베들레헴 초라한 구유는 모든 것이 순조롭지 않고 문제가 많은 우리의 모든 현실적이고 평범한 삶에 거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을 보여 줍니다.

결론적으로 하느님께서는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상황 한가운데 계시며 우리가 그 상황에 대해 그분과 이야기하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분을 공식적으로 우리의 삶, 특히 어두운 곳, 우리의 '내적 마구간'에 초대합시다. 그리고 우리 시대 사회적, 교회적 문제에 대해서 두려움 없이 그분께 말씀드립시다. 하느님은 우리 가운데 계시기를 좋아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에게 주님과의 더 큰 친밀함을 기르도록 기도드립니다. 오늘 광장에는 로마의 많은 단체들과 폴란드,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국기들을 봅니다. 모두 환영합니다. 모든 분에게 저의 진심 어린 새해의 축복인사를 드립니다.

 

“성모께서 우리 마음과 세상 화합을 이뤄 주시기 바랍니다.”

교종, 새해 첫날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삼종기도 가르침

프란치스코 교종은 새해 첫날 1월1일 낮 성 베드로광장 발코니에서 순례자들과 함께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자 ‘세계 평화의 날’ 낮 삼종기도 가르침에서 평화의 여왕이신 마리아께서 우리 마음과 전 세계의 화합을 이루시도록 기도하면서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르침 내용.

오늘 복음(루카 2,16-21)에서 우리는 목자들이 천사가 알려준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보기 위해 서둘러 달려간 아기 예수 탄생 구유 기적에 대해 듣습니다. 우리는 마리아가 ‘부드럽고 자상한 어머니처럼’ 예수님을 구유에 뉘어 팔에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존경과 환영의 마음으로 그분을 바라보도록 초대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마리아의 출산을 바라보십시오. 마리아는 우리 모든 인류에게 자신이 낳으신 아드님을 바치십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을 드린 것은 두려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받기를 갈구’하는 사람의 나약함으로 하느님이 우리와 가까이 계시고 우리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계시다는 '놀라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조건에 참여하셔서 작게 태어나고 궁핍하게 난 사람이 다시는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우리 중 한 사람으로서 우리와 함께하셨고, 아무도 배제하지 않고 우리에게 더욱 가까이하여 우리 모두 형제자매가 되게 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부드러움으로 용기를 주십니다. 아기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이 같은 놀라운 사실은 우리에게 '부드러움과 함께 용기'를 주고 있으며, 하느님의 격려는 전염병으로 인한 불확실하고 어려운 이 시대의 '빛'입니다. 전염병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사회적 문제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의 많은 젊은 어머니와 자녀들이 분쟁과 기근을 피해 도망치거나 난민수용소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리아처럼 우리도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형제애의 장인이 된다면 전쟁과 폭력으로 찢긴 세상의 상처를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오늘은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평화는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며 ‘공동 헌신’의 열매입니다. 우리가 그분의 도움 없이는 평화를 보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높은 곳을 향해 평화의 선물을 간구해야 합니다. 평화의 왕으로부터 우리 마음에 평화를 받고 우리도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평화에 전념해야 합니다. 이것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정의를 위해 일하고 증오의 불을 끄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는 용기를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교회와 사회 모두에서 ‘우리를 하나로 묶는 선’을 봄으로써 자라나는 긍정적 견해가 필요합니다. ‘우울하거나 불평하는 것’은 평화를 이루는데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대신 우리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평화의 여왕이신 마리아’께서 우리 마음과 전 세계의 화합을 이루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교회는 1968년 바오로 6세 교종에 의해 시작된 연례적인 세계 평화의 날을 매년 새해 첫날 기념하고 있습니다. 올해 세계 평화의 날 주제는 ‘대화, 교육과 노동’입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세계 평화 구축을 위한 열쇠입니다. 끝으로 오늘 세르조 마탈레라 이탈리아 대통령의 새해 인사에 감사드리며, 특히 전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세인트 에지디오 공동체 여러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십자가를 부활로 변화시키신다.”

교종, 1월1일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 강론

프란치스코 교종은 1월1일 오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강론했다. 교종은 강론에서 우리 모두 자신을 성모님의 보호 아래 두도록 권고하면서 주님께서는 신실하시며, 우리의 모든 십자가를 부활로 변화시키실 수 있다는 확신과 용기를 가지라고 강조했다. 이날 성 베드로 대성당 미사는 엄격한 코로나 방역수칙에 따라 철저한 거리두기와 마스크, 인원 제한 등 조건에서 거행되었다. 강론 요지.

오늘 복음에서 베들레헴 목자들은 천사의 지시에 따라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 예수를 방문했을 때의 놀라움과 기쁨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그들과 가난하거나 소외된 모든 사람과의 친밀함과 ‘적은 것과 가난’ 가운데 태어나신 예수님은 우리 마음을 ‘두려움이 아닌 사랑으로’ 채우십니다. 이 시대의 마리아들도 ‘구유의 추문’을 견뎌내야 합니다. 마리아는 목자들보다 오래전에 그녀가 아들을 낳을 것이며 가장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아기의 이름을 예수라 하리라는 천사의 기별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마리아는 태어난 아기를 동물용 구유에 눕혀야 합니다. 마리아는 어떻게 ‘하느님의 영광과 마구간의 쓰라린 가난’을 조화시킬 수 있습니까? 특히 그녀의 갓난아이가 이러한 위태로운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이러한 상황이 마리아에게 고통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낙심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을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신 목자들은 기뻐하며 밤에 나타난 천사의 경험과 경배하러 간 아기에 대한 천사의 말을 모두에게 전합니다.

목자들의 반응은 ‘말과 놀람’으로 표현되지만 마리아는 마음속으로 이 현실을 숙고하며 수심에 잠겨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다른 반응은 일반적인 신앙경험의 측면을 상기시킵니다. 기대와 현실이 부딪치는 큰 어려움을 이겨내고 복음의 기쁨을 기쁨으로 삼아야 하는 우리도 '지키고 묵상'하는 같은 태도를 취함으로써 하느님의 어머니께 배울 수 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십자가를 이루기 위한 좁은 길, 없이는 부활이 없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신앙을 배우고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다고 가르치십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이러한 충돌을 관리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리아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에게 일어나는 경험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잊거나 거부하려고 하지 않아야 합니다. 마리아는 놀라운 삶의 경험과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을 가슴속에 간직했습니다. 그녀에게 위대한 소식을 전한 천사, 그녀가 출산해야 했던 비천한 마구간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것을 선택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위장하거나 꾸밈이 없습니다.

마리아의 ‘두 번째 태도’는 ‘지키고 숙고한다’입니다. 마리아는 아름답고 도전적인 측면을 마음과 기도에 모아 하느님 관점에서 고려함으로써 그 안에 담긴 더 큰 의미를 분별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지극히 높으신 이의 영광이 겸손에 나타난다’는 것과 ‘하느님이 구유에 누우셔야 하는 구원의 계획을 환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마리아의 ‘지킴과 숙고’라는 포괄적인 비전은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포용하는 모든 ‘어머니의 길’입니다. 이 모성적 '시선'과 사랑은 '의식적이고 현실적'이며 '새로운 희망을 낳는 보살핌과 사랑'이라는 더 넓은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는 마리아와 같은 ‘갈등과 분열의 철조망 대신 친교의 실을 엮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어머니의 시선으로 환생의 길과 중생과 성장의 길을 바라보시는 우리 어머니 마리아의 성호 아래 새해가 시작됩니다.

오늘날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개탄스러운 이 시대에 우리 모두는 어머니와 여성 보호에 더욱 힘써야 합니다. 여자를 다치게 하는 것은 여자에게서 인간성을 취하신 하느님을 모욕하는 일입니다. 마리아의 모성적인 보호를 통해 우리 모두 시련을 두려워하지 않고 주님은 신실하시며 모든 십자가를 부활로 바꾸실 수 있다는 기쁜 확신을 가지고 모든 것을 지키고 숙고하도록 도와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5세기 에베소 공의회에서 하느님의 백성이 했던 것처럼 모든 사람이 마리아를 부르도록 격려합니다. “하느님의 거룩하신 어머니, 하느님의 거룩하신 어머니, 하느님의 거룩하신 어머니!”

 

“주님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 소망이십니다.”

교종, 12월31일 새해 전야 기도회에서 주님께 대한 신뢰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12월31일 밤 성 베드로 성당에서 봉헌된 새해 전야 테데움(Te Deum, 사은 찬미기도) 강론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주님을 항상 신뢰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테데움 기도는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수석 추기경이 이끌었다. 교종 강론 내용.

요즘 전염병 시대의 성탄 전례는 우리에게 강생의 신비 놀라움과 경이로움과 묵상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마리아와 요셉, 베들레헴 목자들의 ‘거룩한 경이로움’은 그리스도 탄생 신비의 핵심을 파악하는 데 우리들의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나 이러한 놀라움은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감동시키는 심오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삶이나 사회에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다’는 사실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어머니 마리아 대축일 전례에서 마리아가 이 사건의 첫 번째 증인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마리아는 겸손함으로써 ‘성육신’의 가장 위대한 증인이 되셨습니다. 마리아의 마음은 ‘놀라움으로 가득차 있지만’ 이는 로맨티시즘, 감미료, 영성의 그림자가 아닌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인들의 경이로움은 '특수효과'나 '환상세계'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꽃의 아름다움, 삶의 이야기, 만남과 같은 현실 그 자체의 신비에서 나타나는 ‘주름진 노인의 얼굴'이며, 또는 갓 태어난 아기의 '만개한 얼굴'입니다. 거기에서 미스터리가 빛납니다. 하느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않으시고, 오시어, 가까이 계시고, 우리와 함께하는 분이시라는 사실을 깨닫고 마리아의 놀라움, 교회의 놀라움은 감사로 가득차 있습니다. 우리 삶의 문제와 도전이 남아 있는 동안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구속하셔서 ‘어린아이로서의 품위를 회복’하게 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위안을 받습니다. 몇 년째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무언가 잃어버린 느낌’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우리 모두 같은 배에 있다는 결속감이 뒤따랐고 다음에는 ‘모두 각자 스스로를 위해 힘쓰자’는 유혹이 뒤따랐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책임감을 가지고 다시 반응한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연대 안에서 책임을 지는’ 선택은 하느님에게서 즉, 단번에 깊은 인상을 주신 예수님께서 주셨기 때문에 우리 모두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합니다. 우리 역사에서 하느님의 원래 부르심의 '경로'는 모두 형제자매가 되고 한 아버지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특히 이곳 로마는 연대에 대한 소명이 ‘그 심장에 새겨져 있고, 이곳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순교자들의 그리스도 피로 결실을 맺은’ 그리스도의 복음에 뿌리를 둔 역사와 문화에서 비롯된 도시입니다. 환영받고 형제적인 도시는 취약한 사람들, 위기로 짓눌린 가족, 심각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얼마나 잘 환대하는지에 의해 평가됩니다. 로마는 '훌륭한 도시'인 동시에 생명의 존엄성을 위한 환대와 공동의 집과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환영하는 보살핌을 제공하라는 소명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어려운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를 보고 미소짓는 성모님을 바라보며 ‘시간을 충만하게 하시고’ 우리의 삶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의미를 주시는 주님을 신뢰하고 따르라고 하시는 성모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리는 주님을 신뢰합시다. 주님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 우리의 소망이십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의 2021년 여정과 개혁의 발자취”

85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종의 지난 2021년은 세 번에 걸친 사도적 해외순방과 여덟 번의 다양한 개혁에 관한 자의교서, 시노드 경로 개방, 중요한 국제 문제에 대한 호소, 제멜리 병원에서의 성공적 수술로 이루어졌다. 교종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이라크에서 슬로바키아 주변부와 레스보스 난민들의 고통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 사도적 해외 순방, 여덟 가지 주제의 여성 사역, 바티칸 사법제도 개혁, 미사 형식 규제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과 세계 모든 교구가 참여하게 될 전례 없는 시노드 경로의 시작. 일반접견 교리교육과 삼종기도 가르침, 로마 안팎의 국제적 행사로 분주한 해를 지냈다.

프란치스코 교종과 함께한 지난 1년은 교종을 주역으로 하는 많은 임명과 선포를 고려할 때 종합적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다. 교종은 2020년 12월31일 사은 찬미 기도(Te Deum) 행사와 1월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지 못하게 막은 좌골신경통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 막바지에 접어든 지난 한 해는 군중과의 코로나 방역을 위해 주일 삼종기도와 일반접견 교리교육도 개인 도서실에서 ‘갇힌 상태’(본인의 표현)에서 진행했다. 2021년을 맞으면서 교종은 세계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말로 한 해를 시작했다. “우리는 새로운 시작과 새로운 치료법을 바라면서 보살핌을 게을리 하지 맙시다. 우리는 몸에 대한 백신과 함께 영혼에 대한 백신도 함께 필요합니다. 그 백신은 보살핌입니다. 서로서로 남을 배려한다면 올해는 좋은 해가 될 것입니다.”

아르헨티나 출신 교종의 ‘세상에 대한 치유’는 전쟁, 빈곤, 이주로 상처를 입은 세계 여러 지역을 세 차례 순방하는 형식을 취했다. 가장 먼저 3월 5-8일 이라크를 방문했다. 극단주의 폭력과 지하디스트 행패로 황폐해진 중동지역을 교종이 처음 방문한 것이다. 2020년12월 발표한 방문 계획은 많은 사람에게 감염위험뿐 아니라 보안상 이유로 매우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었지만 프란치스코 교종은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이를 결행했다. 바그다드 먼지투성이 지역이나 카라코시 흙길에서 그를 환영했던 고통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교종은 시아파의 중추적 인물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를 만났다. 또한 과거 고문과 처형의 현장 모술에서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모든 형태의 폭력을 비난했다.

교종의 외침은 슬로바키아를 방문하는 동안(9월 12-15일) 다시 반복되었다. 브라티슬라바 쇼아기념관에서 교종은 하느님 이름이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데 사용하는 ‘모독’을 규탄했다. 루니크 9세 로마 빈민가에서 교종은 인종과 모든 차별에 낙인을 찍었다. 그의 외침은 철조망 형태를 취한 이주민 수용소를 ‘문명의 난파선’으로 비유하였으며, 여름에는 무더위, 겨울에는 얼어붙은 수천 명 이주민들이 난민접수 및 식별센터에서 비인간적 환경에서 살고 있는 ‘문명의 난파선’에 대해 인류사회에 호소했다. 교종은 키프로스와 그리스 여행(12월 2-6일) 후 방문한 레스보스에서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상처받은 육체를 ‘눈으로 들여다본 후 강력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우리의 바다(mare nostrum)가 황량한 죽음의 바다(mare mortuum)로 바뀌지 않도록 합시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세계를 순회하면서 바티칸의 차기 복음전파 헌법에서 구체화될 개혁에 눈을 고정한 채 1월부터 11월까지 자의교서(Motu proprios) 8권을 발간하여 사목, 재정, 사법의 변화와 혁신을 시도했다. 교종은 세계 부부에게 보내는 편지 ‘사랑 많은 아버지의 교도권’이 출간된 다음 날 평신도 바티칸 가정생활부 가브리엘라 감비노 차관은 2022년 로마 세계가정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사랑의 기쁨’ 가정의 해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교종은 12월27일 ‘당신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신혼부부, 격려, 근접의 표시 및 명상의 기회’라는 서한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 길은 과일이 풍부하고 ‘아버지의 부드러움’이 특징인 길이다.” 이는 평신도, 가족 및 생명을 위한 부서 차관 가브리엘라 감비노 수녀가 말했듯이 ‘교도권 텍스트’에서 새로워진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2021년은 바티칸에서 재판과 관련한 두 가지 중요한 법적 절차가 있었다. 하나는 두 피고인이 성 비오 10세 신학교에서 성학대 혐의로 기소되어 2020년 10월14일 시작되어 2021년 10월6일 끝난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또 국무부로부터의 자금에 관한 재정적 부정행위 혐의에 대해 7월27일 시작된 재판은 현재 5차 청문회가 진행 중이며 여전히 충돌에 시달리고 있으며 1월25일에 재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21년은 교종의 건강 소식으로 기억될 것이다. 좌골신경통으로 시작, 1월13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포함해 7월4일 제밀리 병원에 입원해 10일 동안 계획된 ‘게실 협착증 수술’을 받았다. 교종은 병원 10층 창문에서 삼종기도 가르침을 위해 나타났다. 교종의 입원과 수술은 그의 사임 가능성에 대한 추측을 자아냈으나 교종은 이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2021년은 또한 프란치스코 교종이 교회적 관점에서 가장 참신한 계획을 소개한 해다. 그가 제안한 세계 시노드는 세계 각 교구에서 시작되어 2023년 바티칸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로 절정에 달할 것이다. 이 시노드 일정의 3단계가 5월 발표되었다. 10월10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미사와 함께 시작된 시노달 경로는 교구, 대륙 및 보편교회 단계가 뒤따를 것이다. 교종은 시노드는 "교회대회나 스터디그룹, 정치모임, 의회가 아니라 주교, 사제, 평신도 모두의 ‘공동합의성’을 바탕으로 은혜가 충만한 행사, 성령이 인도하는 치유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한 해 동안 프란치스코 교종은 코로나 백신에 대해 끊임없이 세계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 대한 공평한 분배와 신속한 접근을 촉구했다.

교종은 또한 2021년 계속해 인류 공동의 가정인 지구를 보호할 것을 호소했다. 이 호소는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웅변적으로 표현되고 ‘모든 형제들’에서 더욱 강조되었다. ‘모든 형제들‘ 반포 1주년에 프란치스코 교종은 글래스고에서 열릴 유엔 기후변화회의 COP26를 앞두고 바티칸에 과학자들과 다른 종교지도자들을 모아 순 탄소배출량 제로를 요구하는 공동문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두 달 전 9월7일 교종은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바르톨로매오와 캔터베리 대주교 저스틴 웰비와 함께 환경 지속가능성의 시급성과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호소문에 서명했다.

교종은 또한 동등한 힘으로 평화와 군축문제에 계속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10월7일에 로마 콜로세움에서 성 에지디오 공동체가 조직한 다양한 종교대표자들과 회의에서 “모든 나라는 교육과 건강에 투자하면서 ’마음을 비무장화하고, 무기를 내려놓고, 군사지출을 줄이고, 죽음의 도구를 생명의 도구로 전환하라"고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팬데믹 와중에도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 수반들과 만남에서 항상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말라고 촉구했다.

교종은 11월12일 성 프란치스코 고향 아시시에 이탈리아와 유럽의 500명 이상의 가난한 사람들을 모아 감동적인 간증, 노래, 기도 속에서 여성이 흥정의 칩으로 취급되는 것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빈곤을 지적하고 노예, 굶주림, 난파된 아이들, 사회적 불평등을 겪고 있는 가족, 실업자,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이 그들의 목소리와 존엄성을 ‘돌려받을’ 것을 촉구했다. 교종은 또한 가난한 나라의 부채 탕감, 무기 금지, 침략과 제재중단, 모든 사람이 백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특허자유화를 요구하면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두 가지 제안을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2022년을 바라보며

새해에는 프란치스코 교종에게 두 가지 중요한 행사가 계획되어 있다. 2월27일 피렌체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주교회의에서 지중해 접경국가 주교들과 100명의 시장들이 주최하는 회의, 6월22일부터 26일까지 로마에서 ‘가족사랑과 성소와 성결의 길’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10차 세계가정대회다. 또한 교종의 캐나다 방문도 발표되었다.(날짜 미확정) 이는 캐나다 가톨릭교회와 원주민 사이의 화해를 위한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지난해 가톨릭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대규모 묘지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종은 올해 콩고,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헝가리를 방문을 희망했다. 헝가리는 9월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국제 성체대회를 위해 잠시 들를 예정이다. 또한 교종의 레바논 방문과 저스틴 웰비 성공회 대주교와 함께 남수단을 방문하는 준비와 그리고 러시아 정교회 대주교와 만남을 위해 모스크바에 갈 의향도 있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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