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도적 방문 1, 2, 3

(편집 : 장기풍)

교종 ,그리스 사도적 방문 첫째 날

“생명을 권리로 존중하는 새로운 인본주의를 추구하시오.”

교종, 그리스 도착, 정부관리, 외교단, 시민단체들에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12월4일 오전 키프로스를 떠나 현지 시간 11시10분 그리스 아테네 국제공항에 도착해 니코스 덴디아스 그리스 외무장관의 영접을 받고 의장대 사열과 화동의 환영 꽃다발을 받았다. 양측 대표단의 인사 후 교종은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이 기다리는 아테네 대통령궁까지 30킬로미터를 차량으로 이동해 대통령과 총리와 잇달아 환담한 후 그리스 정부관리 및 시민사회단체와 외교사절단을 향해 연설했다.

교종은 연설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생명을 권리로 존중하는 새로운 인본주의를 추구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교종은 그리스와 유럽이 하느님께 시선을 돌리고 다른 사람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 피조물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인류사회 건설을 위해 일하라고 강조했다. 연설 내용.

만일 아테네와 그리스가 없었다면 유럽과 세계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모르긴 해도 인류는 지금보다는 덜 현명하고 덜 행복했을 것입니다. 인류 문명의 요람인 그리스는 아테네와 함께 아크로폴리스, 올림포스 산, 아토스 산이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초월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의 복음서도 신성한 지혜가 담긴 언어인 그리스어로 기록되었습니다. 우리의 시선은 높은 곳을 향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향해야 합니다. 그리스를 둘러싼 지중해는 서로 다른 민족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야 하는 그리스의 소명을 일깨워 줍니다.

아테네에서 ‘시민의 개념’이 시작되었고 민주주의가 탄생하여 민주와 공익을 추구하는 정치체제가 만들어졌으며, 오늘날에는 유럽연합과 많은 사람을 대표하는 평화와 형제애의 꿈에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의 참여를 요구하지만 오늘날 유럽과 많은 지역에서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으로 인한 ‘민주주의 후퇴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치는 사회의 약한 계층에 우선권을 주는 공동선의 기술이어야 합니다. 정치는 좌파나 우파가 아닌 사회정의를 향해, 어느 정당 단독이 아닌 모든 정파와 국민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헌신적으로 참여해 기후위기, 전염병, 공동시장, 그리고 무엇보다 만연한 형태의 빈곤과 같은 전선에 행동의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정치에는 사적 이익과 과도한 민족주의적 요구보다 공동의 필요를 우선시하기 위해 이러한 정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중해 주변의 여러 땅을 하나로 묶는 상징인 올리브 나무들이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악천후로 발생하는 화재로 많이 타버렸습니다. 창세기에 기록된 대홍수 후 비둘기가 노아에게 가져온 올리브 잎은 회복의 상징, 즉 삶의 방식을 바꾸고 창조주와 그분의 모든 피조물과의 적절한 관계를 새롭게 함으로써 새 출발하라는 약속의 상징입니다.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인류의 모든 약속이 온전히 공유되고 행동으로 진지하게 이행되어 아이들이 또다시 부모 위선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성경에서 올리브나무는 특히 동족이 아닌 사람들과의 친교에 대한 부르심과 관련이 있습니다. 신명기는 추수할 때 올리브나무에 약간의 열매를 남겨 둘 것을 촉구합니다.

그리스는 일부 섬에서 경제위기 후 어려움이 악화시킨 이주민들의 도착을 목격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이 계속 주저하고 있고, 유럽연합은 연대의 동력이 아닌 종종 민족주의적 사리사욕의 희생양이 되어 때때로 차단되고 조정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주 문제는 남과 북 사이 균열로 이어졌습니다. 이주 문제에 관한 세계적 ‘공동체주의’ 비전을 장려하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여 각 국가의 경제에 비례하여 많은 이민자가 그들의 인권과 존엄한 권리를 온전히 존중하면서 환영받고, 보호받고, 승진하고, 통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고통은 우리를 하나로 만듭니다. 우리 모두 같은 인류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통합되고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팬데믹은 우리 자신의 약점과 타인에 대한 필요성을 재발견하게 했고 교회는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 기여하는 놀라운 성장이 있었습니다. 특히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우리 시대의 생명, 특히 태아의 생명권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보살핌과 치료를 받을 권리를 언제나 존중받아야 하며, 태아는 물론 가장 취약한 계층인 노인들이 버려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삶은 죽음이 아닌 권리’입니다. 죽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스 정부 당국이 그리스를 더욱 개방과 포용, 정의의 길로 인도하시기를 바랍니다. 아테네가 세상을 향해 높은 곳과 다른 사람을 향한 우리의 시선을 높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울리기를 바랍니다. 민주주의는 권위주의에 대한 대응이 되어야 합니다. 개인주의와 무관심은 다른 사람, 가난한 사람, 피조물에 대한 관심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시대와 유럽이 필요로 하는 새로워진 인류를 위한 필수적 토대로 확신합니다.

 

“역사 속의 가톨릭교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드립니다.”

교종, 그리스 정교회 대주교구에서 ‘형제애와 상호존중’ 역설

프란치스코 교종은 12월4일 그리스 아테네 정교회 대주교구(大主敎區)를 방문해 이에로니모스 2세 대주교와 면담하고 정교회 주교, 사제, 수도자들에게 연설했다. 프란치스코 교종과 이에로니모스 2세는 면담과 연설에서 형제애를 바탕으로 하는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두 교회가 오늘날의 도전과 희망에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에로니모스 대주교는 이날 교종을 소개하는 연설에서 2016년 레스보스 섬을 방문한 교종을 회상하면서 두 교회의 ‘명예로운 형제애’를 표현했다.

그는 연설에서 긴급한 해결책이 요구되는 ‘기후변화 대응’, ‘기술변화와 전염병, 이주자와 난민위기’를 포함한 우리 시대 긴급한 문제들을 거론했다. 또한 그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뿌리와 올해 그리스 자유투쟁 200주년을 회상하면서 가톨릭교회가 투쟁을 지지하는 '기회를 놓친 것'에 유감을 표했다. 동시에 대주교는 미래를 내다보며 '진실과 사랑'의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 과거와 현재의 빛과 그림자를 바라보며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프란치스코 교종에 대한 커다란 존경과 애정을 표시하고 형제로서 전진하려는 공동의 노력을 새롭게 다짐했다. 이에로니모스 2세 대주교 환영연설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종은 연설에서 ’팔복‘으로 표현된 따뜻한 환영과 애정에 감사하면서 그리스 정교회 신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종 연설 내용.

저는 2016년 레스보스에서 열린 정교회와 공동회의에서 두 교회가 연대를 통해 섬에서 고통받는 난민과 이주자들의 곤경에 주의를 환기시켰던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들은 형제애 기쁨을 공유하기 위해, 지중해를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바다'로 보기 위해 다시 만났습니다. 이곳에 있는 오래된 올리브나무에 대한 비유처럼 올리브나무가 그들을 지탱하는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2000년 지속되어 온 그리스도교의 공통적인 사도적 뿌리도 든든하게 교회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비극적인 세상의 염려가 그리스도교인들 사이에 분열을 일으켰는지 모릅니다. 이러한 과거 역사에 대해 부끄럽게도 저는 가톨릭교회의 잘못을 인정합니다. 예수님 복음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행동과 결정은 오히려 이익과 권력에 대한 갈망으로 표시되어 우리의 친교를 심각하게 약화시켰습니다.

저는 역사적으로 많은 가톨릭 신자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하느님과 우리 형제자매들의 용서를 다시 한 번 간청할 필요를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의 뿌리는 사도적이며, 하느님이 심으신 것은 같은 성령 안에서 계속 자라고 열매를 맺는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선한 열매를 인정하고 주님께 감사할 수 있는 것은 주님의 커다란 은혜입니다. 올리브나무의 궁극적 열매는 기름이며, 이는 교회를 낳은 성령을 상기시킵니다. ‘성령은 무엇보다도 친교의 기름’이며 이를 우리가 공유하는 인류애를 인식하는 것이 친교를 건설하는 출발점입니다. 형제적 친교가 얼마나 ‘하느님의 축복을 가져오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성령이 우리 마음에 부어질 때 우리는 ‘더 큰 형제애를 추구하고 친교 안에서 우리 자신을 구조화’ 하도록 힘을 얻게 됩니다. 우리는 서로의 개종을 요구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자유를 온전히 존중하면서 하느님을 경배하고 이웃을 섬기는 일에서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만민을 모으시는 그리스도 사랑을 더욱 확실히 선포하기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호존중과 협력은 시급합니다.

성령은 또한 ‘지혜와 위로의 기름’입니다. 그리스 문화와 신앙의 첫 번째 중요한 토착화의 상속자인 정교회가 신학적 훈련과 준비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리스 교회와 바티칸뿐 아니라 로마에 있는 바티칸 대학들과 국제적 신학 대화를 위한 공동위원회 협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성령은 또한 ‘위로의 기름’이며 성령은 우리에게 약하고 가난한 자들을 돌보고 하느님 보시기에 가장 중요한 그들의 대의가 세상의 관심을 끌도록 촉구합니다. 또한 성령은 ‘사랑의 기름으로 우리를 인류의 상처를 치유하라고 부르십니다. 하느님의 위로를 세상에 전하고 상처받은 관계를 치유하기 위해 서로를 위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기도는 과거를 극복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영이 우리에게 임하셔서 하느님의 자비로 활기를 띠고 사람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고요하고 명료하며 진실한 비전을 주시도록 기도드립니다. 주님께서 우리 마음에 친교에 대한 열망을 불사르시고, 지혜로 우리를 깨우쳐주시고, 그분의 위로로 기름 부으실 수 있도록 기도드립니다.

 

“여러분은 성 바오로 사도의 모범을 따르십시오.”

교종, 그리스의 소수 가톨릭 공동체 격려 방문에서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그리스 방문 첫날 오후 아테네 성 디오니시오스 성당에서 그리스 가톨릭교회 주교, 사제, 수도자, 신학생과 교리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티노스 섬에서 활동하는 작은 가톨릭 공동체 수녀와 평신도를 만나 격려했다. 아테네 세바스티아노스 로소라토스 명예 대주교가 환영사와 만남의 시작을 알렸다. 대주교의 환영사에 이어 티노스 섬에서 활동하는 아르헨티나 출신 수녀와 평신도의 간증이 있었다. 그들은 지역교회 구성을 변화시키고 있는 세속화와 이주민 증가로 정교회가 다수인 국가에서 작은 신앙공동체가 형성되는 기쁨과 도전에 대해 증언했다. 교종은 연설에서 그리스 가톨릭 신자들은 아레오바고스에서 성 디오니시우스를 개종시켜 그리스에 그리스도교 신앙의 씨를 뿌린 바오로 사도의 모범을 따르라고 격려했다. 연설 내용.

바오로 사도 당시 그리스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교와 그리스 문화를 융합한 믿음의 작은 겨자씨를 뿌렸습니다. 특히 바오로는 이교도 나라인 그리스에 그리스도교 신앙의 돌파구를 마련했으며, 오늘날 그리스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토착화시켰습니다. 이러한 바오로 사도 성공의 두 가지 태도에 주목해야 합니다. 첫 번째 태도는 하느님께 대한 확신을 바탕에 둔 자신감 있는 신뢰였습니다. 사도행전에 기록된 것과 같이, 바오로는 아테네에 도착하자 환영받지 못한 손님으로 시험받기 위해 아레오바고 법정에 끌려갔습니다. 그 과정을 보면서 우리도 작은 공동체, 자원이 거의 없는 교회가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 운영되고 있는 사실에 지치고 좌절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적대적 환경 속에서도 바오로는 사명을 포기하지 않고 불평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습관적 강박에서 오는 안주보다 불확실한 상황을 더 좋아하고, 확신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사도의 자세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오늘날 그리스의 작은 가톨릭 공동체도 이 같은 태도가 필요합니다. 교회로서 우리는 정복과 승리의 정신, 인상적 숫자나 세속적 위대함을 가지도록 부름받지는 않았습니다.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자라는 겨자씨에서 영감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는 성령의 끊임없는 역사로 세상의 반죽 속에 감춰져 묵묵히 일어나는 누룩이 되어야 합니다. ‘작음은 축복’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일을 축복으로 여기고 기꺼이 받아들이십시오. 그것은 여러분이 오직 하느님만을 신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 많은 교회가 소수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소수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작은 길, 곧 약함, 비천함, 온유함의 길에 더 가깝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레오바고에서 바오로 사도가 보여 준 두 번째 태도는 ‘수용’입니다. 수용의 태도는 다른 사람들의 공간과 삶을 차지하려 하지 않고 그들의 삶의 토양에 좋은 소식을 뿌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현장에 오기 전에 하느님께서 이미 그들 마음에 심으신 씨앗을 인식하고 감사하는 법을 배웁니다. 바오로는 아테네 사람들과 함께 놀라운 교육학을 채택했습니다. 그는 강요하지 않고 제안했습니다. 그의 '스타일'은 개종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온유함에 근거한 것입니다. 방금 전 로고스 씨 간증처럼 성령은 언제나 우리가 밖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그의 자녀들이 종교적 관습에서 멀어지는 것을 보는 것에 대한 불안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취해야 할 올바른 태도입니다.

그리스에서는 인간, 문화, 종교적 차이 속에서 친교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필요합니다. 오늘날 이곳에서 우리의 도전은 가톨릭, 정교회, 다른 신조를 가진 형제자매들이 모두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꿈꾸고, 함께 일하고, 형제애 신비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한 ‘환영의 대화’를 향한 길에 과거의 상처가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오늘의 도전을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옛날 아레오파고스 사람들 대부분이 바오로를 비웃고 떠났지만 디오니시우스를 비롯한 일부 사람들은 그를 좇아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작은 남은 자들’이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역사적인 ‘믿음의 실험실'에서 계속 일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 모두 ‘형제애의 신비함'의 배양을 위한 실험실이 되기로 결심하기 바랍니다.

한편 행사를 마친 프란치스코 교종은 바티칸 대사관에서 예수회 회원들과 개인적인 만남을 갖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교종 그리스 사도적 방문 둘째 날

“제발, 문명의 난파선을 멈추게 해 주십시오.”

교종, 레스보스 난민 접수 및 식별 센터 연설에서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그리스 순방 이틀째 12월5일 주일 아침 레스보스 섬 미틸레네 난민 접수 및 식별 센터를 방문했다. 5년 만에 이곳을 찾은 교종은 난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현재 이주자들에게 닥친 상황은 모든 사람이 우려하는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정의했다. 교종의 레스보스 섬 방문에는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도 동행했다. 이날 난민캠프 수천 명 이주민은 교종을 열렬히 환영하면서 감격했다. 교종은 이들의 증언을 듣고 시설을 둘러본 후 연설하면서 “저는 여러분의 얼굴을 직접 보고 눈을 마주치지 위해 이 섬에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연설 내용.

저는 여러분의 얼굴을 직접 보고 눈을 마주치기 위해 이 섬에 왔습니다. 정교회 에큐메니컬 총대주교 발토로메오 대주교님 말씀처럼 여러분의 문제는 전 세계의 문제며, 여러분이 마주한 상황은 모든 사람이 우려하는 인도주의적 위기입니다. 세계는 코로나 대유행과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진전은 조금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주와 관련한 문제들은 끔찍하게도 결여된 것 같습니다. 여러 나라들이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시급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일 따름입니다. 앞으로 세계는 다른 사람들과 점점 더 많이 접촉할 것입니다. 이를 선으로 바꾸려면 일방적 행동이 아닌 폭넓은 정책이 필요합니다. 역사가 이 교훈을 가르쳐 주지만 인류는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모든 남성과 여성에게 ‘두려움의 마비, 살상에 대한 무관심, 주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냉소적 무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교훈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5년 전 이곳을 방문한 후에도 이주 문제에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민자를 환영하고 통합하는 일에 헌신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분들을 매우 칭찬하고 격려합니다. 현재 이 나라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주민 문제로 곤경에 처해 있고, 유럽에도 이주민 문제를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깊이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이주민들을 위한 공동자금을 장벽을 건설하는 데 사용하자는 제안을 듣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장벽을 더 높이 쌓아 문제가 해결되고 공존이 개선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주민들을 돌보기 위해 각 나라들이 힘을 합칠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주민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놓고 말다툼하는 것보다는 시야를 넓혀 인류의 대다수, 비록 그들이 만들지는 않았지만 해결해야 하는 오랜 착취의 역사에서 인도주의적 긴급상황의 희생자가 된 사람들의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낫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공포감을 심어 주어 여론을 선동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왜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착취, 그리고 거의 언급도 되지 않는 전쟁을 위해 낭비에 가까운 자금의 투입, 무기거래 확산을 선호하는 무기산업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켜야 합니까. 결과를 지불하고 정치적 선전에 사용되는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 멀고 가까운 원인부터 찾아 해결해야 합니다.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긴급상황을 그때그때 땜질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여러 가지 복합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바다’(mare nostrum 라틴어)가 황량한 ‘죽음의 바다’(mare mortuum)로 바뀌지 않도록 합시다. 이 ‘만남의 장소’가 ‘갈등의 장소’가 되지 않도록 합시다. 이 '기억의 바다'가 '망각의 바다'로 변하는 것을 허용하지 맙시다. 제발, 이 문명의 난파선을 멈추게 해주십시오.

 

“희망은 사막을 오아시스로 변화시킵니다.”

교종, 아테네 가톨릭 공동체 합동미사 집전과 강론

프란치스코 교종은 12월5일 대림 제2주일 아테네의 가톨릭 공동체가 합동으로 봉헌하는 미사를 집전하고 강론했다. 아테네 메가론 콘서트홀에서 봉헌된 미사에는 2000명 가톨릭 신자가 코로나 방역수칙으로 두 개 홀에서 나누어 참례했다. 교종은 강론에서 이날 복음(루카 3,1-6)에 기록된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서 사람들을 회심으로 부르고 있는 장면을 인용하면서 우리의 삶에서 느껴지는 ‘실존적 사막’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 강론 내용.

광야 즉 사막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는 구속의 길이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세속적 권력의 맥락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단순하며 역설적으로 위험으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에서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그러나 바로 그 광활하고 메마른 광야에 ‘야훼의 영광’이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인간에게는 놀라움이지만 감사해야 할 아름다운 메시지입니다. 왜냐하면 주님은 작고 천한 것을 귀중히 여기시며 우리의 삶이 메마르고 가난할지라도 광야처럼 부유하지 않고 내적으로 가난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실존적 사막을 방문하십니다. 세례자 요한은 회심의 필요성을 설교함으로써 광야에서 그리스도의 오실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하느님은 우리가 시련이나 슬픔에 직면할 때마다 그분의 시선을 돌리시어 우리의 ‘실존하는 사막’을 방문해 내면의 공허함을 채우게 하시면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 내면의 사막에서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임재를 느끼게 하시는 곳이 바로 그곳임을 깨닫게 됩니다. 때때로 우리 교만이 그분이 들어오시는 것을 느끼는데 방해가 됩니다. 주님은 가까움과 연민과 부드러움의 말씀으로 우리를 방문하십니다. 광야에서의 요한의 설교는 하느님께서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방문하셔서 우리의 작은 것에 대한 사랑으로 우리의 메마른 영혼을 상쾌하게 하기 위해 손을 내미신다는 메시지를 공유합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소수자로서 적거나 소수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것’입니다. 회개한다는 것은 ‘그 너머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회개’를 강조하는 설교는 우리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 수 있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완벽함은 우리 스스로는 달성할 수 없습니다. 우리 문제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달렸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복음서가 사용한 헬라어 ‘metanoeίn’의 완전한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어의 문자적 의미는 ‘생각 너머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자급자족에 대한 믿음을 버리거나 우리 자신과 일하는 방식을 뛰어넘어 생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한은 우리를 회심으로 부름으로써 우리가 현재 있는 곳에서 '그 이상'으로 나갈 것을 촉구합니다. 하느님이 우리보다 훨씬 더 크시기 때문입니다. 회심은 ‘하느님은 항상 현존하신다.’는 것과 그분은 우리 너머에 계시며 우리 힘이 되시기 때문에 그분을 신뢰해야 함을 아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들어오셔서 행하시도록 그리스도께 문을 열면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시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광야와 요한의 설교와 함께 우리 안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과 함께 하면 모든 것이 참으로 변한다’고 믿을 수 있는 은총을 간구해야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두려움을 몰아내고 상처를 치유하며 우리의 메마른 곳을 샘물이 되게 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의 은총은 우리의 믿음을 키우고 서로를 돕기 위한 봉사활동으로 이끕니다. 희망은 ‘사막을 호수’로 ‘메마른 땅을 오아시스’로 변화시킵니다. 우리의 만남이 예수님의 희망과 기쁨 안에서 우리를 새롭게 하고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을 기뻐하는 동안 우리는 지극히 거룩하신 우리 어머니께 우리도 그녀처럼 희망의 증인이요, 기쁨의 씨를 뿌리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구합시다. 우리는 행복하고 함께 있을 때뿐 아니라 매일 사막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곳에 하느님 은혜로 우리의 삶이 회심하도록 부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곳, 우리 내부나 환경의 많은 사막에서 생명이 번성하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이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은총과 용기를 주시기를 빕니다.

저는 내일 그리스를 떠날 것이지만 주님은 여러분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ucaristia'!! '유카리스티아' 이 단어는 그리스도의 선물인 성찬례를 요약하는 전체 교회를 가리키는 헬라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감사는 믿음과 삶의 마음에 새겨져 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전 존재를 만드셔서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형제자매들에 대한 사랑의 선물인 성찬례를 행하시기를 빕니다. 저는 기억과 기도로 여러분을 데리고 갈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저를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또한 저를 진심을 다해 환영해 주신 그리스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는 그리스도교 신앙과 삶의 핵심입니다. 그리스어로 ‘Ευχαριστώ’(엑사리토, 감사합니다)는 그리스어가 전체 교회에 그리스도의 선물을 요약하는 용어를 제공한 것입니다. 이러한 감사의 마음으로 저의 사도적 여정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신 그리스 정부 당국과 주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모든 것과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을 '성찬례' 곧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우리 형제자매들에 대한 사랑의 선물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저는 제 기억과 기도 속에 그리스 국민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편 미사 끝에 아테네 테오도로스 콘티디스 대주교는 교종께 다음과 같은 감사인사를 전했다. ”세계 모든 곳에서 미사가 봉헌되지만 오늘 우리는 미사에서 교회의 일치와 보편성을 확인하는 특별한 방식의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우리를 찾아주신 교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와 함께 미사를 봉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교종님께서 이 세상 교회를 위해 하시는 모든 일과 우리가 예수님의 길을 따르도록 격려하는 당신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형제애와 평화의 길을 함께 계속합시다.”

그리스 정교회 이에로니모스 2세 귀국 앞둔 교종 방문인사

프란치스코 교종은 그리스 순방 두 번째 날 마지막 일정을 5일 저녁 6시50분 아테네 주재 바티칸 대사관에서 열린 정교회 이에로니모스 2세 대주교와의 회동으로 마쳤다. 교종과 이에로니모스 2세는 전날 정교회 대주교구에서 만난 후 두 번째 회동에서 30분간 단독 면담을 마치고 '명예의 문서'에 각각 짧은 문장과 서명을 남겼다.

이에로니모스 2세는 교종을 '로마의 가장 거룩한 형제'라고 표현하고 "프란치스코 교종의 그리스 방문에 우리는 따뜻한 인사와 함께 좋은 여행을 기원합니다. 거룩하신 하느님이 우리를 축복해 주옵소서"라고 기록했으며, 프란치스코 교종은 "저는 기쁨과 평화로 사랑하는 형제 이에로니모스 2세를 만납니다. 그의 형제적 선하심과 온유함과 인내에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형제애와 평화의 길을 함께 계속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시기를 빕니다. 저는 우리가 함께 걸을 수 있도록 당신의 관대함에 대해 이에로니모스 2세께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 우리 두 자매교회를 축복하시고 하느님의 거룩하신 어머니께서 우리를 도우시기를 빕니다"라고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선물을 교환했다. 이에로니모스 2세는 교종에게 20세기 초 소아시아 그리스의 고통스러운 역사에 관한 책과 그리스혁명에 관한 책 두 권과 함께 아기 예수와 함께 있는 성모상을 선물했다. 교종은 그에게 여행메달과 2020년3월27일 코로나 팬데믹의 가장 극적인 순간 성 베드로 광장에서의 역사적인 ’우르비 엣 오르비‘의 감동적 기도를 담은 바티칸 출판사의 책을 선물했다.

 

교종 그리스 사도적 방문 마지막 날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사람을 만나며, 큰 꿈을 꾸시오”

교종, 출국 직전 아테네 젊은이들과의 만남에서 ‘즉문 즉답’ 연설

프란치스코 교종은 12월7일 오전 로마로 출발하기 직전 아테네 북부 마루시의 우르술라인 수녀들이 운영하는 성 디오니시우스 학교에서 그리스 각지에서 온 젊은이들과 만나 필리핀, 그리스, 시리아에서 온 세 젊은이들의 간증을 청취하고 이에 화답하는 ‘즉문 즉답’ 형식의 연설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는 진정한 만남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도 진정성 있는 만남을 통해 커다란 이상을 꿈꾸라고 독려했다. 연설 내용.

필리핀에서 오신 카테리나 비니비니 자매가 경험하신 믿음에 대한 반복적인 의심은 믿음이 없다는 표시가 아닙니다. 반대로 의심은 ‘신앙의 비타민’입니다. 의심은 신앙을 강화해 더 의식적이고 자유롭고 성숙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믿음은 정확히 표현하자면 ‘매일 예수님과의 개인적인 여행’입니다. 그러나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의심은 마귀의 시험으로 배척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가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사실에 경이로움을 가져야 합니다. 거울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대신 창문을 활짝 열고 주변의 아름다움에 집중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자연이 우리 눈에 아름답다면 하느님의 눈에는 여러분 각자가 한없이 더 아름답습니다! 우리를 안아 주시고 일으켜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용서의 경이로움을 느껴야 합니다. 여러분의 가치는 여러분 자신이 가진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누구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즉 ‘너 자신을 알라’는 그리스의 현인 소크라테스의 말씀처럼 여러분이 각자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요즘 시대의 손쉬운 이익, 소비주의, 육체적 건강숭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빠져드는 ‘쾌락’이라는 오늘날의 사이렌 경보에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의무감으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 때문에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창조와 우정, 하느님의 용서'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 경탄을 나타낼 것입니다. 티노스 교구 이오안나 비달리 자매는 간증에서 다른 사람들, 특히 그녀에게 매일 기도와 하느님께 감사하는 법을 가르쳐 주신 어머니와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매님에게 자연스럽고 진정한 믿음이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들은 이와 같이 우리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예수님과 함께 나누기 위해 모든 일을 주님께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은 이오안나 자매의 친구가 되셨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명확한 생각을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여러분의 삶을 하느님 앞에 가져오는 것입니다. 반면에 예수님은 실제의 얼굴을 다른 사람들을 통해 나타내십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교리문답을 주시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사이를 걸으시면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현존시키십니다. 이오안나 자매 인생에서 또 다른 사람은 그녀에게 '삶을 봉사로 보는 것'의 기쁨을 보여 주신 수녀님이었습니다. 남을 돕는 것이 진정한 기쁨으로 가는 길이며 '남을 돕는 것은 패자가 아닌 승자의 것'입니다.

특히 젊은이 여러분은 트윗 몇 개를 올리거나 가상의 만남에 안주하지 말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의 실제 만남을 통해 젊음을 유지해야 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지만 그들 자신은 그다지 사교적이지 않습니다. ‘함께하는 신비, 나눔의 기쁨, 봉사의 열정’을 계발하도록 하십시오. ‘남들이 나를 발견하는 길’처럼 계속 형제애를 꿈꾸십시오. TV 앞 소파의 안락함을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혼을 위한 운동 경기에 참가하려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몇 걸음 더 내딛고, 장애물을 마음으로 뛰어넘고, 서로 짐을 지고 달려야 합니다.

세 번째 증언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시리아에서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탈출해 물과 음식도 없이 바다의 바위에 좌초되어 구조를 기다리던 아부드 가브로 형제의 증언입니다. 아부드 형제 이야기는 ‘진정한 현대의 오디세이’입니다. 바닷가에 서서 바람이 새로운 것을 가져다 주기를 기다리며 사는 것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합니다. 젊은이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지 말고 더 큰 꿈을 함께 꿈꾸며 아부드 씨처럼 희망의 용기를 키워 나가야 합니다. 올바른 선택과 좋은 결정은 항상 우리 자신에 관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관한 것입니다.

 

“교종, 역사적인 35차 사도 순방 마치고 귀국길”

프란치스코 교종이 5박6일 키프로스와 그리스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기 위해 12월6일 오전 10시58분 아테네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교종은 공항에서 그리스 외무장관과 짧은 만남을 가진 후 환송 나온 정부관리와 가톨릭과 정교회 주교들과 인사들 나눈 뒤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테네에서 로마로 향하는 약 2시간 동안 기자들과 기내회견을 진행한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종은 키프로스와 그리스 사도적 순방을 통해 상처 입은 인류의 복합사회를 물들인 이주자들의 놀라움과 행복한 얼굴에 대한 기억과 함께 그리스 사람들의 열정과 보편교회 공동체에서 위안을 받았다.

특히 마지막 날 출발 직전 아테네 우르술라인 수녀회 성 디오니시우스 학교에서의 젊은이들과의 만남은 불확실성과 두려움으로 얼룩진 미래와 씨름하는 새로운 세대에게 자극을 주는 신선한 감동이었다. 프란치스코 교종의 이번 사도적 순방은 그가 ‘현대의 오디세이’라고 부르는 전쟁과 살육의 땅에서 탈출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로 여겨지는 나라에서 거부당한 행복과 존엄한 삶의 미래를 찾아 떠난 이주민들을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어루만져 주었으며, 이 시대에 매우 중요한 일치운동을 위한 복음주의적 형제애 스타일로 사람들을 포용하고 다리를 건설하고자 하는 교도권의 한 부분이었다.

 

프란치스코 교종 기내 회견 일문일답(요약)

프란치스코 교종은 5박6일의 키프로스와 그리스 사도적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수행기자들과 기내회견을 갖고 일문일답했다. 기자들은 질문을 통해 이번 순방과 이주민 문제와 정교회와의 형제적 관계 및 ‘가십’의 희생자로 알려진 프랑스 파리대교구 오페티 대주교의 사임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기내 회견 요약.(기자 성명 생략)

키프로스 공영방송 기자. “교종님의 키프로스와 그리스에서의 종교간 대화의 강력한 발언은 국제적으로 고무적인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사람들은 사과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교종께서는 이를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바티칸은 가톨릭과 정교회를 하나로 묶기 위해 무엇을 할 계획입니까? 시노드가 예정되어 있습니까? 에큐메니컬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는 2025년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 기념을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요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앞으로 나아갈 단계는 무엇입니까? 또 크리스마스에 관한 EU문서에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답변) 예, 저는 사과했습니다. 저의 형제이신 크리소스토모스 2세 앞에서 그리스도교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분열에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가톨릭입니다. 저는 그리스 독립전쟁시 가톨릭교회의 외면을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크리소스토모스 대주교는 저에게 이것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가톨릭의 일부는 그리스 독립을 방해하기 위해 다른 유럽정부와 손을 잡았습니다. 한편, 섬에서는 천주교 신자들이 독립전쟁에 참여해 일부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해야 합니다.

흔히 우리가 사과해야 한다고 느낄 때 우리의 입은 침묵합니다. 하느님은 용서하시는 데 지치지 않으십니다. 용서를 구하는 데 지치는 것은 우리 자신이며 하느님께 용서를 구하는 것보다 형제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형제들에게는 부끄러움과 굴욕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세상에서 우리는 굴욕과 사과가 더 필요합니다. 저는 우리가 야기한 분열에 대해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우리를 위해 사과해야 합니다. 가톨릭교회의 일부가 유럽정부 편에서 전쟁에 참전했던 것에 대해서 사과합니다. 충분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변명을 했습니다. 이것은 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입니다. 이주민 드라마의 스캔들, 바다에서 익사한 수많은 생명의 스캔들에 대한 변명입니다. 다른 주제인 시노드 측면에서 우리는 한 무리입니다. 성직자와 평신도를 구분하는 것은 자격의 기능적 구분이지만 하나의 무리입니다. 교회 내 차이점 사이의 역동성은 공동합의성입니다. 즉, 서로 경청하고 함께 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공동합의성의 의미입니다. 정교회, 심지어 동방 가톨릭교회는 이것을 보존했습니다. 그러나 라틴교회는 시노드를 잊어버렸고, 1950년대 시노드 여정을 재건한 사람은 성 바오로 6세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공동합의, 함께 걷는 습관을 갖기 위해 시노드 여정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에 대한 유럽연합의 문서는 시대착오입니다. 역사상 많은 독재정권이 이를 시도했습니다. 나폴레옹과 나치, 공산주의를 생각해 보십시오. 이데올로기적 식민화를 주도하는 것은 국가를 분열시키고 유럽연합을 실패로 이끌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각 국가를 존중해야 합니다. 국가는 다양하고 표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유럽​​연합은 각 나라의 특이성과 주권을 존중하고 이념식민화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이러한 이유로 크리스마스에 대한 EU문서는 시대착오입니다.

그리스 기자 질문, “교종님, 그리스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유럽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테네 대통령궁에서 말씀하셨습니까? 독실한 그리스도교인이라고 공언하면서도 동시에 비민주적인 가치와 정책을 조장하는 지도자들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답변) 민주주의는 문명의 보물로 지켜져야 합니다. 그리고 상위 주체가 지켜줄 뿐 아니라 국가들 사이에서도 지켜져야 하고, 다른 이들의 민주주의도 지켜야 합니다. 오늘날 저는 민주주의에 두 가지 위험을 봅니다. 하나는 포퓰리즘입니다. 포퓰리즘은 여기저기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지난 세기 강력한 포퓰리즘인 나치즘을 생각합니다. 그 포퓰리즘은 국가적 가치를 수호한다며 민주적인 삶, 실제로 인민의 죽음과 함께 삶 자체를 말살시켜 피투성이 독재정권이 되었습니다. 저는 우파나 좌파정부를 막론하고 이러한 포퓰리즘의 길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포퓰리즘’은 대중의 자유로운 표현인 대중주의와 아무 관련이 없으며, 정체성, 민속, 가치, 예술로 스스로 드러냅니다. 민주주의가 약해지고, 이는 국가적 가치가 희생될 때 서서히 물들어갑니다. 일종의 초국가적 정부인 '제국'을 향해 나아가는 것, 이것이 우리를 우려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약화는 대중주의가 아닌 포퓰리즘의 위험과 국제 경제 및 문화 강국에 대한 이러한 언급의 위험 때문입니다. 이것이 제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이지만 저는 정치과학자는 아닙니다.

독일 기자 질문, “이주민 문제는 지중해에서만 중심적인 주제가 아닙니다. 유럽의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것은 동유럽에 관한 것입니다. 철조망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예를 들어 폴란드와 러시아에서 그리고 독일과 같은 다른 국가에서 무엇을 기대합니까?

(답변) 저는 이주를 막거나 국경을 닫는 사람들에 대해 말할 것입니다. 이제 장벽이나 철조망 또는 협주곡으로 끈을 만드는 것이 유행입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것의 의미를 알고 있습니다.) 입국 통로를 막기 위해 이런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제가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당신이 이민자였을 때 그들이 당신을 들여보내주지 않았을 경우를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땅에서 탈출하고 지금은 벽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이것은 당신에게 좋습니다. 성벽을 쌓는 사람은 역사의식과 자신의 역사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가 다른 나라의 노예였을 때. 성벽을 쌓는 사람들은 적어도 상당 부분은 노예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민자들의 물결이 오면 통제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것을 말할 것입니다. 모든 정부는 이민자들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통치자들은 그들이 얼마나 많은 이민자를 받을 수 있는지 를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이민자들은 환영하고, 동반하고, 승진하고, 통합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일정 수 이상을 수용할 수 없으면 다른 국가와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이 유럽연합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주민 배분을 위해 모든 정부가 화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키프로스나 그리스를 생각해 봅시다. 또는 시칠리아의 람페두사에서도. 이주민들이 와서 여기저기로 보내는 모든 나라들 사이에 일반적인 조화가 없습니다. 제가 말한 마지막 단어를 반복합니다. ‘통합’. ‘통합’. 이민자를 통합하지 않으면 새 이민자들은 ‘게토시민권’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 번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5년 전 벨지움 자벤템 국제공항의 이주자들에 대한 폭탄테러 비극입니다. 공항에서 그 재앙을 만든 소년들은 벨기에인이었지만 통합되지 않은 게토화된 이주민의 아이들이었습니다. 당신이 이민자가 아니라면 교육, 일, 보살핌과 통합하지 않으면 게릴라가 생길 위험이 있습니다. 이주민을 환영하고 이주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우리가 해결하지 않으면 오늘날 유럽에서 우리 문명을 파괴할 위험이 있습니다. 지중해에서만 난파된 것이 아닙니다.

저에게 인상 깊은 통합의 모델은 독재정권(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에서 탈출한 라틴아메리카 이민자들을 환영하고 통합한 스웨덴이었습니다. 오늘 아테네에 있는 기숙학교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는 문화의 과일 샐러드가 있었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섞여 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의 미래입니다. 완성. 통합으로 성장하십시오. 그러나 강조하고 싶은 또 다른 드라마가 있습니다. 이민자들이 도착하기 전에 가진 돈을 모두 빼앗아 배에 실어 나르는 인신매매범의 손에 넘어가는 때입니다.

프랑스 르몽드지 기자, “우리가 목요일에 도착했을 때, 교종께서 파리 오페티 대주교 사임을 수락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급합니까? 학대에 대한 소베 보고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교회는 제도적 책임이 있고 그 현상은 체계적인 차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사임 선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며, 그것이 보편교회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답변) 두 번째 질문부터 답하겠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수행할 때 우리는 시간에 대한 해석에 주의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 연구하다 보면 현재와 70년 전 시대의 문제를 느끼는 방식을 혼동할 위험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원칙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역사적 상황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그 시대 해석학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노예. 우리는 그것의 잔혹성에 대해 말합니다. 70-100년 전 학대는 잔혹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살았던 현실은 오늘날과 같지 않습니다. 교회에서도 학대가 발생한 경우 은폐하려는 태도가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많은 가족, 이웃에서도 사용되는 태도입니다. 우리는 ‘아니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의 해석학이 아니라 그 시대 해석학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인디애나폴리스 스튜디오는 정확한 해석이 부족해 실패했습니다. 일부는 사실이고 일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진실과 거짓이 섞여 있습니다. 저는 보고서를 읽지 않았고 프랑스 주교들의 논평을 들었습니다. 이번 달 주교회의 의장님이 저를 찾아오실 텐데 설명을 해달라고 요청할 것입니다.

오페티 대주교 사건에 관해서는 궁금하지만 그가 사임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행동을 한 것은 무엇입니까? 누군가 그가 무엇을 했는지 설명해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그의 잘못을 모른다면 정죄할 수 없습니다. 제가 말할 것입니다. 조사하십시오. 왜냐하면 그가 유죄판결을 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를 정죄하였습니까? 여론, 잡담, 가십? 우리는 모릅니다. 오페티 대주교도 저와 마찬가지로 죄인입니다. 우리는 우리 교회가 죄 많은 주교를 두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빨간 모자(주교를 상징),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 그러나 잡담이 자라고 자라 사람의 명성을 앗아갈 때 그는 명성을 잃었기 때문에 통치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그의 죄로 인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베드로와 같이 당신과 같은 나의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가십을 위해, 그래서 나는 ‘진리의 제단이 아닌 위선의 제단’에서 사임을 받아들였습니다.

러시아 타스통신 기자, “교종님은 정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친교와 통일에 대한 아름다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교종께서는 언제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만나실 것입니까? 교종께서는 어떤 공동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으며 이 여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습니까?

(답변) 키릴 총대주교님과의 만남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 일라리온(러시아 키에프 정교회 주교)가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저에게 올 것 같습니다. 키릴 총대주교는 아마도 핀란드로 여행을 가야 하고, 어떤 경우든 저는 항상 모스크바에 가서 형제와 대화할 용의가 있습니다. 형제와의 대화에는 의정서가 없고 정통파 형제들을 만나면 서로 형제처럼 이야기합니다. 형제들은 같은 어머니 교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논쟁을 벌이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유산으로 조금 나뉘고, 어떤 사람은 그것을 가르친 역사로 인해 갈라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화합하기 위해 함께 가려고 노력하고 걸어가야 합니다.

저는 함께 걷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모든 정교회 지도자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일치를 찾을 것입니다! 통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말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는 신학자들이 합의에 이르기까지 가만히 앉아 기다리면 안 됩니다. 우리는 모든 신학자를 한 섬에 모아 토론하게 하고 다른 곳으로 함께 갑니다. 이것은 농담입니다. 신학자들이 계속 연구하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유익하고 일치의 발견을 잘 이해하도록 이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함께 전진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자선활동을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루터교와 가톨릭 카리타스가 함께하는 스웨덴을 알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고 기도하면 우리가 할 수 있고 나머지는 ‘할 줄 모르는’ 신학자들이 할 수 있습니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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