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믿는가”, 한스 큉, 이종한 옮김, 분도출판사, 2021. (표지 제공 = 분도출판사)<br>
“나는 무엇을 믿는가”, 한스 큉, 이종한 옮김, 분도출판사, 2021. (표지 제공 = 분도출판사)

“나는 무엇을 믿는가”, 한스 큉, 이종한 옮김, 분도출판사, 2021

교회 안팎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신학자 한스 큉 신부가 81살(2009년)에 쓴 책이다. 그의 신학적 세계관을 담고 있는 이 책에서 ‘나는 무엇을 믿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삶 전반에 관한 개인적이고 포괄적인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그가 밝혔듯이 이 책은 “로마나 개신교 혈통의 전통주의 신앙과 담쌓았지만 자신의 불신앙 또는 의심하는 신앙에 만족하지도 못하는” “모색 중에 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또 신앙생활을 하지만 “그냥 ‘믿는’ 것을 넘어 ‘알고’ 싶어 하”는 모든 이에게 신앙과 삶의 태도에 대해 오랫동안 숙고한 한 어른의 지혜와 사상을 보여 준다.

한스 큉 신부는 1928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1954년 사제품을 받았다. 1959년까지 스위스 루체른에서 사목 활동을 하다가 1960년 튀빙겐 대학 기초신학 교수로 초빙됐다. 1962년 교황 요한 23세가 큉 신부를 제2차 바티칸공의회 고문 신학자로 공식 임명했다. 1968-96년까지 세계 여러 대학의 초빙 교수를 역임했고, 케임브리지대를 포함한 전 세계 15개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1979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그의 가톨릭 신학자로서의 교회법적 소명을 무효화해, 가톨릭 신학교에서 더는 가르칠 수 없게 됐다. “그가 그리스도교 신앙을 교회일치적 감수성을 갖고 해석하던 것은 요한바오로 2세의 가톨릭교회에서는 용납될 자리가 없었다.”(“신학자 한스 큉, 떠나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4월 7일자) 그의 저술과 강연은 가톨릭의 영역을 뛰어넘어 세계 신학계 전반에 강력한 도전이 됐다. 한스 큉 신부는 2021년 4월 세상을 떠났다.

“그리스도교 메시지는 기후와 환경보호, 물과 자원의 분배, 소음 방지, 폐기물 제거의 기술적 해결책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부자와 빈자 사이, 선진 공업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간극을 제거하는 데 어떤 이념과 개혁 조처가 적합한지에 관한 가르침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메시지는 나에게 소비 강박 심리를 거슬러, 소비로부터의 자유를 가르쳐 준다. 자신의 행복을 오로지 향유와 유복함 위에 구축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사람은 위세와 경쟁 법칙에 지배되어서는 안 되고 또 잉여 숭배에 동참에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이 시대의 이런저런 병적 욕망이 사람 마음속에서 졸고 있는 영원한 행복에 대한 고귀한 갈망을 질식시키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가르쳐 준다.”(329쪽)

“엉클 죠의 바티칸 산책”, 이백만, 바오로딸, 2021 (표지 제공 = 바오로딸)<br>
“엉클 죠의 바티칸 산책”, 이백만, 바오로딸, 2021 (표지 제공 = 바오로딸)

“엉클 죠의 바티칸 산책”, 이백만, 바오로딸, 2021

전 주교황청 대사를 지낸 이백만 씨가 말하는 바티칸과 프란치스코 교황에 관한 이야기.

바티칸과 주교황청에 대한 소개, 교황은 휴가를 어디로 가는지 등 소소하면서도 흥미로운 정보들을 비롯해, 역사의 현장이자 순교의 도시 로마에서 길어 올린 단상, 주교황청 대사로 있으면서 느꼈던 감회, 교황청의 외교 활동 등을 생동감 있게 담았다.

저자 이백만 씨는 사회생활 대부분을 경제 전문 기자로 지냈다. 2015년 가톨릭 교리신학원에 입학해 신학을 공부했고, 2018년 1월 주교황청 대사로 임명돼 3년 임기를 마쳤다. 엉클 죠는 이백만 씨가 캄보디아에서 자원봉사 할 때 사제들이 부르던 별명으로, 그의 세례명 요셉(Joseph)의 첫 음절이다.

“의전장 몬시뇰의 농담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몬시뇰은 저와 교황님의 만남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접견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혹시 교황님이 한국말로 대화하시는 거 아닌가?” 하고 말해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고 합니다. 평소 교황님이 한반도를 얼마나 사랑하고 계시는지 느껴졌습니다.”(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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