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11일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 열려
2021년 이주노동자를 위한 사목적 배려에 힘쓰기로
미얀마, “시위 현장에 무차별 폭력 당장 멈춰야”

한국 천주교회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백신이 필요한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을 돕는 ‘백신 나눔 운동’을 전개한다.

주교회의는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한 춘계 정기 총회에서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단체 협의회' 요청을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 

이미 서울, 수원, 대전, 춘천교구에서 하는 ‘백신 나눔 운동’은 기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교황에게 보내 백신을 필요로 하는 나라를 지원한다. 두 차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금액 약 6만 원을 봉헌할 수 있고, 신자가 아닌 사람도 참여할 수 있다.

또 주교회의는 2021년 한국 천주교회 차원의 사회적 약자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주 노동자’를 선정하고, 이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에 힘쓰기로 했다. 주교단은 코로나19로 이주 노동자의 노동과 거주 환경이 큰 타격을 입는 현실, 외국인 혐오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이주민이 겪는 불평등과 인권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세계 이민의 날’(9월 마지막 주일) 명칭은 보편 교회에 맞춰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World Day of Migrants and Refugees)로 변경된다.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가 마련한 “한국 천주교회 교리 교육 지침”(개정판)도 승인했다. 주교회의는 2019년부터 이 지침의 개정을 작업했으며, 한국 교회의 교리 교육 현실은 물론 한국 사회의 현실을 분석하여 지침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정한 ‘성녀 마르타, 성녀 마리아, 성 라자로 기념일’(7월 29일), ‘나렉의 성 그레고리오 아빠스 학자 선택 기념일’(2월 27일), ‘아빌라의 성 요한 사제 학자 선택 기념일’(5월 10일), ‘빙겐의 성녀 힐데가르트 동정 학자 선택 기념일’(9월 17일)의 우리말 번역문을 심의하고 이를 승인했다.

주교회의 사무처장 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이철수 스테파노 신부(수원교구, 1990년 사제 수품)가 임명됐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이하 FABC) 설립 50주년 총회(2022년 5월 예정, 타이 방콕 대교구)의 한국 대표로 염수정 추기경, 김희중 대주교, 이용훈 주교(주교회의 의장), 유흥식 주교, 조규만 주교, 정신철 주교, 김선태 주교, 정순택 주교를 선출하고, 교체 대표로는 손삼석 주교를 선출했다. FABC 총회는 설립 50주년을 맞아 지난해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2022년으로 미뤄졌다.

3월 8-11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주교회의 춘계 정기 총회가 있었다.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br>
3월 8-11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주교회의 춘계 정기 총회가 있었다.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주교회의는 미얀마에서 일어난 유혈 사태를 걱정하고, 더 희생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성명서를 냈다. 다음은 미얀마 사태를 접하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 성명서 전문이다.

“미얀마 사태를 접한 형제자매들의 아픔과 슬픔에 함께하며”

-미얀마 사태를 접하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 성명서-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께서는 최근 사태에 대하여 이렇게 호소하셨습니다. “평화는 가능합니다. 평화는 유일한 길입니다. 민주주의는 그 길을 비추는 유일한 빛입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최근 이웃 나라 미얀마에서 일어난 폭력과 이로 말미암은 유혈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단지 자유, 민주, 평화를 외쳤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존엄한 생명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습니다. “차라리 날 쏘세요.” 중무장한 경찰 병력 앞에서 무릎을 꿇은 안 누 따웅 수녀의 울부짖음이 귓가에 생생하게 메아리칩니다. 시위 현장에서 벌어지는 무차별 폭력은 당장 멈춰야 합니다. 모든 폭력 사태는 “그 이전보다 훨씬 나쁜 세상을 남겨 놓습니다”('모든 형제들', 261항).

한국도 미얀마처럼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겪었습니다.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호소와 연대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습니다. 생명과 평화, 자유와 정의를 수호하는 길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흐름입니다. 그리고 평화를 위한 노력에는 인간의 존엄과 공동선에 대한 존중이 자리해야 합니다('모든 형제들', 232항 참조). 한국 천주교회는 십자가와 부활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는 이 사순 시기에, 십자가의 길을 걷고 있는 미얀마 형제자매들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형제애로 연대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이루어진 대화를 통해, 미얀마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적인 국가 공동체가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2021년 3월 11일

한국 천주교 주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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