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쾰른 대교구의 성추문 보고서 발표 거부로 여론 들끓어

독일 쾰른 대주교가 과거 성직자에 의한 성추문 보고서의 발표를 거부해 교회 안팎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독일 주교회의 의장인 게오르크 베칭 주교가 독일 교회는 “추한 이미지”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고 25일 말했다. 하지만 그는 독일 교회가 전체적으로 성학대 추문을 잘 처리해 왔다고 옹호했다.

독일 주교회의는 지난 22일부터 일주일간 춘계 정기총회를 열었다.

쾰른 대교구의 교구장인 라이너 마리아 뵐키 추기경은 과거 사제들이 성학대 혐의로 고발됐을 때 교구 관리들이 어떻게 했는지에 관해 외부 로펌이 작성한 보고서를 몇 달 간이나 발표하지 않았다.

뵐키 추기경은 이 보고서를 발표하는 데에는 여러 법률적 문제가 있다고 말해 왔다. 대신 그는 새 보고서 작성을 의뢰했으며, 새 보고서는 오는 3월 18일 발표될 예정이다.

독일 교회 내부에서는 뵐키 추기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당장 쾰른 대교구 안에서도 여러 본당 사목평의회는 물론, 사제들, 심지어 교구 평의회까지 그를 비판했다. 베칭 주교는 쾰른 대교구가 보여 준 위기관리를 “재앙”이라고 했지만 이번 주초 주교회의는 (쾰른 대교구에) 개입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베칭 주교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뵐키 추기경에게 다른 방법을 택하라고 권고해왔다면서, 주교회의는 뵐키 추기경의 미래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할 수 없으며, 오직 (독일 주재) 교황대사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톨릭 교회는 각 나라, 지역별로 여러 교구가 소속된 주교회의가 있으나 대부분의 권한은 각 교구에 있는 협의체로서, 교회법상 주교회의의 권한은 그리 많지 않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해 각 주교회의의 자율성과 결정권을 강화하려는 입장을 보여 왔지만 아직까지는 교회법 개정으로 이를 뒷받침하지는 않고 있다.

주교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주교회의 의장 베칭 주교. (사진 출처 = ncronline.org)
주교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주교회의 의장 베칭 주교. (사진 출처 = ncronline.org)

베칭 주교는 주교회의 총회가 끝난 뒤 25일, 주교들은 쾰른 대교구 사태가 교회에 미친 영향을 “아주 심각하게” 본다고 말했다.

쾰른의 한 법원은 3월부터 교회를 공식적으로 떠나는 법적 절차를 밟는 면담 가능자 수를 사람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1000명에서 1500명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독일에서는 각자가 자신이 속한 종교를 정부에 등록하면 정부는 그에게 종교세를 거둬서 해당 종교에 준다. 종교세는 개인 수입의 5-8퍼센트 정도다.

베칭 주교는 기자회견에서 “교회를 떠나는 모든 사람은 다 마음이 아프고, 우리는 그것을 지금 우리가 보여 주고 있는 교회의 추한 이미지에 대한 반응이라고 인식한다”고 했다.

“쾰른 대교구 안에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쾰른 대주교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근시안이다.”

베칭 주교는 자신은 “양심을 걸고” 독일의 주교들은 성직자들의 미성년자 성학대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다짐을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쾰른 대교구의 그늘 안에서” 수행된 여러 조사가 성공적이었으며 “이미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도 지난 여러 해 동안 과거의 성학대 사례가 드러나면서 큰 문제가 됐다. 

2018년에는 교회가 의뢰한 한 보고서에서, 1946-2014년 사이에 성직자에 의해 학대당한 이들이 최소 3677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피해자 절반 이상은 13살 이하였으며, 그들의 거의 1/3이 복사들이었다.

올 1월에는 피해자 보상을 위해 교회가 준비한 새 제도가 실행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각 피해자에게는 최대 5만 유로(약 6800만 원)까지 보상금을 준다. 2011년부터 시행된 이전의 제도에서의 보상금은 평균 5000유로였다.

독일 주교회의 새 사무총장으로 여성 평신도인 베아테 길레스가 선출됐다. (사진 출처 = UCANEWS)<br>
독일 주교회의 새 사무총장으로 여성 평신도인 베아테 길레스가 선출됐다. (사진 출처 = UCANEWS)

한편, 주교회의는 이번 총회 중에 새 사무총장으로 여성 평신도인 베아테 길레스(50)를 선출했다. 신학자인 길레스는 오는 7월 1일에 취임한다. 전임자는 남성 평신도로 지난 24년간 근무해 왔다.

길레스는 자신이 선출된 뒤 23일 기자회견에서 “작년만 해도 여성이 그런 자리를 맡을 수 있느냐는 토론이 있었다. 이제 우리는 그것이 가능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베칭 주교는 주교회의 사무총장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주교들이 여성을 지도적 지위에 올리기로 했던 합의를 존중하고 있다는” 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 정기총회에서, 주교들은 또한 독일교회가 진행하고 있는 교회개혁을 위한 “공동합의적 길” 사업을 토의했다. “공동합의적 길”은 독일 주교회의와 평신도 대표단체인 가톨릭중앙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있다.

주교들은 또한 개신교와의 영성체 공유에 대한 보고를 들었으며, 유럽연합 국경지대에 머무르고 있는 난민들의 힘든 상황에 대해 토의했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news/accountability/top-german-bishop-laments-scandalous-image-church
https://www.ucanews.com/news/german-bishops-elect-female-general-secretary-in-rowdy-meeting/9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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