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도와 함께 걷는 희망뚜벅이들의 행진에는 여러 사연들이 녹아 있습니다. 눈믈과 한숨과 아픔 속에서도 희망과 기쁨이 함께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길은 비장함보다는 잔잔한 속삭임들이 함께합니다. 재잘거리고 깔깔거리며 길을 걷습니다. 이 길은 해고와 복직의 역설의 길이며, 굴적된 시대를 복원하는 시대의 길입니다. 노동을 존중하는 사회를 꿈꾸는 청와대도 함께하길 바랍니다.  ©️장영식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납니다.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사람들을 만납니다. 무슨 인연일까요. 길 위의 사람들은 모두 빚진 사람입니다. 시대의 부채감과 책임감을 안고 길 위를 걷고 있습니다.

길 위를 달려오는 사람들은 떨리는 가슴을 안고 달려옵니다. 김 지도도 떨리는 가슴으로 길 위를 달려오는 이들을 맞습니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제주에서 서울까지 전국에서 달려온 사람들이 길 위에서 인사를 나눕니다. 안부를 나눕니다.

차해도 전 지회장은 김 지도를 생각하면 '부채감'이라고 말한다. 그이가 지회장일 때, 김 지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원죄 의식을 갖고 있다. 차해도 씨는 김 지도가 복직하고, 건강한 여생을 보내길 소망하며 희망뚜벅이 행진에 함께하고 있다. ©️장영식

김 지도가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걷는 첫 길에서부터 함께했던 차해도 전 지회장은 김진숙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첫 단어는 ‘부채감’이라고 고백합니다. 김 지도의 복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부채감이 죄의식처럼 남아 있습니다. 85호 크레인 투쟁 때, 크레인 위에서 40일간 단식을 했던 신동순 씨는 ‘저 사람을 살리고 싶은 마음’으로 길을 걷고 있습니다. 김주익 열사처럼 허망하게 보낼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문정현 신부는 '희망뚜벅이' 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매일 1.5킬로미터를 걷는 연습을 하고, 신탄진역에 오셨다. 문 신부는 신탄진역에서 부강역까지 빗길을 걸었다. ©️장영식

오늘은 ‘희망뚜벅이’ 25일차입니다. 제주 강정의 문정현 신부는 하루에 1.5킬로미터를 걷는 연습을 하고, 희망뚜벅이 행진에 함께했습니다. 또한 이 기간 동안에 서영섭 신부는 단식 40일차에 눈물을 흘리며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소식도 들렸습니다. 저는 이 행진 중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긴 이별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돌아와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진중공업 명예퇴직자인 신동순 씨는 85호 크레인 위에서 함께했던 ‘저 사람을 살리고 싶은 마음’으로 희망뚜벅이들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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