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택연금, 내년 4월 재판 예정

12월 23일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이자 언론재벌 지미 라이(가운데)가 홍콩 고등법원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br>
12월 23일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이자 언론재벌 지미 라이(가운데)가 홍콩 고등법원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이자 언론재벌인 지미 라이가 12월 23일 가석방됐다. 사기 혐의로 체포된 지 3주 만이다.

라이는 올해 73살로, 가톨릭 신자다.

그는 12월 3일 <빈과일보>를 발행하는 넥스트 디지털 사에 대한 임대 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체포됐으며, 11일에는 국가보안법에 따라 외국 및 외국 단체와 연계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홍콩의 대법원 격인 고등법원은 보석금 14억 원에 가석방을 허가하는 대신 지미 라이를 가택연금시켰다.

그는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며, 언론과 인터뷰를 할 수 없고, 사회연결망(SNS)에 글을 올리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외국 단체의 도움을 청해서도 안 된다. 라이는 내년 4월 16일에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빈과일보>는 보도했지만 재판이 홍콩에서 열릴지 본토에서 열릴지는 확실하지 않다.

라이는 금융중심지인 홍콩에서 가장 열성적 중국 비판자 중 하나로 간주된다. 그의 넥스트 미디어 그룹은 홍콩 언론자유의 핵심 요새 가운데 하나로 불린다. <빈과일보>(Apple Daily)는 중국의 대 홍콩 강경책과 중국공산당을 공개 비판해 왔다.

홍콩교구 전 교구장으로 맹렬한 중국 비판자인 젠제키운 추기경은 라이와 우호 관계로, 최근 당국이 라이에게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12월 사이 혐의 체포에 앞선 지난 8월, 라이는 새로 도입된 국가보안법에 따라 체포됐지만 가석방됐었다.

홍콩은 1997년에 영국식민지에서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되면서 50년간 1국2체제의 고도자치를 보장받았으나, 최근 중국이 전인대에서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크게 위축되고 있다. 

중국은 국가보안법을 발효시킨 뒤 민주화 운동가들과 지지자들을 대거 체포했다.

또 12월에는 유명한 민주화 운동가인 조슈아 웡과 아녜스 저우를 체포했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다.

중국은 2019년 (중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홍콩인의 본토송환법을 추진하다가 이를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내정에 개입하려는 시도로 여긴 홍콩인들이 2019년 6월에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 이를 억압하기 위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했다.

홍콩국가보안법은 분리독립운동, 국가전복활동, 테러, 외세와 공모 등을 금지한다. 서방 국가들과 인권단체들은 이 법을 비판해 왔다.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는 이 법을 6월에 통과시켰다.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 법이 홍콩에 50년간 자치를 보장한 중국과 영국 간의 협약에 위배된다고 지적한다. 한국 정부도 이 점을 공개 지적한 바 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hong-kong-releases-democracy-activist-lai-on-bail/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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