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오후 2시 30분, 경남 고성군 대가면 척정리에서 약 250여명의 참배객이 모인 가운데 제정구 선생 11주기를 기리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도의원, 고성오광대 전수생, 고성지역언론, 안국사 스님, 고성군 중고생 등 지역민들과 천주교도시빈민회, 주거권실현을 위한 비닐하우스연합, 시흥사랑모임, 작은자리 법인 등 생전에 제정구 선생과 더불어 일해왔던 그룹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번 추모행사는 제정구기념사업회와 고성기념사업회의 주최로 열린 것으로, 해금연주와 살풀이 공연, 고성오광대 사물놀이로 식전 행사를 열었다.

제정구기념사업회 김학준 이사장은 추모 인사에서 “제정구 선생이 남긴 말씀 중에 ‘가난한 사람이 있는 한 민주주의는 없다’고 하신 말씀이 가장 값진 말씀이라 생각한다”며 세계화 시대에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사회적으로 비참한 상황이 생기는 것에 대해 경계할 것을 당부하였다.

또한 이사장은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전세계 인류의 20%에 달하고, 미국의 12~15%가 식품권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한 우리도 경제가 부강해진다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우리시대에 “제정구 선생의 정신과 말씀이 우리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결코 세상을 떠나지 않고 우리에게 큰 가르침과 의지가 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고 강조하였다.

고성기념사업회 이호원 회장은 11년 전 추모일에 ‘가난한 사람과 함께 한 제정구 선생의 삶이 참으로 아름답고 감히 흉내를 내기 어려웠다’고 하신 고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을 인용하며 모든 사람이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고 분단 조국을 극복하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가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한편 이학렬 고성군수는 "모든 정치인과 국민이 마음의 자유, 소통의 정치의 정신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으며, 제정구를 생각하는 모임의 손학규 대표는 "경제가 나아진다고 가난한 사람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가난한 사람에게 사람대접은 해줘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처럼 올해 11주기 추모행사는 지난 10년의 행사와 달리 제정구 선생의 벗들과 동료 활동가, 후배, 지인들이 함께 어울려 문화행사와 막걸리를 주고 받는 축제의 마당이 되었다.

각 참가자들은 단체별 참배를 마치고, 제정구 선생의 글을 엮어 펴낸 <가난뱅이 하느님 - 제정구, 예수를 읽다> 책 헌정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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