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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와 장을 편안하게 어루만져주고 싶은 날[평화가 깃든 밥상-죽상] 참마죽/ 무나물/ 겨자채/ 참마샐러드
문성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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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2.24  14: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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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준비할 때는 늘 이 음식을 먹을 사람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라요. 그 사람의 몸, 마음 상태, 기호, 그에게 필요한 영양소나 에너지 등이 머리에 스칩니다. 그런 생각이 스치면서 음식 재료를 무엇으로 할지, 식단을 어떻게 구성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음식 재료에는 생것도 있고 말린 것도 있는데, 서로 어떤 차이가 나고 언제 어떻게 쓰는 게 좋은지 묻는 이들이 많아요. 늙은 호박을 말려서 찐 떡과 생호박으로 찐 떡은 맛과 향에서 차이가 나잖아요? 다른 음식들도 딱 그만큼 차이가 납니다. 생것으로 만든 음식은 신선하고 아삭해서 감촉은 좋지만 감칠맛이나 향기는 말린 것에 비해 떨어져요.

똑같이 말린 것이라도 말리는 방식에 따라 큰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대량 생산하기 위해 열풍이나 증기, 냉동 동결로 건조한 것은 햇볕과 바람에 말린 것에 비해 향과 맛, 색, 에너지가 많이 떨어져요. 자연에 말린 게 아니라면 차라리 생것을 쓰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어요. 위와 장의 기운을 북돋는 마 또는 참마로 죽을 쑬 때에도 햇볕에 말린 마를 가루로 내어 넣으면 고소하고 흡수도 잘 되지만, 상큼하고 깨끗한 맛은 참마를 강판에 갈아서 넣은 것이 더 나아요. 먹을 사람에게 말린 것이 좋을지 생것이 좋을지 생각해보고 선택하면 됩니다.

생마를 말릴 때는 볕이 잘 드는 창가나 베란다에서 말리면 잘 마릅니다. 바람이 통하면 더욱 좋아요. 되도록 얇게 썰고, 처음 펼칠 때 겹치지 않게 펼친다는 것만 주의하면 됩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처음에 그렇게 신경을 써주세요. 반나절쯤 지나 꾸덕꾸덕 마른 다음에는 살짝 겹쳐 널어도 괜찮아요. 얇게 썬 재료를 한 장 한 장 펴서 말리는 작업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럴 때면 스스로에게 “숨 쉬기도 지루하더냐?” 하고 묻곤 했어요. 아무리 지루한 일도 시간은 흐르게 마련이고, 시간이 지나면 변화합니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에요.

얇게 썬 마를 한 장 한 장 펼치며 그 순간 순간에 몰입하다보면 작은 일을 하면서도 큰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가장 작은 일에 세상 전부가 들어 있는 거지요. 그래서 나는 바느질하기, 잡초 뽑기, 돌멩이 줍기, 필사하기, 재료를 잘게 썰기, 썬 재료를 한 장 한장 펼치기가 숨 쉬는 일과 똑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럼에도 “바쁘다 바빠!” 하며 정신없이 하루를 허둥지둥 보내게 되는 날이 있지요?

그러다 보면 심신이 지치고, 스트레스가 쌓여 살짝 술 생각이 나는 분도 있을 겁니다. 가볍게 한잔 걸치려던 술자리가 자신도 모르게 길어져서 몸도 지치고 위장도 편치 않은 날도 있을 테고요. 그런 날이면 뽀얗게 빻은 쌀로 죽을 끓여 죽이 어우러질 때쯤 생으로 간 참마를 넣어서 드셔보세요. 시원한 맛이 속을 아주 편하게 해줍니다. 마를 그대로 썰어서 양념장을 곁들여도 아삭하고 시원한 감촉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지요.

죽상에 어울리는 반찬이 고민된다면 매콤하고 개운한 겨자 무침과 고소한 들깨나물을권해봅니다. 그리고 집간장에 현미식초와 잘게 썬 고수를 넣은 양념장으로 버무린 새콤하고 향긋한 참마 샐러드를 곁들이면 축 처져 있던 위장이 바로 생기를 되찾습니다.

<참마죽>

   
재료
불린 쌀 2컵, 참마 1개■, 김 1장, 쌀뜨물 10컵

양념
구운 소금 1큰술

1 불린 쌀을 도기 절구에 넣고 나무 방망이로 빻는다.
2 마를 강판에 갈아둔다.■■
3 빻은 쌀에 쌀뜨물을 붓고 눋지 않도록 나무 주걱으로 저으면서 끓
인다.
4 죽이 어우러질 때쯤 갈아놓은 마를 넣는다.
5 소금으로 간하여 그릇에 담고 김을 구워 부숴서 뿌려준다.

TIP■ 마는 여러 가지 효능이 있어 지속적으로 먹으면 좋다. 위벽를 보호하고 장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것 외에도 흡연으로 목이 답답할 때나 술 마시고 속이 불편할 때도 먹으면 효과가 좋다. 생마를 갈아서 먹거나 죽, 샐러드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TIP■■ 환자가 아니라면 마를 굳이 갈아넣지 않고 채 썰어 넣어도 씹히는 질감 덕에 더 맛있게 느껴진다. 생마가 없을 땐 말린 마 가루를 넣어도 좋다. 상큼한 맛은 덜해도 더 구수한 맛이 난다. 마 가루는 집에서 말려서 준비하거나 유기농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무나물>

   
재료
무 1/2개■

양념
들깨가루 수북이 2~3큰술, 구운 소금 1/2큰술

1 무를 5~6cm 정도의 길이로 굵게 채 썬다.
2 냄비에 물 1/2컵을 붓고 채 썬 무와 구운 소금, 들깨가루를 넣어 푹 끓인다. 처음엔 센불에서 시작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끓인다.
3 뽀얀 물이 나돌기 시작하고 무가 나른해지면 뜸을 들여 완성한다.

TIP■ 무로 다양한 요리 만드는 법
무나물 대신 뭇국을 끓여도 맛있다. 가을무라면 그 시원하고 달큰한 맛이 속을 풀어주는 느낌이 든다. 뭇국을 끓일 때는 무를 곱게 채 썰어 들기름으로 잠시 볶다가 물을 넉넉히 부어 끓이면 맑고 시원한 뭇국이 된다. 또 무와 버섯을 넣고 무밥을 만들어 양념장에 비벼 먹어도 맛있고, 팥시루떡에 무를 넣어 쪄도 별미가 된다.


<겨자채>

   
재료
무 1/6개, 미나리 3줄기, 배 1/2개,
밤 4~5개, 대추 5~6개, 숙주 1줌, 잣 1큰술

양념
겨자가루 1큰술, 꿀 2큰술, 식초 2~3큰술, 구운 소금 2작은술

1 무, 배, 밤, 대추는 채 썰어두고, 미나리는 숙주 길이로 썰어 숙주와 함께 살짝 데쳐둔다.
2 겨자가루에 따끈한 물 1큰술을 넣고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되직하게 개어 김 오른 냄비 뚜껑 위에 10분 정도 엎어두었다가, 꿀, 식초, 소금으로 간하여 달콤새콤한 겨자소스를 만든다.
3 잣은 밑에 창호지를 깔고 칼로 곱게 다진다.
4 1에 잣가루를 뿌리고 겨자소스를 넣어 가볍게 버무린다.■

TIP■ 겨자채는 매운 잡채라고 하여 우리나라 궁중 요리 중의 하나인데, 서양 요리의 샐러드에 비할 수 있는 생채 요리로 고급스러운 맛이 있다.

- 문성희의《평화가 깃든 밥상》중 ‘몸과 마음이 편안한 일곱 죽상’에서 발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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