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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올 한해 텃밭농사를 마무리하며, 주의해야 할 4가지[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정수근 기자  |  grreview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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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1.30  11: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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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우인이가 텃밭에서 열매가 맺힌 것을 보고 좋아라 소리 치고 있다


올해 처음 시작한, 두어 평의 텃밭농사

지난 주말 올해 들어 처음으로 시작한 텃밭농사를 마무리했다. 비록 두어 평 남짓한 땅떼기를 개간해서 시작한 초라한 텃밭이지만 나와 아이들에겐 소중한 경험이었다. 동네 언덕 위 학교운동장 비탈의 공터에 마련한 이 작은 텃밭에서 우리 식구들은 값진 실험을 해본 것이다.

고추, 오이, 방울토마토, 가지, 호박, 딸기, 참외, 수박, 들깨, 대파, 열무 이렇게 11종의 작물을 올 한해 이 작은 텃밭에 함께 심었는데, 이곳에서 우리 식구들은 심심찮은 수확을 했고, 그 작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농사의 소중함, 수확의 기쁨 이런 것도 덩달아 체득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동네 언덕받이에 있는 학교 운동장 곁의 공터에 마련한 우리 텃밭, 이곳에 여러 작물을 이렇게 함께 심었다.


그동안 마음만 먹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텃밭농사를 올해 과감히 실행에 옮길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벌써 5살, 3살으로 컸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에게 땅에서 작물이 나고 자라는 과정을 보여주고, 그리고 그 작물들을 직접 따먹음으로써 땅의 생명력과 흙의 소중함 등을 어릴 때부터 은연 중에 체득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 컸다.

하여간 올 한해 우리 식구들의 텃밭농사 실험은 이런 계기로 시작되어 늦가을이자 초겨울인 지난 주 마무리되었다. 그래서 그 실험의 결과들을 한번 돌아봄으로써 앞으로 보다 나은 도시 속의 텃밭을 꾸려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번 정리를 해본다.

   
오이꽃이 피었고, 우측에는 오이가 맺혀서 자란다. 오이덩굴은 왕성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텃밭농사에서 유의할 점 몇가지

우선 텃밭농사에서 작물 선택이 중요한 것 같다

텃밭농사에서는 쉽게 자라고 일상적으로 따먹을 수 있는 작물을 위주로 심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먼저 언급하고 싶다. 올해는 사실 호기심 반, 실용성 반으로 작물을 이것저것 심어봤는데, 딸기나 참외, 수박 이런 작물들은 거의 수확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작물들은 사실 시설재배를 많이 하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많은 에너지가 투입돼야 그래도 먹을 만한 과수를 얻을 수 있는 작물들이다. 그런 것들을 텃밭에서 키운다는 것은 정말 모험이었다. 

   
참외꽃이 피었고, 그 아래는 참외가 맺혔다. 그런데 열매는 이내 떨어져버렸다.

 그러니 일상적으로 쉽게 재배 가능한, 그리고 자주 먹을 수 있는 호박, 오이, 고추(특히 오이고추가 좋은데, 아이들도 좋아한다), 방울토마토, 가지 이런 작물들을 위주로 심는 것이 좋다. 그래서 내년에는 호박을 좀더 심고(이 호박만큼 유용한 작물도 없는 것 같다. 어느 요리에도 빠지지 않고, 그 자체로 멋진 반찬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오이도 조선 오이와 개량종 오이를 함께 심고, 가지도 좀 더 심고 싶다.

   
첫째 승준이가 텃밭 작물들에 목초액을 뿌려주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가능하면 단일한 작물만 심지 말고 여러 작물들을 서로 섞어가면서 심는 것이 좋은 것 같았다. 그렇게 하면 병충해 예방에도 용이하다는 사실을 예전에 자연농법 책을 통해서도 배웠지만 실지로 그렇게 하니까 올해 우리가 심은 작물은 병충해 하나 없이 잘 자라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추위에도 상당한 저항성을 가진다는 것을 또한 깨달았는데, 서로서로 얽혀 자라면서 보호막이 되어서인지 다른 밭의 단일품종으로 심겨진 작물들은 모두 이번 추위에 얼어 죽었는데, 우리 밭에는 지난 주까지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선오이가 이렇게 멋지게 자라고 있고 ,그 뒤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그리고 텃밭농사에서는 병충해를 예방한다고 농약을 칠 수는 없는 노릇인데, 이를 대신해서 목초액을 조금 구입해서 작물들이 자랄 때 종종 쳐주면 작물들의 저항력을 키워줘서 병충해를 잘 견디는 것 또한 확인했다. 목초액은 주변의 ‘숯가마’ 같은 곳에 가면 조금 구입할 수 있는데, 그 목초액을 잘 활용하면 작물들의 생육에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에 텃밭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올해는 가뭄이 참 심했는데, 이렇게 가물 때는 물을 주는 것이 아주 큰일이다. 그래서 물을 쉽게 줄 수 있는 곳에 텃밭을 잡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았다. 안되면 집에서 수돗물이라도 날라 주어야 하니 말이다.

텃밭농사의 대중화를 희망하며

암튼 올 한해 우리의 텃밭농사 체험은 이런 결과를 놓고 보니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처음에는 이 일을 계속해서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막상 하고 보니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관심을 가지고 해나가니 작물이 커가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재미와 우리 밭에서 난 작물을 가지고 요리를 해먹을 때의 자족감은 큰 기쁨을 선사했다. 물론 어려운 점도 없진 않지만, 텃밭농사에 오는 기쁨은 어려움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분명 있다는 것을 올 한해 텃밭농사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고추와 오이의 수확, 특히 오이고추는 맵지 않아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 식구들은 올 한해의 텃밭농사 실험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이 실험을 위해서 물론 나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무엇보다 원초적(?) 도움을 주신 땅과 해와 비와 곤충들에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암튼 올 한해의 결실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좀더 본격적인 텃밭농사를 해보고 그리고 보다 풍성한 텃밭을 꾸며볼 생각이다. 

   
갓 심었을 때의 고추와 지난 주 말라 죽은 고추의 쓸쓸한 모습. 고추는 우리동네 아주머니네 텃밭의 한쪽 고랑을 분양받아서 10여 주 가량 심었는데, 이 고추밭에서 올해 거둔 풋고추는 우리 식탁의 인기 메뉴였다


하여간 우리들의 텃밭 실험처럼 보다 많은 이들이 이 텃밭농사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우리네의 몸과 마음 특히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도 이 텃밭농사는 큰 도움이 됨을 느낀다. 그러니 이와 같은 텃밭농사가 우리 일상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오는 날을 기대해 본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결코 아니다. 작은 텃밭은 주변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구할 수 있고, 그럴 여유가 없는 이들은 화분 텃밭 등을 이용해서 베란다와 같은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시작이 반이다. 일단 시작해보면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암튼 내년에는 더 많은 텃밭들이 이곳저곳에 생겨나길 기대해보면서 올 한해 우리 식구들의 텃밭농사를 마무리한다.

   
한해 텃밭농사를 마무리하고 모두 걷어내고 난 두어 평 텃밭의 모습. 내년 봄이 기대된다

정수근/ 대구의 엄마산인 ‘앞산’을 지키는 싸움인 앞산터널반대운동을 하면서 환경과 생태 문제는 곧 지역의 문제, 정치의 문제란 것을 확실히 느끼는 계기가 되었고, 그런 인식하에 지역의 환경과 생태 그리고 농업의 문제에 관심이 많다. 현재 지역 청년들의 작은 공부모임 ‘땅과자유’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임’의 약칭) 회원이자, ‘블로그 앞산꼭지’( http://apsan.tistory.com )의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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