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 명동화랑에서 루치칸델라 작품전 열어
기부문화 교회 안에 정착되어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에 있는 평화화랑에서 '루치칸델라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이 행사는 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의 아프리카 잠비아 어린이 돕기 모금행사로 열리고 있는데, 10월 6일부터 18일까지 양초공예로 빚어진 아름다운 초의 향연을 선보이고 있다.
초 공예전문점 '루치칸델라'(www.lucicandella.com) 대표 박루시아 씨는 독일에서 양초공예를 배우고 돌아와 2001년 경기도 분당에 초 공예전문점을 열고 양초제작을 강습하고 판매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회 수익금은 모두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녀회를 통해 아프리카 잠비아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양초에 종교적 의미를 담아 작품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박루시아 씨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양초가 전례와 기도생활에 더욱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기를 바랐다. 그는 "초는 기도할 때나 전례용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양초는 향으로 아픈 곳을 치유하는 아로마테라피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며 "그동안 교회의 전례와 기도생활이 평면적이었다면, 양초공예로 신자들이 직접 자신이 사용할 초를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며 역동적으로 전례와 기도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루시아 씨는 "신자들이 직접 초를 만들면서 자신의 주보성인 사진이나 상본 등을 붙이고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면, 우리는 기도하면서 보고 듣고 만들고 태우는 작업을 통해 그분께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작품전은 수강자들에게 자기 작품을 전시할 기회도 제공하면서 아프리카의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선한 아프리카 잠비아 선교후원회의 본부장인 나 레오노라 수녀(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는 "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 제 향을 묻혀준다. 마찬가지로 양초는 자기를 태워서 향을 내뿜는다. 양초는 세상과 인간을 위해 제 목숨을 내어준 그리스도를 떠오르게 한다"며 "이번 작품전으로 모인 성금들이 아프리카의 많은 생명들을 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레오노라 수녀는 "이 양초들은 단순한 밀랍이 아니다. 아름다울 뿐 아니라 사람들이 정성을 다해 초를 팠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다. 이 작품전을 통해 많은 이들이 아프리카의 고난을 알게 되고, 이 양초로 기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프리카에 전달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작품전을 허락해준 루치칸델라 측에 고마움을 표했다.
프란치스꼬 선교봉사 수녀회는 아프리카 잠비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오는 10월 1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 '와(瓦)'에서 세계성모발현지사진전을 열 예정이며, 12월 5일에는 서울대교구 신월동성당에서 울바우가톨릭남성합창단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레오노라 수녀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어렵던 시절에 선교사들에게 많은 것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받은 걸 돌려주어야 할 때"라면서, "피부색이 검다고 천대받는 아프리카 사람들 역시 하느님의 자녀들이며, 그들에게 해 줄 것이 있다"며 모금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다.
"월드비전 등 시민사회와 개신교의 경우에는 자선문화가 활발한 편인데, 가톨릭교회는 기부문화가 별로 없어 안타깝다. 아프리카의 가난은 대통령도 해결할 수 없으며, 신앙인들의 나눔만이 그들을 구제할 수 있다.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스타벅스 같은 곳에서 수입커피를 마시며 5000원씩 내곤 하지만, 그 돈이면 8-9명이나 되는 아프리카의 한 가족이 하루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큰 돈이다. 그것만 절약해서 도와줘도 수많은 에이즈 환자들과 아프리카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다."
레오노라 수녀는 미국 L.A동부에 있는 하상바오로 한인성당에서 주일학교 청소년들이 폐품을 팔아서 후원금을 보내주고 있다고 소개하며, "예전에 큰 성당에서도 모금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부자성당일수록 인색하다. 오히려 가난한 이들이 가난한 이들을 도울 줄 안다는 데 놀랐다"며 기부문화가 부족한 한국교회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아프리카 잠비아 선교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가 파견되어 있는 중앙 아프리카 잠비아(Mufulira·Ntambu)는 1964년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되었으나 빈민촌 주민들의 주거는 창문도 없는 단칸방이 고작인데다 전기와 수도시설도 물론 없다.
한 가정에 보통 10명에서 12명 정도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러나 에이즈나 말라리아, 기타 질병으로 인해 반 정도는 죽는 실정이며 평균 수명이 45세를 넘지 않는다. 만연하는 에이즈는 심각한 상태이고 도덕적 인식이 낮은 탓에 10살을 갓 넘긴 여아의 임신도 비일비재하다.
수녀회는 그들에게 일시적인 빵을 주기보다 빵을 만드는 기술을 주고 정신적·육체적 질병을 낫게 해주는 것을 소명으로 알아듣고 부녀자 교육(양재기술교육)·청소년 교육(농업기술교육)·어린이 교육(유치원)·의료봉사·고아원 운영·본당사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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