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 명동화랑에서 루치칸델라 작품전 열어
기부문화 교회 안에 정착되어야..

▲그리스도의 향기가 양초를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전달되기를 갈망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에 있는 평화화랑에서 '루치칸델라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이 행사는 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의 아프리카 잠비아 어린이 돕기 모금행사로 열리고 있는데, 10월 6일부터 18일까지 양초공예로 빚어진 아름다운 초의 향연을 선보이고 있다. 

초 공예전문점 '루치칸델라'(www.lucicandella.com) 대표 박루시아 씨는  독일에서 양초공예를 배우고 돌아와 2001년 경기도 분당에 초 공예전문점을 열고 양초제작을 강습하고 판매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회 수익금은 모두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녀회를 통해 아프리카 잠비아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양초에 종교적 의미를 담아 작품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박루시아 씨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양초가 전례와 기도생활에 더욱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기를 바랐다. 그는 "초는 기도할 때나 전례용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양초는 향으로 아픈 곳을 치유하는 아로마테라피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며 "그동안 교회의 전례와 기도생활이 평면적이었다면, 양초공예로 신자들이 직접 자신이 사용할 초를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며 역동적으로 전례와 기도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루시아 씨는 "신자들이 직접 초를 만들면서 자신의 주보성인 사진이나 상본 등을 붙이고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면, 우리는 기도하면서 보고 듣고 만들고 태우는 작업을 통해 그분께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작품전은 수강자들에게 자기 작품을 전시할 기회도 제공하면서 아프리카의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루치칸델라 대표인 박루시아 씨

이번 행사를 주선한 아프리카 잠비아 선교후원회의 본부장인 나 레오노라 수녀(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는 "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 제 향을 묻혀준다. 마찬가지로 양초는 자기를 태워서 향을 내뿜는다. 양초는 세상과 인간을 위해 제 목숨을 내어준 그리스도를 떠오르게 한다"며 "이번 작품전으로 모인 성금들이 아프리카의 많은 생명들을 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레오노라 수녀는 7년 째 잠비아 선교후원회를 맡아서 일하고 있다.

나 레오노라 수녀는 "이 양초들은 단순한 밀랍이 아니다. 아름다울 뿐 아니라 사람들이 정성을 다해 초를 팠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다. 이 작품전을 통해 많은 이들이 아프리카의 고난을 알게 되고, 이 양초로 기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프리카에 전달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작품전을 허락해준 루치칸델라 측에 고마움을 표했다. 

프란치스꼬 선교봉사 수녀회는 아프리카 잠비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오는 10월 1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 '와(瓦)'에서 세계성모발현지사진전을 열 예정이며, 12월 5일에는 서울대교구 신월동성당에서 울바우가톨릭남성합창단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레오노라 수녀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어렵던 시절에 선교사들에게 많은 것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받은 걸 돌려주어야 할 때"라면서, "피부색이 검다고 천대받는 아프리카 사람들 역시 하느님의 자녀들이며, 그들에게 해 줄 것이 있다"며 모금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다. 

"월드비전 등 시민사회와 개신교의 경우에는 자선문화가 활발한 편인데, 가톨릭교회는 기부문화가 별로 없어 안타깝다. 아프리카의 가난은 대통령도 해결할 수 없으며, 신앙인들의 나눔만이 그들을 구제할 수 있다.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스타벅스 같은 곳에서 수입커피를 마시며 5000원씩 내곤 하지만, 그 돈이면 8-9명이나 되는 아프리카의 한 가족이 하루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큰 돈이다. 그것만 절약해서 도와줘도 수많은 에이즈 환자들과 아프리카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다."

▲잠비아의 가톨릭신자는 별로 많지 않지만 그들을 위한 가톨릭수도자들의 헌신은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사진출처/프란치스코전교봉사수녀회 홈페이지) 

레오노라 수녀는 미국 L.A동부에 있는 하상바오로 한인성당에서 주일학교 청소년들이 폐품을 팔아서 후원금을 보내주고 있다고 소개하며, "예전에 큰 성당에서도 모금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부자성당일수록 인색하다. 오히려 가난한 이들이 가난한 이들을 도울 줄 안다는 데 놀랐다"며 기부문화가 부족한 한국교회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아프리카 잠비아 선교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가 파견되어 있는 중앙 아프리카 잠비아(Mufulira·Ntambu)는 1964년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되었으나 빈민촌 주민들의 주거는 창문도 없는 단칸방이 고작인데다 전기와 수도시설도 물론 없다.

한 가정에 보통 10명에서 12명 정도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러나 에이즈나 말라리아, 기타 질병으로 인해 반 정도는 죽는 실정이며 평균 수명이 45세를 넘지 않는다. 만연하는 에이즈는 심각한 상태이고 도덕적 인식이 낮은 탓에 10살을 갓 넘긴 여아의 임신도 비일비재하다.

수녀회는 그들에게 일시적인 빵을 주기보다 빵을 만드는 기술을 주고 정신적·육체적 질병을 낫게 해주는 것을 소명으로 알아듣고 부녀자 교육(양재기술교육)·청소년 교육(농업기술교육)·어린이 교육(유치원)·의료봉사·고아원 운영·본당사목을 하고 있다.  

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 소개


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는 원주교구 초대 교구장이던 지학순 다니엘 주교가 교구 내에서 가난 때문에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 그리스도 사랑의 나눔을 통하여 생활이 개선되기를 간절히 바래서 창립된 수도회다. 

지학순 주교의 강력한 요청을 수락한 하이디 브라우크만 총원장 수녀는 이를 하느님의 새로운 부르심으로 받아들였다. 그녀는 1966년 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1974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후 삼척 등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창립자는 병원 의 진료 외에도 가난과 무지로 진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방문하면서 병고로 신음하는 이들, 소외된 이들에게 인간의 정과 하느님의 사랑이 그들과 함께 있음을 느끼도록 했고 더욱더 그들을 위해 투신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가득찼는데 이것이 수도회 설립의 바탕이 되었다.

이러한 정신적 바탕 위에서 1982년, 원주교구청 내에 현재 가톨릭병원의 전신이었던 가톨릭의원을 개원하여 환자들을 진료하며 구체적으로 수도회 설립 준비를 하게 되었고 이듬해인 1983년 9월 11일 ‘전교 봉사 수녀회’라는 명칭으로 원주교구장 인가를 받음으로써 정식으로 발족하였다.

전교와 봉사활동을 하며 초창기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주보 성인이신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의 정신에 따라 보다 확실한 영성의 바탕과 카리스마를 살면서 모든 회원들의 요청으로 1988년 9월 11일 수도회 이름을 ‘프란치스꼬 전교 봉사 수녀회’로 바꾸게 되면서 프란치스꼬 수도 3회원으로서 수도 3회칙을 따르며 더욱 뚜렷한 정신을 나타내게 되었다. 이후 1993년 11월 9일 교황청으로부터 인준을 받았으며 1996년 3월 2일 아프리카 잠비아를 시작으로 해외선교를 하기에 이르렀고 1996년 8월 21일 남자 수도회인 ‘프란치스꼬 전교 봉사 수도회’를 설립하여 국내 및 이탈리아에서 성직 형제로 양성중에 있다. 

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는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과 함께하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최고의 회칙으로 하며, 모든 회원들은 특히 루가복음 4,18­19의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를 바탕으로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어느 곳에서든지 사랑과 정성을 다해 봉사함으로써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한다. 소외되고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해방의 기쁨을 안겨줌으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의 지극히 작은 자매로서 부활하신 주님을 보다 더 가까이 따르는 수도자답게 교회 안에서 시대에 부응하는 카리스마를 해석하며 공동체를 통하여 자신을 봉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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