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오후 6시 30분 중앙시네마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작 <고리>의 한 장면. 영화는 폭력의 고리를 폭력으로 끊을 수는 없다고 암시한다.

오는 10월 10일 오후 6시 30분서울 중앙시네마 인디스페이스에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이하 사형폐지소위)' 주최로 생명단편영화제가 열린다.

영화제 출품작들은 지난 2008년 사형폐지소위에서 주최한 생명단편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의 수상작들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사형폐지와 생명을 주제로 <낙원>, <고리>, <세상에 들어온 것처럼 세상에서 나가라>, <햇빛 좋은 날> 등  네 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된다.

이번 단편영화제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사형제도 폐지와 생명 존중의 메시지를 전파하려는 노력의 첫 결실이다. 사형폐지소위 관계자는 "2007년과 2008년 유엔 총회에서는 사형집행 중지(모라토리엄) 결의안이 통과됐으며 130여개 국가에서 이미 사형은 제도적으로 폐지했거나 10년 이상 집행되지 않고 있다"며 "단편영화제를 통해 생명과 인권 존중의 문화에 많은 이들이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2009 세계 사형폐지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박선영 의원(자유선진당)의 사형폐지특별법 국회통과 추진 결의, 김형태 변호사의 2009년 사형폐지활동 보고, 사형폐지의 날 기념 선언문 낭독 등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10월 8일(목) 오전 11시에는 국회 본청 기자실에서 사형폐지범종교연합 주최로 ‘사형폐지특별법안 발의 및 사형폐지 10만명 입법청원 기자회견’을 실시한다. 회견은 김부겸 의원(민주당), 이정희 의원(민주노동당) 등의 발언과 회견문 낭독, 사형폐지 청원서 접수 순으로 진행한다. 사형폐지 입법청원 서명에는 10만 481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참여했다.

한편 2007년 12월 30일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분류대로 사실상 사형폐지국가가 되었다. 그 후 지난 2년간 사형집행은 없었으나 강력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다시 사형집행을 주장하는 여론이 높아지곤 했다. 올해도 일부 여당 의원들이 사형집행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사형폐지소위는 "대한민국은 유엔 인권이사국에 재선되었으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그 위상에 걸맞은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말해 사형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낙원 (작 이상경/김영훈, 연출 송홍석)

한 마을에 따돌림을 당하는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사형수를 아들로 둔 농사꾼이고, 또 한 사람은 벙어리 소녀이다. 이 마을에 새로 발령을 받은 집배원이 오는 데, 이는 사형수가 죽인 여자의 동생이다. 어느 날 집배원은 사형수의 사형집행을 예고하는 통지서를 들고 농사꾼을 찾는데….

 

 

▲햇빛 좋은 날 (작/연출 조중만)

평생을 인간을 위해 구조활동을 벌이며 살아오다 3년 전에 은퇴한 인명 구조견과 실직 상태의 가장, 정지현. 그는 친구의 부탁으로 그 개를 임시로 맡게 된다. 다음날 개는 죽고, 쓰레기봉투에 싸서 버리라는 친구의 말에 차마 그럴 수 없는 정지현은 근처 산에 개를 묻는다. 마침 그것을 수상하게 본 동네 아이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고 그는 경찰서로 끌려가는데….
햇빛 좋은 날에 묻혀야만 되는 존재들, 생명에 대해 그렸다.

 

 

▲고리 (작 이유리, 연출 나종혁)

대호는 같은 반 친구인 동진에게 열쇠고리를 준다. 그 열쇠고리는 대호가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한 여동생에게서 받았던 것이다. 어느 날 동진은 그 열쇠고리를 의영에게 빼앗기고, 대호는 의영에게서 몰래 열쇠고리를 훔쳐낸다. 대호와 의영은 동시에 동진에게 열쇠고리를 찾아내라고 협박하고 급기야 '사형선고'를 외치며 구타한다. 동진 역시 복수의 '사형선고'를 생각하게 되는데….

 

 

▲세상에 들어온 것처럼 세상에서 나가라 (작 이정화, 연출 김경환/조미나)
강도살해사건으로 며느리와 손자를 잃고,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을 간호하는 노인이 인혁당 사건으로 억울하게 아버지를 잃은 정미를 만나면서, 가해자에 대한 마음을 서서히 열게 된다.
작가는 "용서란 참 힘듭니다. 그래서 용서해 주라는 말도 쉽지 않습니다. 내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이 죽는다면, 그럼 용서가 될까. 글쎄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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