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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떼 쓰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백수아빠의 육아일기]
정수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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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0.01  14: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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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자전거에 올라타고 신이 난 아이들,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바퀴 놀이'를 하고 있다

   
▲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가기 위해 언덕을 오르고 있다. 녀석들에겐 거의 등산이다

언덕 위의 어린이집

매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일과 중의 하나가 첫째인 5살 승준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일이다. 녀석이 다니는 어린이집은 바로 우리 동네에 접한 한 대학의 부설 어린이집이라서 항상 걸어서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온다. 이 과정에는 늘 동생인 3살 우인이가 동행을 한다.

일과처럼 반복되는 어린이집 등하교(?)길은 녀석들과 언덕을 오르고, 운동장을 달리고, 간혹 지나치는 꽃과 나비와 잠자리, 고양이 등에게 인사도 나누는 제법 신나는 일인 듯하다. 그래서 둘째 우인이는 오빠 어린이집 등하교길을 죽어라 따라 나선다.

그런 어느 오후의 일이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우인이의 “아빠 아빠, 오빠 데리러 가짜”고 하는 소리에 어린이집으로 제 오빠를 데리러 함께 언덕을 올랐다. 올라서는 “아빠, 뛰어” 하는 녀석의 구령(?)에 어린이집까지의 미니경주가 시작됐다. 승준이를 데리러 갈 때는 늘 이런 식으로 반복된다.

우인이의 승리(?)로 보통 끝이 나고, 우리는 승준이를 데리러 그 넓은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종일반에서 열심히 놀고 있는 녀석을 데리고 나온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일상이다. 그런데 이날은 하나가 더 추가됐다. 정구공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공으로 꾸며진 일명 ‘볼풀장’에서 더 놀다 가고 싶다는 것이다.

오후 6시가 지난 늦은 시간이었고 그래서 빨리 돌아가서 저녁밥을 먹을 준비를 해야 하는데, 녀석이 제동을 건 것이다. “지금은 빨리 가서 저녁을 먹어야지, 오늘은 그냥 집에 가고 내일 와서 놀자” 해도 안 된단다. 우인이까지 가세해서 벌써 그 ‘볼풀장’이란 곳으로 넘어 들어간다. 더 이상 막을 도리가 없다. 그래서 한 10 여분을 더 신나게 놀다 나왔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비교적 괜찮았다.

"그래도 그래도"

그런데 문제는 어린이집을 나와서부터 시작되었다. 승준이가 어린이집을 나서면서 내지른 첫 마디가 “아빠,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였다. 오, 이런 아이스크림. 우리는 가급적 아이들에게 가공식품을 안 먹이려 애쓰고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집에서 만들어 먹이거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생협물품을 이용하는 편이라 애들이 '국적없는'(?) 가공식품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어른들을 따라 한번씩 간 동네 가게에서 이제 그 떨치기 힘든 가공식품의 맛을 봐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떼를 쓰기 시작한다. 마침 그날은 오늘처럼 오전부터 비까지 내린 날이라서 제법 날씨가 쌀쌀했고, 돌아올 때 다시 시작된 비로 빙과류를 먹기엔 ‘아닌’ 날이었다. “오늘은 비가 오고 날도 추우니까 내일 아빠가 사줄게”, “그리고 아빠가 지금은 지갑도 안 들고와서 사줄 수도 없다” 해도 막무가내로 “그래도 그래도” 하면서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진다.

설명과 이해가 통하지 않는 그런 순간이다. 그러나 수중엔 정말 지갑도 없고, 돈도 없다. 그러니 집엘 데리고 갈 밖엔 도리가 없다. 그래서 한발 양보를 해서 “그럼 집에 가서 아빠가 돈을 가지고 와서 사 줄게” 해도 “그래도 그래도” 생떼를 쓰기 시작한다.

햐, 요럴 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요놈이 아빠를 시험하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빠의 권위’ 이런 단어도 지나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암튼 별 도리가 없으니 그때부터 붙여진 승준이의 별명인 “그래도 그래도”의 그 ‘그래도 오빠’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 녀석은 그때부터 엉엉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정말 서럽게도 운다.

   
▲ 아랫동네 공원에서 개미떼를 발견한 녀석들 뚫어져라 바라본다


소통 - 생떼의 근원 찾기

자, 집에는 들어왔고 이제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그래서 일명 ‘소통방’으로 바로 들어갔다. 그러니까 방에 녀석과 아빠 이렇게 단 둘이서만 독대(?)를 하고 앉는 것이다. 그래서 ‘완전 생떼’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아빠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자, 이제 맘대로 울어라, 아주 실컷 울어라, 더 큰소리로 울어!” 하면서 생떼를 더욱 조장(?)한다.

그렇게 한 10 여분 지나면 한동안 계속되던 고성과 괴성의 중간쯤인 그 울음이 수그러들기 시작한다. 주위에 저를 구해줄(?) 그 누군가가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감지하고는 울음소리가 차차 약해지면서 슬슬 타협(?)을 해온다. 그 서러운 울음을 삭이면서 아빠한데 안겨오는 것이다.

그러면 이젠 녀석이 들을 준비가 된 셈이다. 그래서 둘이서의 대화가 다시 시작된다. 상황을 상기해가며 ‘그래도 오빠’의 생떼를 설명해주면 서서히 녀석 나름의 납득이 시작되고, 아빠인 나 또한 그 생떼의 ‘근원지’를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 찾아온다.

그러니까 그날의 생떼의 근원은 이런 것이었다. 녀석이 바로 어제 어린이집에서 그 아이스크림의 ‘맛’을 완전히 봐버린 것이다. 무더운 한여름 어린이집에서 간식으로 빙과류를 아이들에게 하나씩 돌렸고, 그때까지 그 맛을 잘 몰랐던 녀석이 완전히 그 맛에 반해버린 것이었다. 고놈이 바로 ‘더위사냥’이란 놈이다. 이 아빠가 먹어도 참 시원하고 맛있는 고 녀석 이름이 말이다.

그래서 그날의 사태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그리고 서로 소통하고(아, 명박산성에 갇혀있는 자도 이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함께 가게에 가서 더위사냥 하나 사서 아빠와 둘로 갈라서(요놈은 중간에서 뜯어서 똑 부러트리면 2개가 된다, 그래서 더 인기가 있는 듯) 가게 옆 댓돌에 걸터앉아서 먹고 돌아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육아 - '인간' 이해의 시간

이 비슷한 상황을 몇번 되풀이하고 느낀 것이지만, 일단 애들이 생떼를 부리는 것은 정말 못 봐줄 일이지만, 그 상황은 아이의 입장에선 다 이유가 있는 듯 보인다.

그래서 필자는 가급적 이런 방법을 택한다. 처음에는 물론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해주면서, 그 반복되는 아이의 요구가 길어지면 일단 한번은 들어준다. 들어주면서 조근조근 설명을 해준다. 왜 이렇게 하면 안 되는지를 말이다. 그러면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녀석이 이해를 한다. 그 상황을 말이다. 그래서 나중에는 녀석의 입으로 아빠가 했던 이야기가 반복되어 나온다.

그러니 아이들의 생떼를 무턱대고 들어주는 것(버릇이 될 공산이 크다)도 문제이지만, 어른의 생각으로 재단을 해서 강압적으로 누르는 것은 더 나쁜 것(성격을 해칠 공산이 크지 싶다) 같다. 가급적이면 아이들 눈높이로 소통을 시도하라, 그러면 아무리 어리더라도 서로 이해하게 되고 거기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아이와 더 큰 신뢰와 믿음의 관계가 성립이 되어가는 것이다.

암튼 이런 상황도 아이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면서 이 아빠도 배울 점이 있고 그래서 이제는 녀석들의 생떼가 별로 무섭지는 않다. 정말 어른들 말씀처럼 애들을 키우면서 ‘인간’이 된다고 하더니, 그 ‘인간’에 대해서도 하나 하나 다시 배워나가는 것 같으니 말이다. 그러니 아이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이 있는 것이다. 하여간 지금은 육아의 시간이다.

정수근/ 대구의 엄마산인 ‘앞산’을 지키는 싸움인 앞산터널반대운동을 하면서 환경과 생태 문제는 곧 지역의 문제, 정치의 문제란 것을 확실히 느끼는 계기가 되었고, 그런 인식하에 지역의 환경과 생태 그리고 농업의 문제에 관심이 많다. 현재 지역 청년들의 작은 공부모임 ‘땅과자유’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임’의 약칭) 회원이자, ‘블로그 앞산꼭지’(http://apsan.tistory.com)의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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