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222일째]
-봉은사 명진 스님 1000일 기도 마치고 곧바로 용산참사 현장 방문
-김준규 검찰총장, 위장전입 인정만으로도 이 정권에선 청백리에 속할 것

▲ 불탄 남일당 건물 옥상을 올려다 보는 명진 스님(이하 사진제공/천주교인권위원회)

서울 삼성동 봉은사 주지 명진(59) 스님이 8월 30일 오후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명진 스님은 지난 2006년 12월 5일부터 시작된 1000일 기도를 마치지마자 기도 종료를 알리는 회향법회를 가진 뒤 곧바로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온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봉은사 경내에 ‘중수부 검사들의 출입 금지’라는 펼침막을 걸어놓았던 명진 스님은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해서 “그동안 오고 싶었던 곳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용산 분향소에서 인사말을 전한 명진 스님은 그동안 1000일 기도를 하는 동안 남대문이 불탔고 용산의 무구한 죽음이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서거 등 힘든 일들이 많았다고 하면서 "그중에서 제가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용산참사로 돌아가신 여러분들을 생각하면서 정말 마음 같아서는 일찍 와서 돌아가신 분들의 극락왕생을 빌고 유가족들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에 몇 번씩 나섰지만 못 온 것"을 죄송해 했다. 

이어 "거짓이 난무하고 위선이 난무하는"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면서 "이번에 총장 취임한 김준규 검찰총장은 청문회 석상에 나와서 당신의 잘못을, 위장전입을 시인하고 사과했는데, 이명박 정권하에서는 그 정도면 저는 청백리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비틀어 말했다.  

검찰에 대해서는 "권력 앞에서는 물으라면 물고 짖으라면 짖는 충견의 역할을 아무 부끄럼 없이 행하고 떡값을 보장된 뇌물을 주는 스폰서 앞에 가면 꼬리를 흔드는 애완견의 역할을 아무 부끄럼 없이 해온 것이 작금의 한국 검찰의 모습"이라고 비판하면서,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이런 오명을 씻고 애완견 충견 소릴 벗어나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힘없는 사람들도 찾아가서 의지할 수 있는 그런 검찰이 되기 위해서는 용산참사 수사기록 3천쪽 내 놓으라"고 요청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거짓말로부터 자유로와 져야" 한다면서 서민행보라는 것이 한손에는 떡볶이를 들고 한손에는 어묵을 들고 시장 바닥을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서민을 위한 행보를 한다면 이 용산부터 찾아오라"고 일갈했다.  "찾아와서 유가족의 피눈물을 먼저 닦아주라"는 것이다.

이어 문정현 신부와 함께 용산참사 현장을 둘러본 명진 스님은 “자기 재산을 지키려고 망루에 올라간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천벌을 받을 일”이라며 “입으로는 서민, 서민 하면서 어떤 것이 정말 서민을 위한 정책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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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향 중에 눈물을 닦고 있는 명진 스님

▲남편을 잃고 자식을 감옥에 보낸 전재숙 어머니를 위로해주시는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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