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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무너진 현장에 그가 있다- 서울 갤러리 포스(PHOS), ‘사진가 조성수를 만나다’ 展
  • 박오늘 ( . )
  • 승인 2009.08.28 09:37 | 최종수정 2009.08.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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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자연 재해는 인간의 삶을 무너뜨린다는 데서 너무나도 닮았다. 문명이 발달하지 못한 오랜 옛날에는 홍수와 가뭄 등의 자연재해는 인간의 그릇된 삶에 대한 응징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기에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신의 노여움이 풀리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렇다면 전쟁은, 어쩌면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잔혹한 역사가 아닐까.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인간을 죽이기를 서슴지 않는 만행의 역사. 문명을 가리고 현대에도 버젓이 그 잔혹하고 야만적인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어쩌면 오늘날의 자연재해는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전쟁)을 응징하려는 신의 뜻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 응징(?) 앞에서 절규와 절망을 피토해 내는 우리는, 우리는 그 삶의 현장에서 어떤 희망을 주워 올릴 수 있는 것일까?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종로에 있는 갤러리 포스(PHOS)에서는 ‘사진가 조성수를 만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그곳에서 우리는 삶의 불편한 그늘들과 부닥치게 된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자리, 포화가 멈추지 않는 전쟁터에서 맞닥뜨린 병사들, 자연재해로 쑥대밭이 된 삶의 현장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짓는 여인, 그 폐허가 된 땅을 덮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주검들, 재개발로 사람이 떠난 집터에서 뒹구는 삶의 잔상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사진가 조성수는 격전의 현장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동티모르, 이란, 소말리아 등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가 하면 2004년 말 동남아 일대를 강타한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아체의 현장에도 그는 있었다. 인간의 욕망이 빚어내는 최악의 상황(전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그 참담한 현장으로 우리를 이끄는 그의 사진은 우리에게 고통과 슬픔을 공유하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그 아픔에 연대하려는 연민을 갖게 한다. 그의 다큐멘터리 사진에는 진실로 이러한 힘이 있다. 인간의 고통을 돌아보고 그것을 치유하려는 노력, 불의에 분노하고, 연약한 인간의 고통에 연민을 느끼는 그리스도의 눈길로 우리를 이끄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세상, 그것은 전쟁만을 말하지 않는다.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불의에 눈감아 피토하며 절규하는 이웃의 삶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그리스도인은 없을 것이다. 그 불의의 현장, 용산에도 그는 있다. '과연 우리는 이 시대의 불의와 폭력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그렇게 그의 사진은 삶의 현장 곳곳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잔혹함을 끄집어내 보여주면서 부끄러운 우리의 양심을 두드린다.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달라.”는 권정생 선생의 유언을 그의 사진이 다시 한번 들려주고 있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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