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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하늘과 땅 지키는 예언적이고 상징적인 일주교 현장 체험,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 찾아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가 주관하는 ‘주교 현장 체험’이 11월 5일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에서 진행됐다.

이번 현장 체험에는 강우일 주교, 권혁주 주교, 조규만 주교, 정순택 주교, 장신호 주교, 구요비 주교, 박현동 아빠스와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이재돈 신부,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장 백종연 신부 등 사제들이 함께 참여했다.

주교단이 찾은 안동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는 1979년 3월 창립 이래 41년째, 생명농업을 이어 오고 있는 공동체다. 쌍호분회는 지난해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로부터 가톨릭 환경상 대상을 받았다.

안동교구 농은수련원에 도착한 주교단은 먼저 가톨릭농민회 생명농업과 활동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쌍호분회로 이동해 회원들을 만났다.

쌍호분회 진상국 회장은 주교단을 맞아 쌍호분회 현장 곳곳을 안내하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주교단이 쌍호분회에서 유명한 농산물 가운데 하나인 양파 밭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정현진 기자

쌍호분회가 유기농, 생명농업이라는 말이 일반화되기 훨씬 전인 1990년대 이전부터 고집스럽게 지켜 온 농법은 ‘경축순환 농법’이다. 가축(소)을 키워 그 분뇨를 퇴비로 이용해 그 퇴비로 다시 농산물을 경작하는 순환농법이다.

진상국 분회장은 소를 키우는 축사, 소의 분뇨 등을 이용한 친환경 퇴비장 등을 소개하며, 주교들이 이를 직접 만지고 체험하도록 했다.

진 회장은 땅과 작물, 사람을 모두 살리는 순환농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퇴비’라며, 소를 유기축산으로 키우는 이유도 안전하고 좋은 고기를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한 퇴비를 생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키우는 소 역시 도농교류를 통해 도시 본당이 송아지를 농가에 입식해 3년 정도 키우면 해당 본당에서 명절 등을 기준으로 소나눔을 하는 방식으로 나눈다. 1년에 1-2번 하는 소나눔은 고기를 덜 먹고, 귀하게 키워 귀하게 먹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퇴비를 이용해 키운 농작물과 농토의 지력에 대해 설명을 듣던 박현동 아빠스는 수도원에서 농사짓는 유기논이 이번 태풍과 수해에 다른 논과 달리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 이는 스스로 벼가 땅에 뿌리내린 힘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소의 분뇨로 만든 퇴비는 6개월간 숙성시켜 농작물에 뿌린다. 만든 퇴비를 만져 보는 주교들. ⓒ정현진 기자

“40년 지켜 온 유기농, 순환농법... . 기도의 힘이며, 회원 월례회의의 힘이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진상국 회장은 농민, 농사에 대한 이야기 전에 쌍호공소를 중심으로 한 신앙이야기부터 해야 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근 가톨릭농민회는 가톨릭 신자 여부가 가입의 절대 조건은 아니지만, 쌍호분회는 그 기준을 오래 지키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해시절부터 시작한 쌍호공소의 오랜 역사와 신앙이 있다.

진 회장은 “현재 남은 쌍호분회 회원 11명은 모두 신자로 가톨릭농민회 회원이면서 쌍호공소에서 자라고 살아온 이들”이라며, “1979년 3월 창립 직후인 6월부터 겪은 ‘오원춘 사건’으로 회원이 급격히 줄어든 아픔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간담회 중에 전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40년간 사람들의 냉대와 압박, 장애가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생명농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는가”라고 물으며, “농업이야말로 땅과 하늘을 살리는 가장 소중한 일이며, 앞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열쇠다. 교황이 특별히 강조하는 지구와 세상을 살리는 가장 상징적이고 예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은 “소품종다량생산, 강제농업 정책이 강했던 1970년대 소량다품종을 고집하면서 ‘빨갱이’ 소리를 들을 만큼 압박과 고통이 심했다”면서, “그 모든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매 회 빠지지 않고 이어온 월례회의의 힘”이라고 말했다.

소 축사를 찾은 주교들이 직접 여물을 주며, 키우는 방식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정현진 기자

쌍호분회 월례회의는 올해 11월 5일 484차를 맞는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월례회의를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처음 두 차례 거를 수밖에 없었다. 진 회장은 “한 번도 끊이지 않았던 월례회의는 한국근현대사 상으로도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세월이 흐르면서, 지키고자 한 것은 월례회였고, 그 속에서 위안과 위로를 얻으면서 지난 세월을 버텼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버팀목은 기도였다”면서, “40년을 작정하고 온 것은 아니지만, 하느님을 믿으면서 기도하고, 이 일이 헛된 일이 아니라는 믿음으로 지내왔다. 처음 비난하던 이들도 최근 관행농에 뒤지지 않는 성과를 보면서 우리에게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말을 한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이어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통한 도농교류의 중요성을 말했다.

그는 주교들에게 최근 본당과 가톨릭농민회 분회 사이의 교류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면서, “농민은 뿌리, 도시민은 꽃이라고 여긴다. 이 두 가지가 서로 상호작용으로 살아가듯, 도시와 농촌이 서로를 살리기 위한 교류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각 교구 주교들과 사제들이 이 운동의 필요성을 더 중요하게 여겨 달라”며, “이 일에 뜻이 있는 평신도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추계 총회에서 새 생태환경위원장으로 임명된 박현동 아빠스는 “농민들의 활동과 신앙에 큰 감화를 받았다”며, “생태환경위원장으로서 앞서 강우일 주교가 잘 닦아 놓은 길을 가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개인, 본당, 교구, 수도회 차원의 구체적 활동을 고민하고, 그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해 갈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주교 현장 체험은 2014년부터 진행해 왔으며, 사회복지, 소공동체, 환경생태, 민족화해, 정의평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장을 방문했다. 최근에는 생태환경위원회 주축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2019년에는 생태적 건축과 에너지, 경제 자립을 실현하는 충북 백화마을을 찾았다.

쌍호공소 앞 분회원들과 주교단. ⓒ정현진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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