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다시 일어날 아프리카 소녀들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20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편집자

 

여러분은 삶 속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계신가요? 어쩌면 우리에게는 태어나자마자 다양한 굴레들이 씌워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존재했던 견고한 규칙들, 모두 인위적인 관습에 불과한데도 이런 것들에 반문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회마다 각기 다른 규칙이 존재합니다.

교육을 받고 다양한 미래를 설계할 권리, 스스로의 몸과 성에 대해 결정할 권리, 원하는 사람과 결혼할 권리.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러한 권리들을 누군가는 태어난 순간부터 부정당하기도 합니다.

바로 아프리카 대륙 내 평범한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가부장적 관습 아래 때로는 마치 남성의 소유물처럼 여겨지는 아프리카 여성들의 삶입니다. 수많은 가능성에 설레고 빛나는 미래를 꿈꿔야 할 소녀들에게는 어른들이 마음대로 정해놓은 규칙: 여성할례, 학업 중단, 조혼이라는 굴레가 씌워집니다.

그저 정해진 길을 따라 살아가는 삶 속, 정작 소녀들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선택지를 써 보지 못합니다.

사진 속 여성, 여아들은 각 사연과 무관합니다. ©한국희망재단

 첫 번째 굴레, 여성할례(FGM)

“여느 때처럼 소풍을 가자는 말에 엄마 손을 잡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한 헛간에 불려간 저는 한 할머니의 손에 할례를 당했습니다. 할머니, 그리고 엄마의 손이 발버둥치는 제 몸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 후 시간이 한참 흘러 출산을 할 때에야 비로소, 할례가 어떤 일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 딸은 할례 때 꿰매어진 부분을 통과하지 못해 거의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탄자니아 민얄라 마을의 한 여성

여성할례(FGM; Female Genital Mutilation)란, 여성의 자유로운 성생활을 통제하고자 주로 성감대인 음핵, 그리고 음순을 절제하거나 질구를 봉합하는 등 여성 성기를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아프리카 대륙 30개국 이상, 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여성이 경험한 여성할례는 젠더 기반 폭력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사춘기도 오지 않은 평균 10살 소녀에게 행해집니다. 여성이 되기 위해 꼭 거쳐야 한다고 여겨지곤 하는 이 ‘죽음의 성인식’으로 여성은 시술 시 출혈과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며, 심하면 죽음에까지 이르기도 합니다. 시술 이후에는 평생 신체적, 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며, 월경과 출산 시 특히 심각한 통증을 경험합니다. 산과적 누공 등의 합병증이 오는 경우도 흔합니다.

*통계 출처: UNICEF Global Databases, 2020

 두 번째 굴레, 학업 단절

“새벽 5시, 저의 긴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물을 길으러 가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매일 가족들이 사용할 물을 구해 오는 게 저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물을 구할 수 있는 강까지 왕복 5-6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수업에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힘든 몸을 이끌고 겨우 학교에 도착해도 수업에 집중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짐바브웨 고퀘 지역의 한 소녀

한창 공부를 할 나이에 아프리카 여아들은 가사노동을 강요받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소녀의 교육은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에, 딸보다는 아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우선순위입니다. 또한 학비나 학용품, 교통비 등을 낼 형편이 되지 않을 때 부모들은 쉽게 여아의 교육을 포기해 버립니다. 실제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초등학교 연령(보통 만 6-11세)의 여아 100명 중 23명은 초등학교를 포기하거나, 아예 학교를 다녀보지도 못합니다.

여아는 학교를 그만두며 2가지를 잃게 되는데, 첫 번째는 교육을 통해 결혼과 출산 이외의 삶을 추구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역량, 두 번째는 학교가 수행하는 일종의 사회적 안전망 역할입니다. 소녀는 학교를 다니며 가사노동, 할례, 조혼의 위험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습니다.

*통계 출처: UNESCO, Global Education Monitoring Report, 2016

사진 속 여성, 여아들은 각 사연과 무관합니다. ©한국희망재단

세 번째 굴레, 조혼

“저희 집은 언제나 형편이 어렵기는 했지만,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자기 일자리를 잃으며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부모님은 더 이상 저와 함께 살 형편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제가 매일 먹는 끼니조차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게 저는 어느 날, 소 몇 마리를 대가로 처음 보는 아저씨의 집으로 데려가졌습니다. 싫다고 저항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우간다 와키소 구의 한 소녀

조혼은 앞서 언급한 학업 단절의 주요 원인이기도 한데,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여아의 35퍼센트가 만 18세 이전에, 11퍼센트가 만 15세 이전에 결혼을 합니다. 많은 부모가 딸은 결혼을 통해 가정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매매혼은 흔하게 일어납니다. 소 한 마리, 쌀 몇 가마 등을 받고 성인 남성과 강제로 결혼을 시키는 것입니다. 또 처녀성을 강요하는 문화로 여아가 성관계를 가졌다는 추정만으로 결혼을 시키기도 하며, 심지어 성폭력이 일어난 경우에도 가해자를 피해자와 결혼시키는 경우까지 발생하곤 합니다. 이렇게 소녀 본인의 의지와 반하는 조혼은 인권 침해이자 조기 출산, 출산 중 사망, 성병 등으로 이어져 여아들의 건강까지 위협합니다.

 

*통계 출처: UNICEF Global Databases, 2020

사진 속 여성, 여아들은 각 사연과 무관합니다. ©한국희망재단

정해진 운명 앞에 주저앉은 소녀들

여성할례, 학업단절, 조혼.

모두 소녀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어른들이 강요한 선택은 나비효과처럼 계속해서 소녀들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미래에 펼쳐졌던 수많은 선택지는 서서히 지워지고, 이름조차 지워져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서의 삶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소녀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소녀들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길은 바로 “자립”입니다. 소녀들은 더 이상 집이 아닌 “세상”으로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스스로 일어설 “힘”을 가져야 합니다. 학교에서 배움을 통해 능력을 키우고, 기술교육을 통해 소득을 내어 경제적 독립체가 되어야 합니다. 소녀들이 힘을 갖는 순간, 조혼과 중퇴를 강요하는 집에서 이들은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여성이 남성의 소유물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할례 역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여아 자립캠페인, Girl Stands Up

이제, 이 소녀들에게는 이를 함께 이뤄 줄 “누군가”만 있으면 됩니다. 아프리카 여아들이 자립하여, 자신의 삶의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세요! 후원자님께서 나눠 주시는 사랑은 전액, 아프리카 소녀들을 위한 자립캠페인 “Girl Stands Up”에 모금되고 사용됩니다.

("Girl Stands Up"은 한국희망재단에서 진행하는 아프리카 여아 자립을 위한 모금 캠페인입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하여 직접 캠페인에 참여하고 아프리카 소녀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최기식 신부)은 가난과 차별로 소외된 지구촌 이웃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국제협력단체입니다. 일시적, 응급 구호가 아닌 국가 마을공동체 개발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고, 현지 NGO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합니다. 현재 인도와 방글라데시,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8개국에서 식수 개발, 빈곤 극복, 집짓기, 빈곤아동 교육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