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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성모병원, ‘파견직 천막농성관련 상황’이라는 문서 파문병원측, 천막농성 노동자들에 대한 ‘점유 및 사용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

   

파견노동자들의 농성천막이 있는 병원 행정동 앞의 방문객 버스 승강장을 병원 현관 앞으로 돌린다는 안낸 팻말이 서 있다. 그 자리에는 버스 한 대가 상시주차하여 환자와 방문객들이 농성 노동자들을 볼 수 없도록 시야를 막고 있다.

지난 10월 9일 강남성모병원은 현재 농성 중인 해고 파견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점유 및 사용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 노동자들은 직접고용 비정규직 간호보조업무 노동자들이 파견용업업체 ‘메디엔젤’ 소속으로 전환되어 간접고용으로 성모병원에서 일해 왔는데, 2년 계약만료 시점인 지난 9월 30일 계약해지를 통해 자동해고되었다. 이는 병원측에서 직접고용과 정규직화를 막기 위해 내린 조치로 보인다. 현재 이번에 해고된 28명의 노동자 가운데 7명이 ‘비정규직노동자보호법’의 취지대로 직접고용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천막농성과 로비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측에서 농성을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이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에, 해고 노동자들은 천막을 철거하고, 병원에서 집회나 촛불문화제, 현수막·피켓시위 등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번에 병원 측에서 가처분 신청과 함께 제출한 자료가운데 ‘파견직 천막농성관련 상황’이라는 문서에서, 그동안 병원측이 비정규노동자들의 천막농성과 로비농성에 대응해왔는지 소상하게 밝혀져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등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연이어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강남성모병원측이 가처분 신청서와 함께 자료로 법원에 제출한 상황일지에는 파견노동자들의 농성에 대해 정규직 간호부가 무관심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병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병원 측은 비정규직 농성자들, 보건의료노조 간부들, 정규직 대의원들, 촛불 시민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매일 실시간으로 감시·사찰했으며, 심지어 병원 밖으로 나와 움직이는 것까지도 감시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청계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동태와 이에 대한 대처방법, 민주노동당 행사에 참여한 것까지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

한편 병원측은 인사팀장과 한 노무법인의 노무사, 파견업체인 메디엔젤 관계자가 모여 ‘상황대책회의’를 구성하고 농성장 철거 등을 도모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원·하청이 공동으로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공모하고 실행한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한편 병원측은 매일 ‘상황일지’를 작성하여 “담당→팀장→행정부원장→진료부원장→병원장” 순으로 핵심 실무자를 거쳐 병원의 최고 책임자에게까지 비정규직 농성에 대한 보고를 올렸으며, 인사, 기획, 간호, 총무, 원무팀장으로 구성된 ‘주요팀장 회의’도 가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남성모병원측이 가처분 신청서와 함께 자료로 법원에 제출한 상황일지에는 파견노동자들의 농성에 대해 정규직 간호부가 무관심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더우기 병원 측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투쟁을 지지하고 협력하지 못하도록 강남성모 병원 노조지부에 이 사태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청하였다. 병원측은 천막농성이 시작되자 곧이어 정규직노조에 찾아가 항의를 했던 것이다. 이는 사측이 직접 나서 노동자 간 연대를 가로막은 것이다. 병원측의 상황일지에는 “9월 18일 10:10 개입의사 확인 : 현 시점에서 없으며 본조 요청 시 변할 수 있음 - 본조 압력만 없으면 상관 무”라고 적혀 있으며, 농성장 철거가 있었던 9월 22일에는 “본원 지부장 만남. 개입의사 없음 확인”이라고 분명히 적어두었다.

또한 강남성모병원측이 가처분 신청을 하며 제출한 증거자료에서 “파견직을 포함한 비정규직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소속 자체가 다른 용역회사의 직원을 정규직화 한다는 것은 직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와 연계될 수밖에 없다”라며 “새 병원 오픈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 병원의 경영상 어려움을 고려할 때 수용될 수 없는 요구사항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파견 기간 2년을 이유로 계약 해지 된 28명의 정규직화 요구는 강남성모병원에 있는 700명의 직간접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의 고용안정 문제로 확산될 수밖에 없고 나아가 새 병원을 온통 비정규직으로 채우려는 병원의 계획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라며 “병원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더 많은 비정규직을 사용하려는 계획에 걸림돌이 되는 이 투쟁을 막기 위해 발악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는 강남성모병원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병원측이 천막농성과 로비농성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재판부에 설명하기 위해 스스로 작성한 이 자료에는 사측의 범죄행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면서 “병원이 제기한 ‘점유 및 사용방해 금지 가처분’은 한마디로 말해서 ‘농성장 폭력침탈, 노조 탄압, 상시적 감시사찰’에 대한 병원의 범죄행위 자백서”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10월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서울지방노동청 국정감사에 황태곤 강남성모병원 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으로 있다. 이 자리에서 강남성모병원의 파견직 노동자들에 대한 계약해지가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한 것인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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