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력으로 대규모 유혈 사태

2020년 9월 13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경찰 행동에 반대하며 시위 중인 모습. (사진 출처 = CNS/Reuters/Luisa Gonzalez)

남미 콜롬비아에서 주교들이 경찰 폭력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시위대에는 사법절차 밖에서 직접 정의를 구현하려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한 주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13명이 숨졌다.

시위는 보고타에서 일어난 경찰의 폭행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시작됐다. 경찰 2명은 하비에르 오르도네스(44)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테이저 총으로 그를 여러 차례 때리고, 무릎으로 눌러 숨을 쉬지 못하게 했다. 당시 목격자들은 경찰에게 그만둘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오르도네스는 몇 시간 뒤 사망했고, 현장 목격자들은 경찰이 그를 길거리에서 술을 마신 혐의로 체포했다고 전했다.

9월 9일, 보고타의 경찰서들 주변에 수천 명이 모여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평화 시위를 했다. 그러나 시위대 일부는 곧 돌과 화염병을 경찰에 던졌고 이에 경찰은 최루탄과 실탄 발사로 응수했다.

보고타 시에 따르면 시위가 이어진 사흘 밤 동안 200여 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민간인 72명은 총상을 입었다. 클라우디아 로페스 시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지난 30년간 보고타에서 일어난 최악의 가두 폭력이라고 했다.

가톨릭교회는 12일 평화와 화해를 촉구하는 철야 기도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보고타 대교구의 루이스 호세 루에다 아파리시오 대주교는 시민들에게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를 증오와 분개심에서 “해방”시키라고 촉구했다.

루에다 대주교는 “이번 주에 많은 청년이 죽었다. 이 일을 겪으면서 우리는 보고타가, 콜롬비아가 젊은이들에게 기회와 문화를 제공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청년들에게 공부하고 일하고 스포츠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는지 묻는다”고 했다.

군종교구장인 파비오 수에스쿤 주교는 오르도네스를 때린 경찰은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으므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경찰 대부분은 자기 일을 제대로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하고, “폭력적 대응은 오로지 더 많은 폭력만 부른다”면서 시위대에 자제를 요청했다.

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보고타 시내의 경찰서 150군데 가운데 약 1/3이 약탈당하고 20여 곳이 불탔다. 이반 두케 대통령은 시위대에 자제를 촉구하고 오르도네스의 죽음에 사과했다. 

한편 국방장관은 민족해방군을 포함한 반란 집단들이 시위에 끼어들어 경찰을 공격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족해방군은 지난해에 보고타의 경찰학교에 폭탄을 터뜨려 23명을 죽였다.

13일, 로페스 시장은 보고타 시 대성당 앞에서 화해 의식을 했다. 그녀는 이번에 죽거나 다친 이들의 친지들을 직접 위로했다. 로페스 시장은 시는 경찰을 상대로 소장을 낸 이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고, 경찰을 개혁함으로써 (잘못을 저지른) 경찰을 민간 법정에서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콜롬비아에서는 경찰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이 화해 의식에는 지난 수십 년간 콜롬비아 내전의 피해자들을 위해 일해 온 프란치스코 데 루 신부(예수회)가 참석했다. 그는 현재 내전 중의 전쟁범죄를 다루는 진실위원회를 맡고 있다.

그는 지금은 “피해자의 말을 듣고 그들의 고통을 나눌 때”라고 말하고, "하지만 시위대 사망자 13명의 죽음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해서 누가 경찰에 실탄 발사를 명령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구현할 때에만 비로소 우리는 화해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아무런 화해가 없다면, 우리의 보고타 시와 우리나라에는 아무런 미래도 없을 것이다.”

기사 원문 : https://www.ncronline.org/news/justice/colombian-church-leaders-call-reconciliation-truth-following-prote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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