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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교구, "강론 중 정부 비방 말라" 사목서한정평위 '빈과일보' 지지 광고 계획도 중단시켜

홍콩교구가 소속 사제들에게 강론 중에 “비방, 모욕하는 표현들”을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는 본토의 공식교회가 공산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막기 위해 쓰는 방식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교회인사를 포함한 인권단체들이 홍콩의 민주화운동을 질식시키려는 중국의 움직임들을 계속해서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교구 교구장 서리인 통혼 추기경은 8월 28일 사목서한을 발표했다.

이 서한에서 통 추기경은 교구 사제들과 부제들은 “증오를 담거나 불러일으키거나 사회불안을 자아내는 비방, 모욕적인 표현들은 그리스도인 정신에 어긋나며 전례에 절대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이 서한은 사제들에게 강론에 대해 훈시하는 형식으로 쓰였는데, 강론의 목적은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대해 개인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신자들이 그리스도교 생활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서한은 “이 중대한 시기에, 우리 신자들은 전례 중에 사제에게서 뭔가 위로가 되고 건설적이며 힘을 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모욕하거나 도발하는 표현들로 절대 이뤄질 수 없다. 신자들이 혼란과 방황이 아니라 평화와 환한 마음으로 주님의 집을 떠나도록 도우라"고 사제들에게 요구했다.

지난 7월 1일 중국은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을 발효하면서 홍콩에서 민주주의적 자유를 요구하는 대중시위와 구호를 불법화했다. 또한 민주화 진영 인사들이 대규모로 체포됐다.

홍콩교구 은퇴주교로 통혼 추기경의 전임 주교였던 젠제키운 추기경을 비롯해 많은 가톨릭 신자는 민주화운동을 지지해 왔다.

여러 교구 사제들은 <아시아가톨릭뉴스>가 이 사목서한에 대한 반응을 묻자, 자신들의 발언이 기사에 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일부는 이 사목서한은 중국이 통제하는 홍콩 행정당국의 영향력에 의한 것이며, 교구 또한 교구가 정부와 대립하는 것으로 보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목서한이 발송된 지 2일 뒤에는, 홍콩교구는 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준비하고 있던 민주화운동 지지 기도회 계획을 취소시켰다.

정평위는 사주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보석됐던 <빈과일보> 지지 광고를 내기 위한 기부금을 모으고 있었다. 이 광고에는 홍콩의 민주주의 보전을 위한 기도가 담길 예정이었다.

정평위는 계획 취소를 알리는 편지에서, 교구가 “모금 방식과 기도 내용에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초, 홍콩교구는 교구가 운영하는 모든 학교에 편지를 보내 국가보안법의 “적절한 인식을 촉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한 교사와 경영진에게는 “(특정) 정치적 메시지, 의견, 관점을 일방적으로 부추기”거나 “정치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홍콩 인구 750만 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약 50만 명이고 개신교 신자는 약 40만 명이다.

지난해 홍콩 정부가 국가보안법 도입을 고려하고 있을 때, 개신교회는 목사들에게 이 법안에 반대하는 공개 성명에서 이름들을 빼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주화운동을 지지했던 많은 그리스도인이 페이스북 계정을 없애고 보안이 더 강한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갈아탔다.

월병은 추석 때 중국에서 먹는 명절 음식이다. (사진 출처 = UCANEWS)

한편, 홍콩 민주화운동의 한 지도자이자 중국공산당에 대한 강력한 비판자인 젠제키운 추기경은 그간 추석 때마다 홍콩 내 교도소 수인들에게 보내던 월병을 올해는 보낼 수 없게 됐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해마다 추석을 앞두고 수인들에게 이 명절 떡을 돌렸는데, 8월 31일 홍콩 정부 교정국에서 이는 정치적 동기가 담긴 행위라며 중지시켰다.

이에 대해 젠 추기경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월병 선물을 수인들에게 줘 온 것은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었으며 단지 수인들에게 사람들이 그들을 잊지 않았음을 알게 해 주려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년간 젠 추기경은 추석 때가 되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월병 모금을 해서 홍콩의 모든 죄수에게 그들의 종교나 정치관과 아무 상관없이 월병을 나눠 줬다.

올해도 그는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 그리고 교구 주보를 통해 이 모금운동을 시작했었다.

그의 모금운동에 참여한 일부는 “철창 뒤에 있는 형제들”에게 월병을 보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중국어에서 이 표현은 민주화 시위 중에 체포, 구금된 이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젠 추기경은 그간 교도소 측의 요구에 따라, 모든 월병의 크기와 모양을 똑같이 해 왔으며 이를 위해 현금만 모금하고 월병 현물은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교도소에 갈 때마다 수인들이 올해도 월병을 주느냐고 묻곤 했었는데 안타깝게 됐다면서, 올해 그들을 실망시키게 되어서 아주 기분이 안 좋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일로 “길바닥에서 자는 사람들이나 가난한 집처럼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잊힌 이들에게 관심이 넓어져서 모든 이가 각자의 괴로운 삶 속에서도 작은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hong-kong-priests-asked-not-to-offend-communists/89382
https://www.ucanews.com/news/hong-kong-cardinal-accused-of-politics-over-cake-campaign/89396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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