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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이야기나 기도하는 꿈을 꾸는데 괜찮은 거죠?
묵주와 성경. (이미지 출처 = Pixabay)

오늘은 교회상식을 다루기보다는 신앙상담을 하게 될 듯합니다. 

세실리아라고만 자신을 밝히신 분의 사연을 접하게 됐습니다. 청소년기 때 종종 꿈을 꾸셨다고 합니다. 그 타입을 정리하면, 성경의 에피소드가 나오거나 기도와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세실리아님은 기도에 관한 것으로서, 악령에 쫓기다가 길에 놓여 있는 묵주들을 주우며 도망치는 꿈 혹은 주모경 사도신경을 외면 무서운 느낌이 사라지는 꿈을 예로 들어 주셨습니다. 

당시에 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본당 신부님께 알려드렸더니 걱정할 것 없다고 말씀하셨답니다. 나중에 수도자가 된 신심이 깊은 친구에게 꿈 이야기를 하면서 그 친구도 그런 꿈을 꾼 적이 있는지 물었더니 친구는 그런 꿈을 꾼 적이 없다고 했답니다. 

이런 질문을 받고 제게 먼저 든 기분은, 아.... 이런 질문은 자기 자랑하려고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었습니다. 질문하신 당사자는 심각하게 하신 건데 이런 기분을 고백해서 죄송합니다. 많은 사람이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저는 피정기간 중에 일 년치 꿈을 몰아서 꾸는 타입입니다만, 직접적으로 성경이나 기도와 얽힌 꿈은 별로 기억이 안 납니다. 대신 피정기간 동안 성경 구절을 가지고 기도하다 보니 기도 시간 중에 성경의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되겠습니다.

속풀이를 빌어 세실리아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세실리아님이 경험한 기도의 내용이 매우 바람직한 체험을 알려주는 동시에 강화시켜 준다는 점입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릴 일입니다. 

저도 제 지인 중에 꿈이나 기도시간을 통해 하느님의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용은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고 이웃에 모범을 보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고 하니, 모든 신자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이라 하겠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들어야 할 말씀을 우리의 이웃을 통해 전달하고 계신 것이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모든 이가 그런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경험 없이도 수도자가 된 친구가 있으니 말입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따라서 그런 꿈을 꾼다는 것은 매우 특별하고 구체적인 은총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실리아님의 꿈은, 기도가 모든 두려움을 없애 준다는 확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꿈과 관련해서는 창세기의 요셉 이야기를 다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꿈을 꾸고 해석하는 능력을 통해 하느님의 계획을 알아갔던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동명이인 요셉이 신약에 등장합니다. 마리아의 배필이요 예수님의 양아버지 요셉 말입니다. 그도 꿈을 꿨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꿈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말을 거시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고유한 방식으로 찾아오시고 은총을 베풀고 계시다는 것을 우리는 교리와 삶의 경험을 토대로 자꾸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은총의 한 가지 발현 형태로서 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번 기회에 좀 더 폭넓게 은총이 우리 신앙 안에서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제가 최근에 알게 된 책 하나 소개해 드리죠. "은총"(최현순 지음, 바오로딸. 2020)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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