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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지혜롭게 보도 할 수 있다8월 16일자 1031호 <평화신문>과 2660호 <가톨릭신문> 모니터링

보도의 방법이야 신문사의 편집국은 물론이지만 일선기자들이 선택할 문제다. 그러나 매주 다양한 뉴스에 한정된 인원으로 뛰어다니다보면 그 지혜로움이 떨어질 수밖에는 없다. 사람과 구조가 가진 한계점 앞에서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부끄러운 법이다. 그러기에 근간에는 여러 신문사들이 독자위원회 혹은 지면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입에 ‘쓴 약’을 달라고 자청하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교계신문들을 보자면 지혜로움이 떨어지는 대목이 여전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지혜로움의 부족’이란 영악하거나 약삭빠르지 못한 것이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는데 혼자가거나, 다양한 반응을 일방의 반응으로 보도하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너무 쉽게 가려는 유혹 앞에서 무릎 꿇음이다.

   
▲강남성모병원(사진/한상봉)


‣ 이 사건을 기억하시는가?

2년 전인 2007년 8월 12일에 <평화신문>은 ‘의료기관 부당청구 실사결과’에 따른 성모병원의 부당청구금액 환수 및 건강보험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과 관련하여 보도를 했다. 사건을 요약하면 당시 보건복지부는 성모병원이 진료과목마다 환자의 동의를 받도록 돼 있는 선택진료비 징수규정 위반, 허가범위 외 약제사용, 진료비 심사삭감을 피하기 위한 환자부담 등 다수의 불법과다 징수사례를 확인하고 부당금액의 5배인 약 140억 원의 과징금 등 행정처분 조치를 예고하였다. 그러나 병원 측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최선의 치료가 잘못된 의료제도 때문에 '불법'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가톨릭중앙의료원 사제단은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애초 보건복지부의 행정조치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았던 <가톨릭신문>은 2008년 5월 11일자에서 ‘가톨릭대 성모병원의 백혈병 진료비 부당청구 논란과 관련, 법원이 성모병원의 손을 들어줬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성모병원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은 아전인수 격의 표현이었다. 단지 서울행정법원은 성모병원이 제기한 보건복지가족부의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본안 소송 1심 판결 때까지 과징금(141억원)과 환수금(28억원) 집행을 유보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무관하지 않은 법원의 판결이 지난 7월 내려졌다. 그리고 <평화신문>은 그 판결의 내용에 대한 기사를 이번 주 8월 16일자 20면에 ‘생명 구하려는 진료보다 제도가 우선?’이란 제목으로 실었다. 말인즉 법원의 “위독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라도 병원의 급여기준을 벗어나는 치료를 하고 보험공단에서 청구할 수 없는 비용을 환자 측에 부담시켜서는 안된다”는 판결에 대하여 환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것이며, 제도가 현실을 못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의 반응도 보도했다.

그러나 2년 전에도 필자가 같은 내용으로 「미디어흘겨보기」에서 지적했던 것은 이번에도 또 빠졌다. 그것은 ‘부당청구 문제를 처음 제기한 한국백혈병환우회 입장과 보건복지가족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판단 그런가하면 제도 개선의 권한을 지닌 국회 보건복지가족부 의원들의 반응’은 이번에도 없었다. 더욱이 현재의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유명한 천주교인이 아니던가? 천주교회와 병원사목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기에 이 문제는 한 번 지나가고 말 것이 아니다. 많은 교구에 교회의 이름을 붙인 병원이 산재해 있다. 그것을 교구가 운영하든, 수도회가 운영하든, 대학교가 운영하든 이 문제는 다양한 관점에서 풀어나가야 할 적지 않은 과제이다. 번거롭더라도 보도에 조금 더 지혜로움이 필요한 대목이다. 


   
▲불광동성당과 공사현장(사진제공: 불광동성당)

‣ 성전은 신자의 관심이지만, 문화유산은 모두의 관심거리다.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 4구역 재개발과 관련한 가좌동성당과는 달리 재개발의 위협(?)은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인근 아파트의 공사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은평구 불광동성당이다. 교계신문들이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보도했고 이번 주에는 나란히 본당의 ‘성전보존을 위한 첫 기도집회’ 소식을 전했다. (<평화신문> 4면, <가톨릭신문> 5면)

그동안의 보도가 성당 측에서 말하는 ‘성당보존, 성당과 신자 안전, 담장 붕괴, 기도공간과 이동통로 봉쇄, 성전 부지 침하와 균열’ 등에 국한하여 말하였지만 애초 <평화신문>이 3월 8일 20면에 보도를 했을 때에는 그 건물이 한국 ‘현대건축의 거목’ 김수근의 작품이며 중요한 건축유산임을 전한 바 있다.

그렇게 좋은 사회적 이슈를 물고 있는 불광동성당의 성전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왜 살리지 못하는가? 『공간』이란 단어 하나만으로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건축가 김수근(그는 천주교인이기도 하다)에게는 그의 수많은 건축 작품 중 3대 종교건축물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서울 장충동의 경동교회와 마산 양덕동의 양덕성당과 함께 바로 서울 불광동성당을 일컫는다. 건축학도들에게는 아직도 신화적인 김수근의 작품이 인근 아파트의 무리한 공사로 붕괴의 위험에 있다는 것은 크나큰 정보이며 그들로서도 가만히 있을 문제가 아닐 것이다. 비록 완공된 것이 1985년이지만 불광동성당의 성전은 인문학적인 의미가 큰 건축물로서 건축가협회, 문화재청, 서울시, 근대운동에 관한 건물과 환경형성의 기록조사 및 보존을 위한 조직(DOCOMOMO), 김수근문화재단 등과 함께 이슈를 부각시킨다면 이것은 한 종교단체의 일이 아니라 모두의 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단순보도가 언론으로 맡은 소임의 모든 것이라면 너무 밥벌이지향적인 것이다.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공공저널리즘의 기능을 십분 활용하여 지혜로운 보도로 앞장선다면 더 많은 이들이 독자 되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천주교회 신문을 꼭 천주교인만 의식하고 만든다면 너무 꿈이 작지 않은가? 바르고 강직한 신문이 되면 ‘모든 이의 모든 것’(OMNIBUS OMNIA)이 될 수도 있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김유철(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위원, 경남민언련 이사,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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