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크리스티 한국지부 창립 1년

팍스 크리스티 한국지부(이하 PCK)가 창립 1주년을 맞았다.

PCK는 지난해 8월 24일 창립됐으며, 주교와 사제, 수도자, 신자 30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국제 팍스 크리스티는 현재 전 세계 50개 국가에서 50만 명이 참여하는 국제 평화운동으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말, 프랑스에서 시작됐다.

‘그리스도의 평화’라는 뜻의 팍스 크리스티는 “평화와 인권 존중, 정의와 화해를 실현하기 위한 적극적 평호와 비폭력을 추구하며, 가톨릭 교회 내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수평적 파트너십으로 참여한다”는 특성을 갖는다.

이에 따라 전통적 군축과 전쟁 반대뿐 아니라 인권 침해, 빈곤, 불평등, 불공정, 그리고 기후위기와 생태환경에 이르는 다양한 분쟁과 갈등 문제를 다루고 해결을 위한 실천에 참여한다.

“평화가 실현 가능하고 폭력과 불의의 악순환도 끊을 수 있다고 믿으며, 모든 인간이 폭력의 두려움에서 해방된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으려 한다”(국제 팍스 크리스티 비전 일부)

지난해 설립되면서 아시아태평양에서 13번째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PCK는 이같은 국제 운동의 비전에 따라, “동북아와 한반도가 다시 평화와 폭력의 갈림길에 서 있고, 한반도는 여전히 냉전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세계 평화의 발원지로 만드는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나 세력 균형이 아닌 정의의 결과로서 평화를 지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국내외 가톨릭교회와 NGO, 정부 기구와 협력 연대, 평화 관련 정책 감시와 정책 수립 지원, 평화 영성 개발 및 평화 교육 지원, 평화 문화 정착, 한국 교회의 평화 사목 참여, 국제 팍스 크리스티 사업 참여, 국제 사회의 평화 구축 활동 참여” 등을 계획했다.

또 복음과 가톨릭신앙에 바탕을 두고 “평화로운 세계, 모든 폭력에서 자유로운 세계 건설”이라는 비전을 추구하며, 실천 원리로서 “기도, 공부, 실천”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른 주된 활동 방향은 “갈등 전환, 평화 구축, 평화 교육과 청년 활동 지원, 비폭력적 방법을 통한 사회변화 추구, 각 나라의 사회정치적 맥락에 맞는 옹호 활동 참여, 회원 단체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류와 연대” 등이다.

팍스 크리스티 한국지부 2기 평화학교 수료생들. (사진 제공 = PCK)

팍스 크리스티 한국지부의 1년 어떻게 흘러왔을까?

PCK는 창립 이후 조직, 재정, 홍보, 연구, 교육, 국제협력, 대외협력, 영성 등 8개 분과를 편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부터는 매년 1월 1일 교회가 지내는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교황이 발표하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또 “기도, 공부, 실천”이라는 활동의 세 기둥에 따라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을 공부, 실천하면서 ‘평화’의 영성과 개념을 공유하기 위해 “평화학교”를 열었다.

PCK 연구이사를 맡고 있는 박문수 박사는 “평화학교를 두 차례 진행하면서 더 많은 지원자가 생겼고, 안정적으로 16명 정도 연구분과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다”며, “먼저 평화와 평화 신학 등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이후에는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에 치중해 2-3년 꾸준히 공부할 생각”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더불어 국제협력과 대회협력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지난 7월 27일 시작된 “정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나아가 평화협정으로 만들자”는 국제 캠페인. 핵무기금지조약 비준 촉구 캠페인 등에 동참하고 있다.

팍스 크리스티 한국지부 홍보분과가 진행하는 평화 캠페인. (사진 제공 = PCK)

박은미 공동대표는 올해 8월 24일 창립 1주년을 기념하는 평화 순례와 미사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 사태로 모두 취소하게 됐다면서,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동호 신부님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국가적 위기를 살아가는 시민 서로에게 힘이 되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평화를 건설하는 일일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또 박 대표는 “전 세계에 비폭력 메시지를 전달하는 팍스 크리스티의 영성은 ‘성체성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내용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면서, “책의 저자는 전쟁으로 사람들의 몸을 부숴뜨리고 피를 흘리게 하면서, 어떻게 성체 성사를 드리며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실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전쟁 이전에 바이러스와의 사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예수를 따르는 신자들이 우리 사회를 위한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 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역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는 앞으로 팍스 크리스티 한국지부가 힘써야 할 것의 하나로, “교회 내 평화감수성 강화”를 들었다.

박 신부는, “특히 교회 내에서 평화 의식, 감수성을 높이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며, “이번 코로나19 정국은 다른 면에서 우리 사회가 평화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고 또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다. 그런 관점에서 교회가 더욱 사물이나 상황을 평화 감수성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PCK는 오는 9월과 10월 3기와 4기 평화학교를 이어 진행한다. 강의 주제는 “가톨릭 사회교리와 평화”(박동호 신부), “가톨릭 평화신학과 영성”(박문수 연구이사), “가톨릭 평화운동의 역사와 전망”(이성훈 경희대 특임교수)로 진행된다.

정전협정 67주년 기념행사로 진행된 파주 평화전망대 순례에 참여한 회원들. (사진 제공 = P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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