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바이든 후보, “낙태 범죄화 반대”

(마크 볼링)

미국 대선이 올 11월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정치라는 이상한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특히 가톨릭 신자 유권자에게는 더 그렇지요.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은 예전에는 친선택(pro-choice)이었다가 낙태 반대 전사로 변신했습니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은 자신은 가톨릭 신자라고 하지만 낙태를 강력 지지합니다.

그렇다면 한 사람의 가톨릭 신자로서 어떤 판단을 해야 할까요?

지난주, 조셉 토빈 추기경은 “민주당 대선 정부통령 후보에 가톨릭 신자가 없기는 근래에 2020년이 처음”이라고 트위터에 썼습니다.

바이든은 스스로를 가톨릭 신자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례 증명서도 있으며, 알려진 그의 배경을 봐도 그가 신자라는 것은 증명됩니다. 그러니 토빈 추기경의 말은 심한 빈정거림입니다.

바이든 후보는 가톨릭 학교를 오래 다녔고, 수녀들을 무척 좋아하며, 자신이 개인적 비극을 겪었을 때 신앙에서 위로를 얻었습니다.

그는 자신은 이러한 가톨릭적 뿌리로부터 가톨릭 사회적 가르침의 핵심 원칙인, 모든 사람의 인간적 존엄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고 합니다.

또한 이로부터 자신은 연대, 특히 가난한 이들과 노동계급에 대한 연대를 이해하게 됐다면서, 고용 보장과 경제정책을 논할 때 늘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바이든은 지난 6월 초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죽은 뒤 길거리 봉기가 일어났을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가톨릭 사회교리와 더불어 자랐습니다. 가톨릭 사회교리는 저에게 실천이 없는 믿음은 죽은 신앙이며, 우리는 자신이 행한 바에 따라 판단될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는 “모든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창조되었을 뿐 아니라 평등하게 대우받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고 개탄했습니다.

하지만 신앙을 충실히 지키는 많은 미국인의 눈에는 잠깐만 봐도 거래를 깰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바이든은 낙태를 강력 지지합니다. 과거 두 명의 가톨릭 신자인 민주당 후보 두 명 때 그랬던 것처럼요. 바로 존 케리 대통령후보(2004)와 팀 케인 부통령후보(2016)입니다. (역자 주 – 민주당은 2004년 대선과 2016년 대선에서 둘 다 패배했는데, 가톨릭 신자 다수는 공화당을 지지했다. 낙태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다. 미국 선거에서 가톨릭 신자 표는 선거의 향방을 가르는 중도 표다.)

바이든이 이 문제와 관련해 가장 좋게 대응한 것은 자신은 낙태를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낙태 불법화는 원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많은 가톨릭 신자에게는 이 지점이 논쟁의 핵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 출처 = catholicleader.com.au)

미국 주교회의는 “가톨릭 신자는 낙태, 안락사, 보조 받는 자살....과 같은 근본적으로 악인 행위를 촉진하는 정책을 선호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수 없다"는 지침을 정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선거운동은 이것이 가톨릭 신자들에게 통하기를 분명히 바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인종 폭동, 그리고 물론 휘청거리는 경제와 실업 문제 등 그의 실정을 다 덮고 (가톨릭 신자 입장에서) 트럼프를 지지할 단 하나의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99년에는 자신은 “강력한 친-선택”이라고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샌가 강 건너편 진영으로 확실히 건너갔고, (2016년 대선에서) 한때는 그를 단죄하던 유력한 가톨릭 그룹들의 지지를 얻어냈습니다.

“CatholicVote.org”라는 가톨릭 유권자 단체는 2016년 대선 운동 기간 중에 당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예전에 자신이 성추행을 자랑하는 동영상이 공개됐을 때 그를 비판했지만, 지금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그에게 투표하라고 운동하고 있습니다.

곧, 미국에서 교회 정치라는 것은 이동 축일처럼 보입니다. (역자 주 – 이동 축일이란, 날짜가 고정된 고정 축일과 비교해, 특정 주일이나 요일에 거행하기에 해마다 날짜가 바뀌는 축일. 부활절이 대표적이다.)

적어도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미국주교회의 총회에서는 낙태가 “상위”(pre-eminent) 교회 관심사인가를 놓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주교들 가운데 한 강력한 자유주의 그룹이 낙태를 주교회의의 투표 지침에서 빼자고 주장하면서 단호히 싸움을 걸었습니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등대로 삼으며, 우선 관심사는 이주민과 가난한 이들의 고난이나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정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주교 대다수는 개인 윤리라는 관점을 옹호하면서 생명권이 가장 중요하다는 교회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낙태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투표로 이기고) 관철했습니다.

어쨌거나,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고 하는 많은 미국인은, 호주인들처럼, 이제는 더 이상 신앙을 실천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표를 던질 때 교회 가르침을 별로 고려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영리 기관인 공공종교연구소(PRRI)에 따르면, 백인 가톨릭 신자 또는 히스패닉/라티노 가톨릭 신자 가운데 낙태 문제를 기준으로 투표할 것이라는 이는 1/4이 안 됩니다.

바이든 후보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고 있지만 11월 선거 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혹시 바이든 후보가 지난주 선택한 부통령 후보 카말라 해리스가 변수가 될까요?

“생명을 지키는 사제들” 대표인 프랭크 페이번 신부는 해리스 후보가 “당신이 취할 수 있는 낙태에 대해 가장 극단의 (찬성) 입장”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워싱턴포스트>는 해리스가 새롭고 강력한 종교적 요소를 구체화하는 인물로서, 이번에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됨으로써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가 “그리스도교의 종족적으로, 인종적으로 다양한 버전”이 되었다고 합니다. (역자 주 –해리스는 흑인 여성으로, 침례교 신자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렇게 썼습니다. “종교 다원주의가 확대되는 시기에, 다수가 이주민의 자녀 또는 손자인 미국의 젊은 세대는 해리스를 과거 수십 년간 백인이 대다수였던 그리스도교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다신앙과 영적 소속의 인물로 볼 것이다.”

(역자 주 – 미국 역사에서 가톨릭 신자인 대통령 당선자는 케네디 대통령뿐이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2번째가 된다.)

기사 원문: https://catholicleader.com.au/news/presidential-election-whats-the-catholic-way-to-v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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