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단 개편도 예상돼

(로버트 미켄스)

아마 다음 같은 일이 현 교황의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일 것이다. 가톨릭교회의 중앙에 있는 –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기 전까지 여전히 더욱 중앙집권화하고 있던- 로마 교황청이라 알려진 관료기구의 정신 상태와 구조를 진정으로 개혁하는 것.

아르헨티나 출신의 이 교황은 2013년 3월에 교황으로 선출된 지 정확히 한 달 뒤에 “추기경위원회”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8명이었지만 곧 9명이 되어 “9인 추기경위원회”(C-9)로 불렸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보편교회 통치를 돕는 과제를 받았다.

이들은 또한 현재 바티칸의 조직 구조를 정해 놓은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령 ‘착한 목자’(Pastor Bonus, 1988)를 개정함으로써 교황청을 개혁할 계획을 짜는 아주 구체적 임무도 받았다.

새 교황령의 초안은 완성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교황은 이를 각국 주교회의와 몇몇 수도회 장상, 그리고 일부 신학자들에게 보내 더 많은 제안을 할 기회를 주고자 했다.

올해 초에는 최종 문서가 2월의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에 발표되거나 늦어도 6월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축일에는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교황은 이미 새 교황령 ‘Praedicate Evangelium’에 서명했다

하지만 마침 코로나-19가 대유행했고, 지금은 여러 이유로 6인으로 줄어든 추기경위원회는 최근 3번의 회의를 취소했다.

그렇다면 지금 새 교황령 사업은 중단된 상태인가? 바티칸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그는 새 교황령 ‘Praedicate Evangelium’이 다 완성됐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그 문서에 서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 문서는 현재 여러 주요 언어로 세심하게 번역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번역 작업이 다 마무리되면 곧바로 공식 발표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황청의 관례를 극심하게 벗어난 일이 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로마의 한여름은 대체로 중요한 바티칸 문서가 발표되거나 중요 사건이 벌어지는 때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교황 자체가 통상적인 교황이 아니다.

새 문서가 언제 공개되든지 간에, 그 파급력은 클 것이고 아마도 역사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런 영향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또 가시적인 하나는 대규모 인사 개편이 될 것이다.

새 교황령에 담긴 변화를 실행하는 데에는 몇 달, 어쩌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교황령에 따라 진행될 개편 조치를 실행할 마땅한 인물들, 자기가 믿을 수 있고 또 자기와 상당히 의견이 같은 사람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수장들의 교체

이렇게 개혁된 로마 교황청은 새 지도부가 필요할 것이다. 게다가 지금 로마에 거주하는 추기경들 가운데 20여 명 이상이 은퇴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성 장관으로 올해 76살인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을 대신할 사람을 임명할 것이다. 우엘레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의 후견을 받았으며, 이 중요한 자리를 지난 10년간이나 지켜왔다.

프랑스계 캐나다인인 우엘레 추기경이 은퇴하면 일어날 여러 파급효과 가운데 하나는 그가 장차 있을 콘클라베(Conclave, 교황선거)에서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게 줄게 된다는 점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3-65) 뒤의 시대에서는, 주교들이 만 75살이 되거나 75살이 된 직후에 은퇴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교황으로 선출되었던 모든 이는 교황선거 당시에 현직에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한 현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인 아프리카 기니 출신의 로베르 사라 추기경(75)을 교체할 것이다. 그는 장관 임기인 5년을 이미 넘겼다. 사라 추기경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2001년에 로마로 불러 인류복음화성의 제2인자(차관)로 임명했던 사람인데, 당시에는 오히려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2010년 베네딕토 16세가 그를 (교황청 사회복지평의회 의장으로) 승진시키고 추기경으로 서임한 뒤, 그는 교황청 내 전통주의자이자 사회적으로는 보수파에 속하는 이들의 지도자로 시간이 갈수록 더욱 떠올랐다.

레오나르도 산드리 추기경(76)은 자신의 교회 경력 전체를 교황청 안에서 일하면서 보낸 아르헨티나인이다. 그는 현직인 동방교회성 장관직에서 교체될 것이다.

그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시절의 주요 인물로, 2007년부터 현직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산드리 추기경은 최근에 추기경단 부단장으로 선출되었기에 (은퇴 뒤에도) 계속 로마에 머무를 것이다.

가톨릭교육성도 또한 새 장관을 맞을 것이다.

현 장관인 이탈리아 출신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은 이미 5년 임기를 넘겼고 이달 7월 말이면 77살이 된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교구장 주교로서 5년을 보낸 뒤, 베네딕토 16세 재위 중인 2011년에 바티칸에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냐미노 스텔라 추기경도 교체해야 할 것이다. 그는 2013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이후로 성직자성 장관을 맡아 왔다. 그는 이탈리아의 베네토 지방 출신으로 평생을 교황청 외교관으로 일했고 남미에 경험이 많은데 오는 8월에 79살이 된다.

성직자성의 제2인자인 차관 조엘 메르시에 대주교도 교체될 것 같다. 프랑스인인 그는 올해 초에 75살이 됐는데 바로 며칠 뒤에 성직자성 차관으로서 5년 임기를 채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성성 차관인 마르첼로 바르톨루치 대주교의 사임도 수락할 것으로 보인다. 바르톨루치 대주교는 그 자리에서 10년을 조금 넘겼다. 아시시 출신인 그는 최근 76살이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성성 차관 자리를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개인비서이자 동거인인 게오르크 겐슈바인 대주교로 채울 것이라는 소문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7월 30일에 64살이 되는 이 독일인에게 교황 궁내원장으로서 매일 해야 할 의무들을 면제해 주기 전의 일이다.

이는 베네딕토 전임 교황이 기혼 사제를 반대하는 논지를 담은 책을 사라 추기경과 공저함으로써 논란이 일었던 올해 초의 사건에서 겐슈바인 대주교가 했던 역할과 관련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시국의 새 행정부도 찾아야 할 것이다. 2001년부터 바티칸시국 행정부 의장을 맡아 온 주세페 베르텔로 추기경은 교황청 외교관 출신으로 3달만 지나면 곧 78살 생일을 맞는다.

그리고 (2013년부터) 행정부 사무총장인 페르난도 베르게스 알사가 대주교는 올해 75살인 스페인인으로, 그리스도의 군단(수도회) 소속이다. 베르텔로 추기경과 베르게스 대주교 둘 다 교체될 것이다.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의 가장 오래되고 굳건한 교황청 내 협력자 가운데 한 사람인데, 마찬가지로 해임될 것이다. 그는 보수파였던 고 주세페 시리 추기경을 꼭 빼닮은 제노바 출신 성직자로서, 현재 교황청 내사원장이다.

그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이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곧 그를 내사원장으로 옮겼다. 장관 임기 5년 중에 겨우 3년이 지난 때였다.

75살 이상이고, 새 교황령이 발표되면 교체되거나 그냥 은퇴하게 될 다른 고위직에는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인 잔프랑코 라바시 추기경도 포함된다.

저명한 성서학자로 밀라노 출신인 그는 2007년에 이 자리를 맡았는데, 오는 10월이면 77살이 된다.

그리고 이탈리아 출신 안젤로 코마스트리 추기경도 있다. 그는 이탈리아 출신인데,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에 성 베드로 대성전 대사제가 됐다. 오는 9월이면 76살이 된다.

브라이언 패럴 주교는 2002년 이후로 교황청 그리스도인 일치촉진평의회 사무총장으로서 일을 뛰어나게 잘 해 왔는데, 이미 76살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을 전면 개편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는 그리스도의 군단 소속인 패럴 주교의 사임을 수락할 것 같다.

그리고 이 평의회의 의장인 쿠르트 코흐 추기경은 지금 70살이다. 독일어권 스위스 출신인 그는 2010년부터 의장직을 맡고 있다. 그가 다른 자리로 전근될지 아니면 조기 은퇴를 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미 은퇴 연령인 75살에 이르고 또한 미래가 확실하지 않은 추기경이 2명 있다.

로마의 성모 마리아 대성전의 대사제인 스타니슬라프 릴코 추기경은 지난 7월 4일에 막 75살이 됐다. 그를 1987년에 폴란드에서 바티칸으로 불러온 사람은 그를 사제로 서품했던 폴란드 출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였다.

그는 이른바 “폴란드 마피아”의 일원으로서, 로마에서의 경력 전부를 지금은 해체된 평신도평의회에서 쌓으면서 2003-16년에 의장을 지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그렇게도 좋아하던 (하지만 나중에 많은 문제가 드러난) 신교회운동 단체들을 승인해 준 책임이 바로 당시 평신도평의회에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명예직 성격이 강한 현재의 성모 마리아 대성전 대사제직에서 그를 해임한다면 그것은 통상적인 일이 아니겠지만, 또다시 말하자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신이 그간 겪어온 일반적인 교황이 아니다.

이미 은퇴 연령을 넘긴 또 다른 추기경은 루이스 라다리아 추기경인데, 현직 신앙교리성 장관이다.

스페인 출신 예수회원인 그는 지난 4월에 76살이 되었지만, 그가 이 중요한 부서의 장을 맡은 지 겨우 3년이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를 신뢰하는 듯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신앙교리성이 거쳐 가야 할 개혁의 길을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확신하기에도 충분할까?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의 운명도 아직 알 수 없다.
올해 69살인 이 이탈리아인 신학자는 베네딕토 16세가 2010년에 새복음화촉진평의회를 창설한 이후로 줄곧 의장을 맡아 왔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평의회를 폐쇄해 가면서 그 업무를 현재 인류복음화성이라 불리는 조직에 넘기고 있다.

하지만 인류복음화성 자체도 개편될 예정이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올해 63살인 필리핀의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을 로마로 불러서 이 새 일을 맡겼다. 

교황청 재무평의회를 구성하는 추기경 8명 가운데 5-6명은 교체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저 그들이 이미 75살이 넘어서 자신이 본래 맡고 있던 (본국의) 교구장 주교로서는 이미 은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홍콩의 은퇴 주교인 통혼 추기경도 포함되는데 그는 곧 81살이 된다.

아고스티노 발리니 추기경, 80살, 전 로마교구 총대리 추기경(로마대리구장).

윌프리드 네이피어 대주교(작은형제회), 79, 남아프리카 더반 대주교직에서 곧 은퇴 예정.

노르베르토 리베라 카레라 은퇴 대주교, 78, 멕시코시티 대교구.

후앙 루이스 시프리아니 은퇴 대주교, 76, 리마 대교구.

장-피에르 리카르 추기경, 75, 보르도 대교구 은퇴 대주교.

대니얼 디나도 추기경, 71, 갤버스턴-휴스턴 대교구, 는 올해 66살로 평의회 간사인 독일의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뮌헨 대교구)과 더불어 위원회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그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청 개혁안 작업을 도와 왔던 추기경위원회도 인원 보충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새로 보충되는 위원 가운데 일부는 (임명 당시에는) 아직은 추기경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거의 곧바로 추기경이 될 것이다.

바티칸이 곧 열릴 (추기경 전원이 모이는) 추기경 회의를 위해 최근 (새로 임명될 추기경들에게 줄) 반지 15개를 주문했다는 말이 있다. 이는 아주 보기 드문 일일 것이고,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교회에 가는 신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존중하고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이 시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추기경들이 모이는 의식이 근래 그래왔던 것처럼 성대한 잔치여야만 한다는 교회법 조항은 전혀 없다.

새 추기경들을 소규모의, 아예 수수하다고 할 자리에서, 그런 일이 있을 거라고 사람들이 가장 적게 예상하는 지금 같은 때에 서임하지 않을까?

물론,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면 모른다.

 

기사 원문:https://international.la-croix.com/news/a-reformed-roman-curia-and-a-new-batch-of-cardinals/1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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