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코로나 바이러스. (이미지 출처 = Pixabay)

*CORONAVIRUS(코로나바이러스)*

- 닐숨 박춘식

 

 

지구는, 콧구멍 검사 후 음성 양성 구분하고

흑백 후진국 시체가방 동상 등등 싸다니며

난장판으로 크게 불안하고 매우 혼잡합니다

천사가 말씀 올리자, 하느님께서

 

- 또 또, 오만함이 설치는구나

 

바이러스 앞에 고개 숙이는 사람이 안 보입니다

 

- 다시 찾아보아라

- 바이러스 앞에 겸손한 사람이 있는지 꼭 살피거라

 

하느님께서 매우 슬픈 얼굴로 말씀하시자

천사들은 엎디어 눈물을 훔칩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의 미발표 시(2020년 7월 13일 월요일)

*CORONAVIRUS(코로나바이러스) 단어가 외국 어느 방송의 뉴스 바탕으로 매일 화면 상단을 올려지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저는 두 번 들었습니다. 한 번은 텔레비전으로 듣고, 한 번은 글로 보았습니다. ‘겸손한 사람에게는 암세포도 머리 숙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거만하여 몸에 힘을 주면서 사는 사람의 세포는 날카롭게 움직이지만, 겸손한 사람의 세포는 부드러우니까 암세포가 힘겹게 싸울 생각을 안 한다고 어느 의사가 말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앞에서도 겸손한 사람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여유를 가집니다. 거만한 사람은 코로나를 박살 내 당장 죽이고 또 좋은 약을 먼저 만들어 이름도 날리고 돈도 버는 일에 온 힘을 쏟느라고 날카롭게 일합니다. 겸손한 사람은, 모든 바이러스를 보면서 사람 몸에 이로운 점을 보여 달라며, 좋은 작용에 이용하는 방향으로 연구할 수도 있으리라 여깁니다. 1년 이상 코로나에 짓눌려 있게 되면 우리의 평범한 삶의 태도나 대인관계에 많은 변화를 주리라 여깁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일도, 외형적이고 집단적인 양상보다는 개개인의 신심 수련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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