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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 무엇보다 교회와의 소통 원해의정부교구, 코로나19 신자의식조사 결과 세미나

9일 의정부교구 사적지 성당에서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이하 평협), 사목연구소, 선교사목국이 공동 주관한 ‘코로나19 신자의식 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조사결과 발표에 이어 코로나19가 신자들에게 준 영향과 평협의 과제, 해외 교회 사례와 의정부교구의 사목방향이 논의됐다.

이번 조사는 의정부교구 신자를 대상으로 5월 20-27일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모두 5806명이 응답했다. 응답자의 23.7퍼센트는 남성, 76.3퍼센트는 여성이며, 50-60대가 63퍼센트다. 응답자의 80퍼센트가 사목위원 등 단체 활동 참여자이며, 17퍼센트는 주일미사만 참석하는 신자, 3퍼센트는 쉬는 신자이거나 주일미사에 가끔 참석하는 신자다.

이번 조사 결과 의정부교구 신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큰 변화를 느꼈고, 성당 밖 일상의 신앙이 중요함을 인식하면서도 변화된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 사목자들의 신자들에 대한 관심 표현과 서로의 소통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설문임에도 주관식 문항에 1명당 1건꼴 이상 답하고 기타응답이 A4 용지 90장에 달했다.

신자들이 쓴 기타응답과 제안에는 “기타 구역이라 반장을 통한 연락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본당 사제가 사무실이나 반장이 아닌 손수 각 가정에 전화 한 통 하는 게 그리 어려웠을까”, “점점 사랑 없는 교회”, “권위적이고, 사제 중심인 온라인 채널”, “청년의 간절함과 필요에 수동적인 교회”, “어려운 시기에 금전적 도움 청하는 문자 전에 교우 안부부터 챙겨야” 같은 아쉬움이 드러났다.

이날 발표자인 (왼쪽부터) 변승식 신부, 이재화 신부,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박문수 교육연구분과장, 경동현 기획분과장. ⓒ김수나 기자

평협 경동현 기획분과위원장은 조사결과 발표에서 “공동체 미사 중단 뒤 신앙생활 지속을 위한 관심과 도움을 주고받은 것에 대해 긍정적 답변이 주류(응답자의 80퍼센트 정도)”이지만 “서로 대면하는 일이 없다 보니 사제들이 무엇을 했는지 전달받지 못한 것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조사 결과 사제들은 미사 중단 시기에 많은 활동을 했다고 응답한 반면 신자들은 사제의 활동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소통의 문제인 것 같다”면서 “단체장이 하는 연락 외에 사목자가 직접 신자를 챙기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현한 경우가 꽤 있었고, 미사 중단 시기에 내내 연락이 없다가 재정 문제로 연락 받았을 때 상처 받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목해야 할 조사 결과로, 주일미사 참석 의무감이 낮아지고, 각종 모임이 침체될 것으로 전망하는 신자들이 절반을 웃도는 만큼 충분한 분석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동체 미사 중단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로 신자들은 일상 신앙실천이 중요하다고 답했고, 향후 관심 가져야 할 주제로는 미사 중요성 등 신앙의식 재정립과 성당 중심에서 일상 중심의 신앙실천으로 의식구조 변화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경 위원장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과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신자들 사이에 혼재하는 것 같다”면서 “코로나19로 깨달은 일상 신앙실천의 중요성에서 우리가 바라는 일상은 과연 무엇인지란 질문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평신도 스스로 대안 찾고 가능한 것 시도하자”

이날 평협의 박문수 교육연구부장은 코로나19가 신자들에게 준 영향으로 “디지털 기기 활용 증가,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갈등 경험, 미사 중단으로 인한 신앙관의 변화, 사회적 기여에 대한 관심, 공동합의성을 통한 주요 결정, 코로나 이후 교회 생활 전망” 등을 중심으로 짚으며 평협의 과제를 제안했다.

먼저 그는 “평신도가 교회의 중요 이슈에 대해 소극적, 수동적 모습을 벗어나, 스스로 대안을 찾고 한계 안에서도 가능한 것을 하자는 것이 이번 조사의 주요한 동기”라면서 코로나 이후 교회의 변화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과거와의 단절은 더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그는 “이번 사태는 성당의 중심축인 60대 이상의 활동을 위축시켰고, 주일미사 중지로 절대적 가치관이 상대화하는 경험을 했다. 신자의 절반 가까이가 경제적 어려움도 겪었다. 정부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했지만, 본당은 사실상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속하는 상황이고, 이 기간 동안 전례와 기도습관이 느슨해진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대면 전례방식은 유지되더라도 참여자가 줄거나 교회에서 이탈하는 이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무엇보다 종교가 과거만큼 봉사와 사회적 기여를 충실히 못하면서 종교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피면서 이에 대한 교회의 구체적 방향 제시와 적극적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협의 과제로는 “어려움 겪는 신자에 관심 표현, 신앙 콘텐츠 제작 등 평신도 사도직과 영성 강화 노력, 대송에 더해 새로운 방식 발굴 및 기존 방식 세분화, 평협 홈페이지 강화로 온라인 신앙 정보 기능 강화, 교구장에게 유사 사태에 대비한 사목체계 구축 건의” 등을 제안하며 추후 논의를 통해 더 구체화하자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교회가 소외된 교회 구성원들에게 더 다가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수나 기자

부족한 소통, “기술적 문제 아닌 인식과 의지의 문제”

사목연구소장 변승식 신부는 문항 수를 줄여 짧은 시간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설문이었음에도 주관식 문항에 6000건의 의견이 제시된 것은(응답자 1명 당 1건꼴) 매우 이례적이며, 그만큼 소통에 대한 신자들의 요구가 큰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이번 조사 결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의견과 본당에 따라 사목자의 대응에 편차가 컸다는 데 대한 지적과 불만이 많았던 만큼 모임과 행사 등이 중단된 상태라고 해도 구성원 간 긴밀한 소통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신자들의 경험과 지식에 따른 강한 의견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 조사 결과 나타났으므로 교회는 평신도의 의견을 더 많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동합의성 실현이 중요하며, 본당 공동체와 사제단, 교구의 기존 조직은 물론 필요하다면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꾸려 소통에 대한 연구를 더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변 신부는 교구가 참고할 만한 모범사례로 미국 워싱턴 대교구의 공동체 미사에 대한 지침, 온라인 모임과 태스크포스 구성 등에 대한 상세한 안내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워싱턴 대교구는 온라인 미사에 참여하는 방법, 다양한 가정기도법, 재개된 공동체 미사에서 지켜야 할 사항, 본당에서 신자들에게 전화하는 방법, 온라인 모임 조직법 등 자세하고 폭넓은 자료를 누구나 읽기 쉽도록 홈페이지에 따로 배너를 마련해 안내한다.

또 전문가가 참여해 만든 다양한 매뉴얼을 제공하고, 각 본당에 태스크포스 구성을 강력 권장 하는 등 신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자세히 안내하는 과정에서, 신자들에게 본당의 결정과 지침을 충분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그는 "소통은 기술적 문제가 아닌 인식과 의지의 문제”라면서 “이번 조사에서 소통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드러났다. 그중 큰 것이 미사 재개와 그 지침이다. 교구가 꽤 상세한 지침을 제공했음에도 그 내용이 신자들에게 전해지지 않은 문제와 연락을 아예 받지 못하거나 비상연락망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사실도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비대면적 사목에서도 환대와 따뜻함 잘 전달돼야”

앞선 발표를 바탕으로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장 이재화 신부는 교구의 사목 대응 방향과 과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공동합의적 교회의 모습으로 대응책 마련”, “세상과 지역사회와의 연대”, 환대와 따뜻함을 갖춘 비대면적 사목“, “신앙의 기초에 대한 성찰과 신앙과 삶의 조화” 등이다.

먼저 이 신부는 “공동합의성 실현을 위해 본당사목평의회, 지구사제회의, 교구사제평의회, 교구 사목평의회 등 기존의 조직을 충분히 활용해 교구 차원의 대응방안 만들고, 사회적 약자, 지역사회와의 연대처럼 세상과 함께하는 교회의 모습을 실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비대면적 사목이 기술적 도구 사용에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비대면적 사목방식에서도 복음적 가치와 사랑의 온기가 전달”돼야 하고, “가톨릭 교회의 부족함으로 지적되던 환대와 따뜻함이 잘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동체 미사 중단을 경험하며 미사 참여 신자 수가 줄 것이라는 등 여러 전망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교회 공동체가 미사를 어떻게 준비했고, 미사 안에서 무엇을 느꼈으며 미사 후 파견된 삶의 자리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돌아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에 앞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전국 교구 가운데 가장 늦게 생긴 의정부교구 평협이 중심이 돼 조사를 진행한 것에 큰 의미를 둔다”면서, “조사 분석이 결실을 맺으려면 본당과 교구의 평협위원, 사제들이 마음을 모아 실천해야 한다”고 총평했다.

이 주교는 “특히 개별적 의견이 많았던 것은 교회와 신앙에 대한 신자들의 높은 관심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가정사목을 중심으로 한 통합사목과 코로나로 고령자들의 어려움이 컸던 만큼 노인사목에 대해 더 많은 연구와 사목적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평신도와 사제 등 참가자들이 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수나 기자

소외된 구성원에 더 다가가기

이어진 토론에서는 전례와 성사에만 국한에 인식했던 신앙을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폭넓게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교구와 본당, 사목자와 평신도의 역할을 각각 나눠 새롭게 정립하고 이후 재발에 대비한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이번 설문조사에서 20-30대 응답률이 크게 낮은 것을 두고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의정부교구청에서 일하는 신승철 씨는 “교회가 젊은이들이 모이기를 바라기보다 그들이 있는 곳으로 더 다가가야 한다”면서, “젊은 층의 생활패턴이나 주 사용매체를 적극적으로 살펴봐야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선교사목국과 청소년사목국에서도 이 점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레지오마리애> 김현채 명예기자는 “지금 성당에는 젊은이들이 별로 없고, 이들과 함께하기 위한 준비도 안 돼 있다. 가까운 미래에 성당이 텅 비는 상황이 곧 닥쳐올 것”이라면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스스로 주인이란 생각으로 성당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도록 교회 차원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신학연구소 이미영 소장도 젊은 층을 포함해 코로나19로 교회에서 소외되는 구성원에게 교회가 더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교회 안에서 의견을 내는 그룹은 주로 열심히 활동하는 이들인데, 이들은 많이 잡아도 전체에서 20-30퍼센트 정도”이며 “이번 조사에서도 특히 젊은 층의 의견이 많지 않았다. 또 미사가 재개됐지만 건강, 고령으로 미사참례를 못하는 이들은 소외감이나 서운함을 느끼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사참례를 위해 바코드를 찍어야 하는 등 교회의 벽이 더 높아지고 소외감을 키우는 과도기”라면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들이나 소외감을 느끼는 그룹에게 교회가 더 다가가고, 사제의 역할에 기대기보다 평신도가 적극 움직이는 방안을 고민하자”고 말했다.

의정부교구 평협은 오는 20일 대의원총회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구제척 실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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