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성호경 긋는 법. (이미지 출처 = 가톨릭 어린이 색칠공부 자료)

'아니 그럼 성모송을 바칠 때 성호를 안 긋나?' 하며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이 질문을 해 오신 분이 가톨릭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신자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익숙한 이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마저도 신입회원에게는 질문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성호를 긋는 행위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이라는 성호경을 바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모송은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항상 기도해 주시길 요청하는 내용의 기도이니 성호경을 굳이 바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신자들이 그냥 타성에 젖어서 아무 때나 성호를 긋는 것이라거나 남용한다고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기도할 때 성호로 시작하고 기도 끝에 또 한 번 성호경을 바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네요. 우리는 모든 기도의 시작과 마지막에 늘 성호를 긋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사 전 기도 식사 후 기도, 미사 시작할 때 미사 마칠 때, 묵주기도 시작할 때 묵주기도 마칠 때, 심지어는 자동차를 몰고 거리로 나갈 때와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해서도.... 모두 성호를 긋습니다.

정리해 드리면, 성호는 그 자체로 기도이면서 어떤 기도의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시그니처와 같은 몸짓입니다. 일상 중에 성호를 긋는 것은 “나는 그리스도교 신자입니다”를 표현하는 행위가 되겠습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도 성호경을 바치고,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 때도 성호경을 바치라고 권해 드리겠습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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