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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대주교, 인종주의 강력 비판"인종주의는 형제애 가르친 하느님 부정"

미국 워싱턴 대교구의 윌턴 그레고리 대주교가 인종주의는 바이러스와 같아서 소리도 없이 퍼지며 생명을 위협하고 사회를 감염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아주 근심이 깊다.... 코로나가 어떻게 퍼졌는가? 우리를 보호할 제대로 된 대응이 있었는가? 이런 질문은 우리가 인종주의와 관련해 물어야 할 똑같은 물음”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6월 5일 조지타운 대학의 가톨릭 사회사상과 공공생활연구소가 주최한 “우리네 거리와 사회구조 안에 있는 인종주의”라는 온라인 토론회 중에 나왔다.

현재 미국에서는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의해 죽임을 당한 뒤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윌턴 그레고리 대주교는 미국의 유일한 흑인 대주교로서 미국 주교회의 의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영상을 보면서 자기가 어릴 적 시카고에서 에멋 틸의 사회장에 참석했던 일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틸은 1955년에 미시시피 주에서 백인 남자 2명에게 살해당한 10대 흑인이었다.(두 범인은 모두 백인으로만 이뤄진 배심원단에 의해 무죄 방면됐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이번 시위에는 많은 백인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번의 전국적인 인종주의 반대운동으로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사람이 단결하기를 바라며, “이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성 요한 바오로 2세 성지를 방문한 것도 비판했다.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들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부였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그러한 곳이 “정치적 의견발표를 위한 자리로 이용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면서, 폴란드 출신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있던 크라쿠프의 대주교였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인간 존엄을 파괴하고 약화시키며, 아예 부인하려 했던 체제와 맞서 싸웠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 대교구의 윌턴 그레고리 대주교가 조지타운 대학의 가톨릭 사회사상과 공공생활연구소가 주최한 “우리네 거리와 사회구조 안에 있는 인종주의”라는 온라인 토론회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CRUX)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앞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아 해산시킨 뒤 근처의 성공회 성당에 가서 성경을 치켜들고 폭동 사태를 강경 진압하겠다며 사진을 찍고, 다음 날에 요한 바오로 교황 성지를 방문했다.

이번 조지타운 대학 토론회에서, 역사학자이자 미국 흑인 연구자인 마르샤 채틀린은 요즘 미국인들, 특히 가톨릭 신자들이 인종주의를 관통하는 구조들을 해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1838년에 조지타운 대학이 노예들을 팔았던 사실이 알려지자 질색했던 사람들 상당수는 그 후예들에게 보상금을 치르기 위해 대학 등록금을 더 낼 생각이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사회정의라는 개념을 아주 숭배한다.... (하지만) 정의를 실현하려면 우리는 뭔가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은 경찰 야만성의 개별 사건이 아니라 국가가 승인한 폭력이 미국에서 어떻게 관용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본다. “그의 목을 누르고 있던 무릎에는 그 행위를 승인한 모든 제도의 힘이 실려 있었으며, 자신의 개인 재산뿐 아니라 자신의 사회 안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그 행위에 의지하는 모든 사람의 힘이 실려 있었다.”

또 다른 토론자인 인간발전을 위한 가톨릭운동의 랠프 맥클라우드 소장은 그레고리 대주교와 마찬가지로 지나친 폭력 사용에 대한 항의와 관련해 개인적 인연이 있다. 그에 따르면, 그의 사촌이 경찰로부터 걸어서 떠나가던 중 등에 총을 맞아 신체마비가 됐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이 그 일의 “데자뷔”였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일으킨 경찰 4명의 행위는 “무엇보다도 인종 때문에 사람들을 괴롭히는 그런 사람들에게 체제가 제공하는 보호”가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미국의 보수 가톨릭 언론인 <EWTN>의 ‘모닝 글로리’ 프로그램 공동진행자인 글로리아 퍼비스는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에 깔린 상태에서 도와 달라고 하던 그 장면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장면을 보며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오 하느님, 우리가 지금 어떤 사람들이 되었나요?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그는 미국인들이 인종주의라는 구조적 죄를 회개하라고 촉구하고,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성사, 특히 화해의 성사(고해성사)를 이용하여 인종주의를 직접 행사하거나 암묵적으로 받아들인 것을 속죄하라고 요청했다. 그는 인종적 정의운동과 친생명 운동을 연결시키면서 “우리가 취약한 이들과 억압받는 이들을 지켜야만 한다는 복음의 절대명령” 쪽으로 몸을 돌리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는 교황청 온전한 인간발전촉진부서 장관인 피터 턱슨 추기경이 예고 없이 등장했다. 그는 인종주의는 하느님께서 모든 이를 불러 모으신 형제애를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세기에서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통해 형제애라는 신성한 유대를 우리에게 되새겨 준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것과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시킨 것이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면, 우리는 신속히 그리스도의 일을 따라해야만 하고, 이는 바로 (깨어진) 형제애를 치유하는 일이다.”

가톨릭교회는 인종주의를, 미국주교단이 1979년에 한 표현에 따르면, “인류 가족을 분열시키고, 그 가족의 특정한 구성원들 사이에서 하느님의 이미지를 다 지워 없애버리며, 같은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가 되도록 부름받은 이들의 기본적 인간 존엄을 침해하는” 사회적 죄이자 악으로 본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3일 미국의 소요사태에 대해 언급하면서 인종주의를 비난하고 일부 시위자의 폭력적 전술을 비판했다. “내 친구들이여, 우리는 어떤 형태이든 인종주의와 배제에는 관용하거나 눈을 감으면서도 모든 인간 생명의 신성함을 옹호하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기사 원문: https://www.americamagazine.org/politics-society/2020/06/05/wilton-gregory-georgetown-panel-racism-police-brutality-george-floyd

https://cruxnow.com/church-in-the-usa/2020/06/dc-archbishop-doubles-down-on-criticism-of-trump-shrine-visit/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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