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200일 범국민추모제 열려

▲용산참사 희생자와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산화해간 열사들을 기리는 묵념으로 추모제는 시작됐다. (사진 / 두현진)

"아빠 5일 정도 못 올지도 모르니까 밥 잘 챙겨먹고, 아르바이트 늦지 않게 일찍 자고, 엄마랑 잘 있어."라고 말했던 故 윤용헌 씨는 200일이 지나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8월 7일 용산참사가 벌어진 지 200일째를 맞이했다. 계절이 두 번 바뀌어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다섯 유가족은 상복을 벗지 못하고 있다. 그 가운데 다시 범국민추모제가 열렸다.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4개 종단에서 온 성직자들의 추모사와 추모의식에는 200일이 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현실을 방관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로 가득찼다.

수유 감리교회 박덕신 목사는 "국민을 가득 싣고 무한질주를 계속하는 대한민국 BUS 운전사는 미쳤다. MB, 그에게 이성적으로 점잖게 말할 때는 이미 지났다."며 민주시민과, 양심있는 검찰, 경찰, 공무원들이 이 정권의 반민주, 반인륜, 반통일, 반역사 정책에 대한 불복종운동에 참여하라고 외쳤다.

들꽃향린교회의 김경호 목사는 "진실규명이 이 정권 아래서 안 되면 3년 후에 봅시다. 3년 후에 안 되면 8년 후 아니 그 후 언제라도 당신들의 권력이 영원하지 않는 한 용산의 영령들이 당신의 뒤꿈치를 잡고 당신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느님의 정의가 진실을 외면하는 이들을 무릎 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현 신부는 "이 더위가 가기 전에 끝내버립시다."라며 외치며 "이제부터는 행동으로 합시다!"라고 외쳤다.

문정현 신부는 "200일이란 긴 시간동안 노래 부르고, 그림 그리고, 미사 드려도 아무 변화가 없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으니 길거리고 어디고 나가야 한다."고 참가자들에게 말했다. "이들은 빈 관을 무서워 한다. 검은 상복을 무서워 한다. 용산참사 해결하라는 글자만 붙여도 벌떼처럼 몰려와서 떼어 간다. 우리는 이 자들이 무서워 하는 것을 계속 해야 한다. 막 가져다 붙이고, 막 뛰어 나가고, 관을 들고 나가고 해야될 때가 왔다!"며 행동을 강조했다.

문 신부는 "각 종파의 어른들, 방문만 받지 말고, 듣지만 말고, 이제는 한 마디쯤 해야할 때가 온 것 아닙니까? 이토록 침묵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입니까?"라고 종교계에도 비판의 질문을 던졌다.

참가자들을 대신해 결의문을 낭독한 이수호 공동대표(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국민여러분, 용산참사를 해결하는 일은 우리 사회의 양심과 상식을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염원한다면, 유가족의 슬픔과 눈물을 나눠 가집시다."라며 함께 싸워줄 것을 부탁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제 서울 용산을 넘어서 전국 순회투쟁을 통해 용산참사의 비극을 알리고, 시청앞 관장으로 영안실을 옮기는 천구의식을 다시 진행하고 분향소를 시청앞 광장에 설치해 용산의 아픔을 국민과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추모제에 참여한 한 수녀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 자체가 그냥 답답하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불교의 천도의식 (사진 / 두현진)

▲시민들이 문정현 신부의 추모사에 함성으로 화답하고 있다.

▲전재숙 씨는 "저희들에게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계시는데 어찌 저희들이 좌절하겠습니까?"라며 열심히 싸울 것이라 말했다.

▲지민주 씨가 지쳐있는 유가족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열창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의 말대로 추모제가 끝나자마자 경찰은 '용산참사 해결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떼버려 유가족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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