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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쓰레기장은 미래세대의 문제입니다[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월성 핵발전소에서 울산시 북구는 아주 가깝습니다. 오히려 경주시보다 더 가깝습니다. 월성 핵발전소에서 경주까지는 산을 하나 넘어야 되지만, 울산시 북구는 직선거리로 10킬로미터 안에 있습니다. 북구 주민들은 약 21만 명이며, 평균 연령은 30대입니다. 대부분의 가정에 어린이, 청소년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산업부는 핵쓰레기장 추가 건설 공론화에 북구 주민들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울산은 고리와 신고리 핵발전소와도 가깝습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석유화학단지 등등 산업시설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16기의 핵발전소도 모자라서 최소한 10만 년 이상을 보관해야 할 핵쓰레기장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입니다.

울산광역시 북구청 광장에서 시작된 월성 핵쓰레기장 추가 건설 반대 시민걷기대회에 참석한 어린이들의 모습. Ⓒ장영식

울산시교육청 노옥희 교육감은 핵쓰레기장 추가 건설 반대 시민걷기대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핵발전소는 이제 더 이상 지어서는 안 됩니다. 핵발전소의 안전성도 문제이지만,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와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의 생명과 재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답은 탈핵입니다. 그래서 탈핵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닙니다. 핵폐기물 보관장소를 반대하는 투쟁은 탈핵으로 가는 길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폐기물 보관장소가 없는데 어떻게 계속 핵발전소를 고집할 수가 있겠습니까? 안전도 문제이지만 비용도 엄청납니다.”

월성 핵쓰레기장 추가 건설 반대 시민걷기대회에 참석한 노옥희 교육감은 "저는 제가 태어난 고향보다 더 오래 살아 온 울산이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도 울산에 계속 살고 싶습니다. 제 자식들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기도 합니다"라며 울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그러면서도 "핵발전소는 이제 더 이상 지어져서는 안 됩니다. 핵발전소의 안전성도 문제이지만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와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의 생명과 재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답은 탈핵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장영식

국가 폭력 사태는 1980년 5월 광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핵발전소가 있는 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은 지금도 핵발전소에서 배출하는 핵 방사능 물질에 피폭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갑상선암과 혈액암 등등의 질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가는 이들의 오랜 고통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핵발전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산업 재해는 외면받고 있습니다. 특히 방사능 피폭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한 작업은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몫입니다.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핵발전소와 핵쓰레기장의 위험성을 공개해야 합니다. 투명한 정보의 공개를 바탕으로 최소한 경주와 울산 지역주민들이 참가하는 공론화를 진행해야 합니다. 무조건 ‘안전신화’만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도 반경 30킬로미터 내에 수백만 명이 살고 있는 곳에 핵발전소도 모자라서 추가 핵쓰레기장을 짓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밀양 765kV 송전탑을 건설할 때도 한국전력과 소위 말하는 전문가 집단은 ‘안전하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초고압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은 외면했습니다. 그때 밀양 어르신들은 “765kV 송전탑이 그렇게 안전하면 청와대에 지어라”라고 말했습니다. 핵발전소와 핵쓰레기장이 그렇게 안전하다면, 국회의사당이 있는 한강과 청와대 뒤의 단단한 암반석이 있는 곳에 지으면 될 것입니다.

울산광역시 북구 주민들의 주민투표는 6월 5-6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장영식

월성 핵발전소가 있는 핵쓰레기장은 지하수 배출로 논란이 많은 곳입니다. 실제로 핵쓰레기장에 들어가면 지하수가 흐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매일 많은 양의 지하수를 배출하고 있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지역에 추가 핵쓰레기장을 안전하게 짓겠다고 말합니다. 모순입니다. 핵발전소와 핵쓰레기장에서 사고가 나면 다른 재해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한 번 사고가 나면 생존과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핵발전소와 핵쓰레기장은 지금 현재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세대의 문제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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